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CEO 에세이 - 세 가지 ‘플랜B’ 갖추길 

 

이강호 한국그런포스펌프 대표



경영을 하다 보니 임직원이나 학생들로부터 ‘개인과 조직의 성공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럴 땐 “이 순간 같은 직장, 같은 교실에서 일하고 수업을 듣고 있으나 20년 후 당신들의 인생 좌표는 각자의 성공이나 실패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답한다.

그리고는 ‘그 성공을 위한 핵심 동인이 무엇이겠느냐’고 역으로 질문을 건넨다. 노력·열정·인내·전략 등이 늘 언급된다.

맞는 말이지만 중요한 게 빠졌다. 내 생각에 꼭 필요한 성공 요인 중 하나는 ‘플랜B’다. 본래의 계획이 달성되지 않았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대안’의 유무다.

개인의 인생살이든 기업 경영이든 뜻하지 않은 내·외부 여건에 부딪쳐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실질적인 대안을 수립해 예상치 못한 위기에 대처하는 개인이나 기업은 의외로 그리 많지 않다. 엄청난 환율 변동이나 경제환경 변화 같은 거시적인 불확실성은 어쩔 수 없다고 치자.

중요한 건 평범한 준비다. 글로벌 시대를 산다면서 외국어 실력을 키우지 않아 과소평가를 받는 김 대리, 과도한 흡연과 음주로 노후에 고통을 겪는 퇴직자, 현금흐름 관리를 게을리해 위기를 맞은 중견기업, 훌륭한 지도자를 키우지 못해 혼란을 겪는 국가 등은 아주 기본적인 플랜B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개인은 미래의 위기관리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바빠서일 수도 게을러서일 수도 있다. 나는 인생 대차대조표 상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자산 항목에 대한 플랜B를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건강이라는 자산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 꾸준히 운동하고, 체력을 점검해야 한다. 체력은 오랜 기간 비축하는 것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둘째는 학습이다. 급속히 변하는 주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배움을 멈춰서 성장이 멈추고, 그 때문에 일찍 물러나는 임직원들을 보면 늘 안타깝다.

찰스다윈의 말처럼 최후의 생존자는 힘이 센 사람도, 똑똑한 사람도 아니다. 가장 적응을 잘 한 사람이다. 예상했겠지만 셋째는 저축이다. 금액은 중요치 않다. 꾸준히 저축을 해둬야 좋은 일에도 쓰고, 위기도 잘 넘길 수 있다. ‘당연한 얘길 왜 또 꺼내느냐’는 핀잔을 들을 수 있겠다. 주변을 돌아보니 준비 없이 사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하는 얘기다.

국가 경영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경제 기적을 이뤄냈는데 과연 앞으로의 성장동력은 무엇인가? 일본이 겪은 ‘잃어버린 20년’이 우리에게도 찾아 온다면 대안은 있는가? 동북아 갈등에 대한 해결책은? 북한 문제에 대한 플랜B는 누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플랜B가 준비된 개인과 기업, 국가는 여유가 있고 자신감이 넘친다. 힘이 있다. 너무 늦지 않게 시작하자.

1223호 (2014.02.0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