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금융위기 이후 고수익 펀드 유망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

최근 중소형주 펀드의 성과가 크게 개선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가 아닌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다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오랜만이다. 지난 2005년에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스몰뷰티증권투자신탁’ 펀드가 123.7%의 놀라운 연간수익률을 기록하며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모은 적이 있었다. 그해는 코스피 상승률이 54%를 기록한 강세장이었다. 특히 중형주와 소형주 상승률이 각각 90%, 128%를 기록해 대형주(53%) 대비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중소형주 펀드가 놀라운 고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 중소형주 펀드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 다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주요 중소형주 펀드 가운데 ‘알리안츠Best중소형증권투자신탁’이 11월 25일 기준 48.1%, ‘동양중소형고배당증권투자신탁’은 39.7%의 1년 누적수익률을 기록해 주식형 펀드 유형 평균(20.2%)보다 두 배에 달하는 높은 초과 성과를 달성해 기대감이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중소형주 펀드의 성과가 개선된 것은 중소형주의 실적 호조와 저평가 매력도의 부각 때문이다. 지난해 대형주 랠리가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을 냈던 중소형주 펀드들이 올해 하반기 들어 빠르게 성과가 개선되고 있는 주요 이유는 중소형주가 3분기 실적 호조에 이어 여러 호재를 맞은 것이다.

5년 만에 중소형주 펀드 다시 주목 받아

중소형 자동차 부품주는 신차 효과 및 성수기 진입으로 실적 호조를 지속하며 저평가 매력도가 부각돼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주까지 상승 흐름을 탔다. 화학, 에너지 관련주도 주도주로 주목 받고 있다. 유화경기가 상승 국면으로 바뀌고 정제마진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2차전지 사업 발달로 성장성까지 갖췄다.

올 4분기에는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상대적 우위가 예상된다. 2009년 상반기 이후 대형주 대비 크게 낮아졌던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 수준은 2010년 이후 점차 회복되는 흐름을 보인다. 여전히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대형주 중심의 상승세가 유효하다. 그러나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예상 실적을 비교해보면 2010년 3분기에는 대형주 우위, 4분기에는 중소형주의 상대적 우위가 예상돼 중소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소형주는 시가총액 상위 101위에서 500위까지 종목을 가리킨다. 중소형주의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3분기에 2%, 4분기에는 8%로 전망된다. 반면 시가총액 상위 100위로 구성된 대형주의 예상 영업이익증가율은 3분기 7%에서 4분기에는 -12%로 하락할 전망이라 중소형주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는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주가 4분기 이후 완만한 흐름을 보이는 반면 중소형주는 대형주 흐름에 후행해 4분기에 높은 이익 성장률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중소형주의 매력은 4분기부터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주의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현재 8.7배로 대형주의 10.2배보다 낮은 수준에 위치해 밸류에이션 면에서도 절대적으로 저평가 우위가 나타난다. ROE(자기자본이익률) 또한 4분기 14.1%로 대형주의 13.1%보다 높게 예상돼 중소형주의 투자 매력도를 높인다.


2011년에도 유망

2011년 역시 중소형주 펀드를 주목할 만하다. 2011년은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였던 2005년과 비슷하다. 우선 대형주의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소형주의 상대적인 이익 성장률 열위가 좁혀지기 시작했다는 점이 그렇다. 또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ROE 차이가 축소되기 시작했다.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고 PBR(주가순자산비율) 면에서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저평가돼 있는 것 역시 2005년과 비슷하다.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한 저PBR주의 상승이 시장 전체의 PBR 상승을 견인했다.

미국의 기업실적 조사기관인 IBES에 따르면 2011년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은 12.4%로 2010년 53.6%, 2009년 59.7%보다 훨씬 낮을 전망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MSCI 코리아를 구성하는 종목이 대형주이고 코스피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대형주가 절대적으로 큰 것을 생각하면 대형주들의 이익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주 펀드에 투자할 때 유의할 점은 무엇일까. 펀드 투자는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있다. 반드시 투자 위험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중소형주는 테마가 부각되거나 단기적 수급 변동으로 수익률이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미수금(투자자가 결제 기간 안에 지급하지 않는 위탁매매 대금)이 단기간에 급증하는 중소형 종목은 짧은 기간에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안정적 수익률을 추구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최근 10년 동안 주가상승률을 살펴보면 중형주가 약 393%의 상승률을 보였다. 284% 상승한 대형주와 비교해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위험수준(표준편차) 역시 중형주가 8.8로 대형주의 7.4보다 더 높다. 그만큼 변동성이 크다는 얘기다. 특히 금융위기로 큰 폭의 조정을 보였던 2008년에는 중소형주가 대형주 대비 위험수준이 높았을 뿐 아니라 수익률까지 저조했다.

앞으로 중소형주가 유망해 보이지만 중소형주 펀드에만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 대형우량주 투자펀드에 분산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요 매수 주체인 외국인이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여전히 대형주의 상승세는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대형우량주에 투자하는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에 분산 투자하면 리스크를 줄이면서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소형주 펀드라고 모두 유망한 것은 아니다. 상품별로 성과 차이가 크기 때문에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위기 이후 경기를 회복하는 구간에서 차별화된 성과를 나타내며 운용능력이 검증된 펀드가 유리하다. 이런 펀드에 자산의 30% 수준으로 분산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 투자 방법이다.

1065호 (2010.12.0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