인터뷰 | 최창의 경기도교육위원회 위원
“잡지 일괄구매 배경 의혹 철저히 규명해야”
-<어린이 세계> 등 특정 잡지를 수년간 지역 교육청이 일괄구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가?
“2004년 10월께 2005년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지역 교육청 관리과 예산에 도서 구입비가 잡혀 있어 그 내역을 따지는 과정에서 교육청이 특정 잡지를 일괄구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심의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
“보통 25개 교육청에 대해 4박5일에 걸쳐 예산을 심의한다. 당시 편법예산 지출을 알게 된 것은 예산 심의가 끝나기 하루 전날이었다. 관리과 예산에 엉뚱한 비용이 잡혀 있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후 다른 지역 교육청 관계자들에게 확인했더니 관리과에 도서 구입비로 편성해 놓은 경우도 있고, 일부는 업무추진비로 잡아놓았다는 해명을 들었다.”
-그 이후 어떻게 조치했나?
“당시 심의 과정에서 적발된 교육청에는 2005년도 예산에서 편법지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요구했고, 차후 자료 요구를 통해 예산 집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또 도교육청에는 실효성이 없고 편법적인 예산 지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각 지역 교육청이 이런 예산을 편성하지 못하도록 공문을 통해 지시하도록 요구했다. 그런데 도교육청이 공문을 통한 지시가 아니고 관리국장이나 과장 등 회계담당자들과의 회의를 통해 구두로 전달하겠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 국감에서도 특정 잡지 일괄구매가 문제가 돼 도교육청이 자체감사를 벌였다. 감사 결과 지난해 지적된 것이 별로 시정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는데.
“감사보고서를 검토해 봤다. 지난해 예산 심의 후반부에 발견돼 문제를 직접 지적한 몇몇 지역 교육청은 올해 예산지출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도교육청이 지난해 좀 더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조사하고 조치했더라면 다른 지역 교육청에서도 편법 예산 집행이 없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역 교육청이 이번과 같이 일괄구매로 예산을 집행하는 경우가 있는가?
“시·군교육청이나 도교육청이 교육기자재나 교구, 도서를 일괄구입해 학교로 내려보내는 예는 거의 없다. 다만 컴퓨터·프로젝션TV 등 고가이면서 단일한 품목인 경우 각급 학교별로 신청을 받아 예산을 내려보내는 경우는 있다. 이 경우에도 지역 교육청이 직접 구매해 주지는 않는다. 수요자 입장에서 적정한 것을 선정하도록 한다. 학습 교재의 경우도 학교에서 자체구입한다. 특정한 도서들만 교육청 관리과에서 예산을 썼다는 것은 외부로부터 어떤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을 갖게 한다.”
-외부 압력과 관련해 알고 있는 사실이 있는가?
“모 지역 교육청 관리과장이 수년 전부터 정보계통의 기관에서 잡지를 구매해 달라는 요구가 들어온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19명이 투입돼 3일간 감사를 벌였는데 감사 결과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년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일괄구매한 데 대한 경위가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는데.
“관계자들 문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이런 편법적이고 비효율적인 예산 낭비가 계속돼 왔는지 그 배경을 소상히 밝히는 것이었다. 이번 감사에서는 그런 부분이 제대로 조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향후 좀 더 정확한 감사가 이루어지도록 요구할 것이며,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밝혀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