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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혁신 없다” 혹평 받는 삼성전자 갤럭시S5 - 아이폰6 대비해 기술 아껴뒀다? 

 

박상주 이코노미스트 기자
삼성전자 “소비자 요구에 충실한 최고급 사양” 성패는 결국 판매량에 달려

▎2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열린 ‘삼성 모바일 언팩 2014’에 참석한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이 신제품 ‘갤럭시S5’를 공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 시리즈의 개발전략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삼성전자는 2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삼성 모바일 언팩 2014’에서 신제품인 갤럭시 S5를 공개했다. 갤럭시 S4 이후 1년 만에 내놓은 새 제품이다. 갤럭시 시리즈는 전 세계 누적 판매량 2억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베스트셀러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갤럭시 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 때문에 세계인이 이날 갤럭시 S5에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그러나 갤럭시 S5는 공개 직후 외국 언론의 혹평에 시달렸다. 전작인 갤럭시 S4와 비교해 스펙과 디자인 모두에서 깜짝 놀랄만한 게 없다는 지적 일색이다. 포브스는 ‘갤럭시 S5가 놓친 다섯 가지’라는 기사에서 혹평했다. “무엇보다도 메탈 소재의 일체형 디자인이 적용되지 않은 점이 가장 실망스럽다”고 평했다. 또 “제품의 사양이나 배터리 기술을 포함해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점이 없다”며 “갤럭시 S5는 실망,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일부 스펙은 개선됐지만 사용자들을 매료시킬 만한 완전히 새로운 UX(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없다는 말이다.

CNN은 “갤럭시 S5는 삼성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리즈의 체면만 겨우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갤럭시 S5에 전에 없던 여러 기능을 추가했지만 S4에 비해 파괴적인 혁신을 보여주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기본에 충실했지만 새로울 것은 없다”며 혹평에 동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S5사용 후기에서 “진전은 반갑지만, 혁신은 없었다(pleasing advances but no revolution)”고 논평했다. FT는 이어 “더는 ‘소비자들이 깜작 놀란 만한 기술에 관심이 없으며 대신 일상생활에 의미 있는 혁신을 원하고 있다’는 삼성의 진단과 달리, 우리는 여전히 둘 다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외신들 “우리는 파괴적 혁신을 원한다”

실제 갤럭시 S5는 이제까지 나온 갤럭시 제품과 비교해 혁신적인 맛이 떨어진다. 처음 등장한 갤럭시S는 지상파 DMB와 멀티터치·멀티태스킹·영상통화 기능을 탑재해 소비자를 놀라게 했다. S2는 8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하고 당시로서는 희귀한 1.2GHz 듀얼코어 CPU를 달아 획기적인 기능 개선을 선보였다.

S3는 영상통화와 카메라 기능을 혁신했고 1.4GHz 쿼드코어로 가장 빠른 스마트폰이라는 평을 받았다. S4 LTE-A는 풀 HD 수퍼 아몰레드로 화면의 혁신, 1300만 화소로 카메라의 혁신, 2.3 GHz 쿼드코어와 LTE-A로 정보처리 속도의 혁신을 보였다. 그러나 S5는 일련의 갤럭시 시리즈의 혁신성에는 못 미친다.

갤럭시 S5는 외관부터 둔탁해지고 무거워졌다. 더구나 S4에 비해 10%(14g)가량 무겁다. 화면이 5.1인치로 2.54mm 더 길어지고 전체 면적은 760㎟ 넓어졌다. 하지만 슬림감을 상징하는 두께가 0.2mm 늘어 날렵한 느낌이 떨어진다. 플랫폼이나 CPU, 네트워크 장치 등은 S4 때보다 개선됐다. 하지만 새로운 기능을 할 장치가 추가되거나 혁신적인 것으로 교체된 것이 아니었다. 일종의 ‘업그레이드’ 수준에 그쳤다.

메모리 용량도 문제다. S5는 S4와 같은 2GB를 유지했다. 다른 주요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제품의 메모리 용량은 대부분 3GB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점점 더 많은 수의 애플리케이션이 메모리 용량을 더 많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S5도 3GB 이상의 메모리가 필요하다.

카메라와 지문인식·심박수·배터리 기능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카메라는 0.3초 만에 자동으로 초점을 잡아주는 등 기능이 크게 강화됐다. 1600만 화소 아이소셀 방식으로 화질도 높였다. 기존 모바일 기기에 별도 센서를 부착해야만 사용할 수 있었던 심박수 측정 기능이 추가됐다. S4 액티브에 적용된 방수기능도 포함됐고, 배터리 용량도 키웠다. 하지만 이들 추가된 기능들은 기존 다른 스마트폰에서 본 적이 있는 기술이거나 활용도가 그리 크지 않은 기능이다. ‘혁신적’이라는 느낌을 주기에는 부족했다.

이에 대해 장동훈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장은 출시 발표장에서 “방수·방진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고무패킹 등의 부품이 더 들어가 전작(S4)보다 무거워지고 두꺼워졌다”며 “전작과의 두께 차이는 실제로 사용자가 느끼기 어려울 만큼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제품 개발 전에 수많은 소비자 의견 조사를 진행했다”며 “소비자들이 가장 개선을 바라는 기능에 초점을 맞춰 카메라, 다운로드, 생활방수 등 우선순위별로 기능에 혁신을 가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진정한 소비자 이익이 무엇인지로 제품 개발의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 전문가들도 ‘기대가 컸던 것일 뿐’이라는 반응이다. S4 출시 때처럼 혁신적인 맛은 떨어져도 S5가 현존하는 스마트폰 중에서는 최고급 사양이기 때문에 실제 시장의 반응은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가 G3를 출시하는 등 올해 여러 도전자들과 시장에서 경쟁하겠지만 S5는 절대적인 최고 사양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갤럭시S4와 비슷하게 팔리면 삼성의 승리

가장 위협적인 경쟁 상대는 애플의 아이폰6다. 약간 허전한 S5 출시가 아이폰6를 염두에 둔 ‘히든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NH농협증권 이선태 연구원은 “삼성이 혁신적인 기술을 잠시 숨겨둔 것일 수 있다”면서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아이폰6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에도 여유를 남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나온 S5의 시장 반응을 살피고 아이폰6의 출시를 본 뒤, S5보다 더 뛰어난 혁신 버전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S5에서 모든 혁신기술을 다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3GB 메모리를 쓰지 않은 것도 디자인이나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차기 버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것이다.

논란은 시장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갤럭시 S4는 지난해 4월 출시 첫 달 1000만대가 팔렸고, 반년이 못돼 4000만대를 상회하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S5가 S4의 판매량과 비슷한 정도거나 그 이상이면 ‘소비자의 목소리’를 중심에 둔 삼성전자 전략이 승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에 못 미치면 소비자는 사용성·기능성 향상보다 ‘혁신’을 갈구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갤럭시 시리즈 전략에 대한 평가가 소비자 선택에 달렸다.

1227호 (201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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