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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과 관절 사이 

인공 관절 시장 개척하는 코렌텍 잇단 성과 

신기주 기자 jerry114@joongang.co.kr

▎홍성택 코렌텍 대표



홍성택(46) 코렌텍 대표는 요즘 투자자들의 태도가 달라진 걸 피부로 느낄 때가 많다. “처음엔 가능성 있는 의료 벤처기업 정도로 대해줬던 거 같아요. 지금은 성장 가능성이 아주 큰 유망 기업으로 바라봐줍니다.”


▎사진제공 : 코렌텍
올 들어 호재가 이어졌다. 지난 3월엔 코렌텍 선두훈 공동 대표가 가톨릭의대 정형외과팀과 공동 개발한 인공 관절 표면 처리 연구가 미국 정형외과 고관절학회에서 최고 논문상을 탔다. 보통 인공 관절은 티타늄으로 만든다. 티타늄은 인체와 결합력이 좋아 부작용이 작다. 대신 비싸다. 코렌텍의 공법은 티타늄의 10분의 1 가격인 스테인리스를 쓴다. 표면 처리를 면밀하게 해 티타늄 못지않은 효과를 얻는다. 3월 무렵 코렌텍은 일신창투와 스톤브리지 사모펀드에서 135억원을 투자 받을 수 있었다. 7월엔 코렌텍이 자체 개발한 한국형 무릎 관절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을 얻었다.

코렌텍이 개발한 인공 무릎 관절은 양반 다리로 잘 앉는 한국인의 생활 습관을 반영해 140도 이상 편안하게 굽어진다. 당장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대전선병원이 코렌텍의 인공 무릎 관절을 환자에게 시술하기로 했다.

코렌텍은 2006년 개발한 인공 고관절로 국내 인공 관절 시장에 진출했다. 고관절은 엉덩이와 다리를 이어주는 관절이다. 4년 만에 존슨앤존슨과 짐머 같은 외국계 기업이 과점했던 국내 인공 고관절 시장의 12%를 장악했다. 2000년 처음 회사가 설립되고 10년 걸린 성과다.

올해 차세대 표면 처리 기술과 새로운 주력 제품인 인공 무릎 관절까지 보강되면서 성장에 가속도가 붙은 셈이다. 게다가 국내 인공 관절 시장에선 무릎 관절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크다. 무릎 관절 시장은 1700억원 정도이고 척추 관절 1000억원, 고관절 700억원 순이다. 한국형 무릎 관절은 중동 지역 등 해외 수출 가능성도 크다. 이슬람 문화권 역시 예배를 보느라 무릎 쓸 일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 무릎 관절 시장은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다. 고관절 시장도 연 14% 넘게 커지고 있다. 홍 대표는 “노령화에 따라 관절 관련 질환이 늘어나면서 관절염은 참고 사는 병이란 인식도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인공 관절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렌텍은 국내 정형외과계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한 자체 기술력을 지닌 국산 업체라는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코렌텍 선두훈 대표는 주식시장에선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맏사위로 더 알려져 있지만 사실 저명한 정형외과 의사다. 홍성택 대표는 말한다. “환자한테 어느 회사 인공 관절을 쓸 것이냐는 결국 의사의 선택에 달린 문제입니다. 선두훈 박사의 명성이 상당한 설득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많죠.” 홍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뒤 2000년 이후 미국 회사를 경영했다. 코렌텍 경영은 올해 맡았다.

코렌텍은 2012년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전 세계 인공 관절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의료장비 사업은 초기 투자에서 첫 열매를 맺기까지가 오래 걸린다. 돈도 많이 든다. 코렌텍도 10년 걸렸다. 수확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1051호 (201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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