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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2000cc 엔진으로 대형 세단 폭발력 

재규어 XF 2.0 

다운사이징 앞세워 대중화 선언 … 6000만원대 가격이 부담




▎1. 다이얼방식의 기어박스. 2.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 3. 영국 메리디안 프리미엄 스피커.
다운사이징은 최근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트렌드다. 영국 자동차의 자존심인 재규어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대표 모델은 재규어 XF 2.0 가솔린. 1999cc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재규어가 브랜드 대중화를 위해 공을 들인 차다. 준중형이지만 성능은 대형 세단에 버금간다. 이전 모델에 비해 연비를 개선했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도 줄였다. 재규어 특유의 디자인과 섬세함은 그대로 간직했다. 재규어를 타고 서울 시내와 자유로 등 300km를 달렸다.

날렵함 그 자체

고양이과 동물인 재규어 사진을 차와 비교해봤다. 날렵한 몸매와 부드럽게 굴곡진 근육이 근사하게 자리 잡았다. 다른 고양이과 동물인 치타나 퓨마에 비해 넓은 얼굴과 상체 근육이 발달한 모습이 비슷하다. 언제라도 달려 나갈 듯 움츠리고 있다가 뛰어 나가기 직전의 모습이 연상됐다.

재규어 XF 2.0은 전장이 4m96cm, 전폭이 1m46 cm로 꽤 크다. 현대자동차의 그랜저와 거의 비슷한 크기다. 측면과 후방에 곡선 포인트를 줘 둔해 보이는 느낌이 없다. 오랫동안 매니어 사이에서 인기를 누린 재규어 고유의 디자인 요소가 그대로 담겼다. 차에 곡선을 많이 배치해 디자인은 매력적이지만 내부 좌우 폭은 조금 손해를 본 것 같다.

앉았을 때 불편함은 없지만 그리 넓은 느낌은 아니다. 내부는 상당히 심플하다. 차에 앉아 시동을 걸면 에어컨 통풍구가 자동으로 열린다. 동시에 센터페시아에 동그란 버튼 하나가 위로 올라온다. 다이얼 방식으로 조작하는 이 차의 기어박스다. 각종 조작 버튼을 가능한 줄였다. 나무 질감의 소재를 적절하게 배치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2000cc 터보 엔진의 민첩함

이 차는 신형 2.0 I4 DOHC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8단 자동 변속기와 조합했다. 엔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첨단 기술을 탑재했다. 특수 코팅을 한 피스톤 링을 장착해 불필요한 엔진 내부 마찰을 줄였다. 또 정밀한 양의 연료를 직분사 방식으로 엔진에 주입하는 기술도 힘을 집중하는데 큰 몫을 했다. 최대 출력은 240마력, 최대 토크는 34.7kg.m이다.

3000cc 엔진을 장착한 그랜저에 조금 못 미치는 출력이고, 토크는 오히려 그랜저보다 높다. 직접 체험했을 때 돋보이는 부분은 민첩성이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순간적으로 속도가 붙었다. 제로백이 7.9초일 정도로 민첩하다. 시속 20~40km 낮은 속도 구간부터 시작된 가속의 느낌이 시속 120km 이상 고속 구간까지 이어진다. 힘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2000cc 가솔린 엔진으로 무거운 덩치를 이끌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가격과 연비는 아쉬워

재규어는 장인이 손으로 작업하는 공정이 많은 차다. 그래서 가격이 비싸다. XF 2.0 모델은 대중화를 선언해 자동 생산한다. 그럼에도 내부 인테리어를 포함한 일부 공정은 여전히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대중화를 위해서 내린 가격이 6590만원이다.

2000cc 가솔린 엔진 차를 이 가격에 사기란 조금 부담스럽다. 물론 이 차의 크기나 성능을 보면 중형 혹은 대형 세단급의 차다. 운전자가 ‘2000cc 가솔린이 6500만원?’이라는 의문을 가지면 구매까지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연비는 L당 9.4km다. 이 역시 독일 세단들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부분이다.

매니어의 힘

재규어는 확실한 매니어를 가진 브랜드다. 디자인과 퍼포먼스, 브랜드가 주는 가치에 매료된 사람들이다. 평소 재규어에 관심이 많은 운전자라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재규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결국 XF 2.0이 기존 재규어 차량과 비교해 얼마나 많은 부분을 지켰는지가 성공의 열쇠다.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은 전작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성능은 다소 아쉬움은 있지만 충분하다. 재규어 특유의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대중화를 위한 다운사이징. 재규어 브랜드 가치 제고에 묘수일지, 악수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XF 2.0의 어깨가 무겁다.

1189호 (201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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