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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실력으로 비즈니스 영어 거뜬 

열도의 ‘7할 영어’ 공부법 

영어 스트레스 시달리는 일본 직장인, 쉬운 학습법에 관심 고조



“토익 점수는 높은데 영어는 못한다.” 야스코치 테츠야 도신 하이스쿨 영어강사는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기업을 방문할 때마다 회사원들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다. 일본 기업에도 직원들의 영어 실력 향상은 시급한 과제다. 영어실력 강화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다.

라쿠텐·퍼스트리테일 등은 사내 영어 공용화를 단행했다. 소프트뱅크는 올해부터 토익 900점 이상을 취득한 직원에게 장려금을 주는 제도를 시작했다. 산토리식품 인터내셔널도 영어실력 향상을 목표로 특별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영어 필수화나 국가공무원 채용에서의 영어능력시험 토플 성적 반영이 검토되는 등 국가적으로도 영어실력 향상에 발벗고 나서는 분위기다.

회사원에게 영어 실력은 취직과 승진의 필수 요건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토익 공부만 해봤자 막상 실전에서는 별 소용이 없다. 일본인 직장인의 영어실력 향상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것은 완벽주의다.


너무 잘 하려다 제풀에 지쳐

야스코치는 “회화는 틀리는 만큼 느는데 일본인은 창피를 당하지 않고 책만 보면서 공부하려고 한다”며 “악보는 볼 줄 알아도 피아노는 못 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영어·프랑스어 강사인 이노우에 다이스케는 “업무에서 영어를 쓰는 게 개인적인 대화보다 훨씬 간단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일반적인 비즈니스 수준에서는 완벽한 영어실력이 없어도 충분히 통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비즈니스 영어를 위해서 100%의 영어는 필요 없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운 기초 영어에 조금만 더한 7할 정도의 영어실력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7할 영어’의 조건은 네 가지다.

첫째는 ‘중학교+α’ 수준의 문법을 익히는 것이다. 가령 ‘Do you have a pencil?’ 이라는 중학교 수준의 문장에서 ‘Do you have~?’라는 기본 문형은 여러 대화에 응용할 수 있다. ‘그 자료 있어?’는 ‘Do you have the handout?’ ‘어제 리포트 있어?’는 ‘Do you have yesterday’s report?’라고 하면 된다. 기초적인 구문을 비즈니스 대화에 활용하는 것이다.

쉬워보이지만 연습이 없으면 이런 간단한 표현 조차 써야 할 순간에 바로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다. 문장형식을 무의식적으로 바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서 소리 내 읽어가며 머리에 새겨야 한다. 야스코치는 “중학교에서 배운 50~100가지 구문만 사용해도 회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둘째 어휘력이다. 최근 비영어권 사람들을 위한 쉽고 간결한 영어 ‘글로비시(globish)’가 화제다. 여기에서 사용하는 기본 1500단어에 업무에서 쓰는 전문영어를 익히면 업무용 회화는 가능하다. 셋째 토익 600점을 목표로 한다. 토익은 일본에서 이미 많은 기업이 의무화하고 있다. 개인 학습과 함께 기업 상대로 영어를 가르치는 영어회화 이온의 하코다 카츠요시 과장은 “토익 600점 정도의 기본기를 익히면 그때부터는 회화실력이 빠르게 는다”고 설명한다.

넷째 쓰기실력이 필요하다. 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직장인에게 영어 e메일이나 글쓰기로 의사소통 할 때가 많다. 적절한 메일 작성법과 문구를 알아두면 쓰기 실력을 연마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코다 과장은 “학원 학생 중에는 초급자 수준의 직장인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토익 700점을 의무적으로 요구하거나 업무 중 급하게 필요한 일이 생겨 쫓기듯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다. 대부분 몇 달 안에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1년에 토익 점수 100~150점씩 올리는 게 적절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토익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전반적인 영어 실력을 쌓으면서 토익 점수가 오르는 게 이상적이다. 하코다 과장은 “500~700점을 2~3년 간 올린다는 생각으로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추천하는 것은 ‘음독 훈련’이다. 영문을 소리 내어 읽어 문장 구성을 이해하고 회화 능력도 키우는 방법이다. 다소 평이한 영어를 사용하는 신문·간행물 등 읽고 이해할 수는 있지만 듣고 이해하는 데에는 조금 어려운 수준의 교재를 고르는 것이 좋다. 부록 CD가 있으면 더욱 편리하다.

우선은 책을 읽지 않는다. CD만 듣고 흉내 내본다. 내용은 몰라도 상관없다. 이후 책을 보면서 소리 내 읽고 CD와 같은 스피드로 말하게 될 때까지 반복한다. 도움이 될 만한 문장의 형태만 외워 단어를 바꿔가며 쓰면 다양한 순간에 응용할 수 있다.

- 일본 경제 주간지 주간동양경제 특약




1213호 (201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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