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황금알 낳는 거위는 없다 

도시형 생활주택 급증 … 지역·단지 규모·건설사 살펴야   

김일수 씨티프라이빗뱅크 팀장

▎서울 길동의 도시형 생활주택 현대웰하임 내부.

상승장에 대한 기대로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한 바구니에 달걀을 모두 담지 말라고 했듯 위험자산에만 돈을 넣을 수는 없다. 특히 서민들은 지속적 현금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해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은 앞으로 2~3년 동안 투자 추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해 정확히 알고 미리 장단점을 파악하면 투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이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도시지역에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아 건설하는 20세대 이상 150세대 미만 공동주택을 말한다. 도시지역 내 1~2인 가구의 증가와 임대주택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반시설의 부족으로 난개발이 우려되는 비도시 지역에서는 사업이 진행되기 어렵다.

도시지역이라고 해도 도시형 생활주택을 쉽게 건설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대중교통이 편리한 역세권 주변이라야 하고 주차장 완화구역으로 지정돼야 한다. 이런 곳에 세워진 도시형 생활주택은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1~2인 가구에 유리하다. 기존의 원룸주택과 비교해 규모가 크고 내부시설과 보안이 개선됐다는 게 장점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형태는 크게 단지형 다세대주택, 원룸형 주택, 기숙사형 주택으로 구분됐지만 기숙사형은 폐지됐다. 세대당 주거전용 면적이 7~30㎡ 이하이고, 취사장·세탁실·휴게실을 공동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취사가 불가능해 실효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체 90%는 원룸형 주택

단지형 다세대주택은 세대당 주거전용면적 85㎡ 이하의 다세대주택(주거층 4층 이하, 연면적 660㎡ 이하)을 의미한다. 기존 연립형 주택과 비슷하지만 개발사업 수익을 기대하려면 100세대 이상을 지어야 한다. 역세권 주변의 사업지 확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사업부지를 확보한다 해도 땅값이 비싸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따라서 단지형 다세대주택 개발 사례도 앞으로 그리 많지 않을 전망이다.

개발기간이 18개월 이내인 원룸형 주택은 소액 투자자가 쉽게 투자할 수 있는 투자처로 주목 받고 있다. 원룸형은 세대당 주거전용면적이 12~50㎡ 이하로 세대별로 독립된 욕실과 부엌이 있어야 한다. 또 각 세대는 지하층(반지하층 포함)을 설치할 수 없다. 2010년 10월까지 도시형 생활주택의 누계 물량 1만3257가구 가운데 원룸형 주택이 1만1949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동안 임대사업자의 선호도가 높았던 고시원은 규모가 1000㎡ 미만인 곳이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되고 1000㎡ 이상은 숙박시설로 분류되면서 건축규제가 더욱 강화됐다. 정부가 실질적 독립 주거기능이 없는 고시원보다 도시형 생활주택을 적극적으로 공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건축기준은 단순하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무작정 건물을 짓는다고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그래서 관련 법적 요건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우선 도시형 생활주택의 신축 또는 용도변경 시 일반 공동주택의 건설 요건과 동일하게 주택법 제16조에 따라 사업주체가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때 사업주체는 법 제9조에 따라 주택건설사업자로 등록해야 하고 법 제12조의 시공자 기준을 갖춰야 한다. 법 제10조에 따라 토지소유자가 주택건설사업자와 공동으로 사업을 시행한다면 공동사업 주체로 봐서 도시형 생활주택을 건설할 수 있다.

현재 다가구주택을 보유하면서 임대업을 하고 있다 해도 20세대 이상을 지어야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택법 제16조에 따른 사업계획승인을 얻어 건설하는 주택이므로 최소 20세대 이상을 건설해야 하고 19세대 이하의 주택은 도시형 생활주택에 해당하지 않는다. 오래된 상업용 건물을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용도를 바꾸려고 한다면 주택법 제16조에 따른 사업계획승인을 취득해야 한다. 건축법 등 다른 법령에서 정한 기준에도 적합해야 한다. 다만 주차장 완화구역에서는 기존 건축물을 원룸형 주택으로 용도변경할 때 바닥 층간소음과 계단 규정이 3년 동안 적용되지 않는다.

예금금리보다 2~3%P 높은 임대수익 기대해야도시형 생활주택은 시험 단계에서 점차 확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1억원 전후의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지만 자본가치에 대한 상승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자본가치 상승 면에서 오히려 오피스텔보다 매력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임대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 최근 오피스텔의 높은 분양가가 임대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도시형 생활주택은 상대적으로 관리비 수준이 낮아 임차선호도가 높고 임대 공실 위험이 낮다. 가장 큰 위험은 앞으로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이 급속도로 늘어날 경우 예상 임대수익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공급량은 2010년 하반기에 매달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런 추세라면 매년 공급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막연하게 기대하기 전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도시형 생활주택에 투자하기 전에 다음의 요소는 꼭 생각해야 한다.

첫째, 역세권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역세권마다 지역적 특성으로 차이가 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가 주변이라면 학생의 선호도가 높고, 일반상권이라면 직장인이 붐빌 것이다. 이와 관련한 주변 임대시세 수준 및 임대회전율에 대한 사전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가격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중소 건설업체뿐 아니라 대형 건설업체의 관심이 높다. 대형 건설업체가 무조건 좋다고는 볼 수 없지만 사업승인 이후 사후관리 서비스 수준을 생각하면 건설사의 재무 상황과 건실함을 꼭 따져봐야 한다. 임대주택은 파손 위험이 크고 개·보수 요청이 잦아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셋째, 단지 규모는 클수록 좋다. 이는 주택투자의 기본원칙이지만 분양가격이 싸거나 분양조건이 좋으면 일시적으로 판단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대체로 안정적인 단지 규모를 80세대 이상으로 본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그만큼 편의시설이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관리비 수준이 낮아진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임대수익성을 판단해야 한다. 임대수익의 판단기준은 시중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를 기준으로 서울지역은 2%포인트, 수도권은 3%포인트 높은 수준이면 적절하다. 소액 부동산 투자는 투자부담이 작은 만큼 투자 위험이 크기 때문에 투자할 때 몇 배로 신중해야 한다.

1068호 (2010.12.28)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