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멤버십

Cover Story

2016년 성장률 6%대로 추락할 수도 

잠재 성장률·실물지표·부동산 시장 악화 … 믿을 건 내수부양뿐 

김유경 이코노미스트 기자 neo3@joongang.co.kr



중국 경제는 지난 10여년 동안 유례없는 고속성장을 일구며 세계 경제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며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제공했고, 축적된 자본은 전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 실물과 금융의 동반 성장을 이끌었다. 2004년1조9316억 달러(약 2000조원)였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에는 9조1814억 달러로 9년 사이 5배 가까이로 성장했다. 지난해만 해도 중국의 세계 경제 성장률 공헌도는 30%에달했다.


자료: 한국은행
그러나 올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중국의 고성장 시대가 끝났다는 것에 이제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중국의 고공행진이 멈춘 까닭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생산량 저하, 이어지는 투자 및 취업률 부진 같은 구조적인 이유다. 최근 중국의 경제지표는 힘이 빠진 중국 경제를 분명히 드러낸다. 중국의 지난 8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1로 전월보다 0.6포인트 낮아졌다.

전달에 비해 떨어졌어도 기준점인 50을 넘었기 때문에 경기가 확장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60에 육박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분명한 하향 추세다. 제조업 경기가 안 좋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가 원활하지 않다는 의미다. 중국의 7월 소매판매 액은 2조776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으나, 증가율로 살펴보면 5월 12.5%, 6월 12.4%에 이어 내리막을 걷고있다. 같은 달 중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도 104.4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와 제조업 경기가 주춤하면서, 올해 1~7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17.0%로 전기대비 0.3%포인트, 부동산 개발투자 증가율은 13.6%로 0.4%포인트 각각 감소했다.

성장세는 여전하지만 성장의 동력 자체는 예전만 못한 것이다.최근 중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한 이유를 글로벌 경기 침체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내부 문제다. 중국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앞으로 5년 간 중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6.4~7.8% 선이다. 잠재 성장률과 실제 성장률 차이인 GDP갭을 보면 중국은 -1% 이내로 우리나라나 미국·유럽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투입할 수 있는 모든 재화를 쏟아 부어 그만큼 산출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지만,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실제로 중국은 총생산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고, 실업률은 나날이 늘고 있다. 올해 중국의 대졸자의 미취업률은 15.1%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의 올해 대학 졸업 예정자가 7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105만7000명의 대졸 실업자가 새로 쏟아지는 셈이다.

성장세 여전하지만 성장 동력 예전만 못해

중국 경제의 잠재 리스크 중 하나인 부동산 시장도 골칫거리다.

지난 2~3년 새 중국의 2·3선 도시에서 부동산 가격 하락이 나타난 데 이어, 최근에는 1선 대도시인 베이징·상하이 등 10대 도시 주택값이 하락할 조짐이다. 부동산정보 제공기관인 중국 지수연구원의 조사 결과 올해 1~6월 이들 도시의 부동산 개발기업 토지구매 면적은 전년 동기에 비해 5.8% 감소했다. 씨티그룹도 실제 부동산 평균 판매가가 지난해 말 수준에서 대도시에서는 약 20%, 소도시에서는 30%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한 바있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 지방정부의 재정 수입 감소는 물론 시중 자금의 흐름이 막힐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PNC파이낸셜 서비스그룹은 지난 7월 중국 경제에 대해 우려 섞인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오는 2016년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대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보고서를 쓴 스튜어트 호프먼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취약한 신용 시장, 기업 투자 감소, 부동산 시장의 조정 등을 중국 경제의 문제점으로 제시하고 “신용이 마른다면, 중국의 차입자들은 부채를 상환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것이고 디폴트로 내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용 감소는 자본 지출의 급격한 둔화로 이어질 수 있어, 최악의 경우 세계 경제가 중국발(發) ‘퍼펙트 스톰’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 중국의 6%대 성장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학계에서는 중국의 성장률이 7%대로 내려온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을 성장 정체 1기(7~8%)로, 2017~2021년 5년을 성장 정체 2기(6~7%)로 내다본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중국의 성장률은 최대 10년 후에는 6%에서 고착화 될 것”이라며 “다만 수출 의존도가 낮아져 (글로벌 경기 침체의) 타격이 과거에 비해 완화됐고, 자체 경쟁력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뉴노멀로 봐야 한다”고 했다.

중국 지도부의 성향도 중성장 시대에 무게를 싣는다. 과거 중국의 개혁·개방과 경제 성장을 추진했던 덩샤오핑이 평등과 분배보다는 경제 부양에 방점을 찍었던 ‘소평(小平, 작은 평등)적 인물’이었다면, 현재 중국의 국가주석인 시진핑은 성장보다는 분배와 내실 기반을 다지는 근평(近平, 평등에 가깝게 한다)적 정책을 취하고 있다. 지난 3월에 집권 2년차를 맞은 시진핑 주석은 올해 양회에서 사회보장제도·빈부격차·도시화 등을 해결 과제로 꼽았다. 지난해 취임 당시 때와 마찬가지 이야기다.현재 중국 경제의 핵심 과제는 수출에서 내수로의 체질 개선이다. 내수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산업개혁과 노동생산성 증대, 농업 지원 등을 동시에 펼치고 있다. 그러나 성장세가 주춤하고, 부동산에서 비롯된 하방 리스크가 커지는 등 부작용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중국이 경기 부양을 좌우할 금리 정책에 시동을 걸지 관심이 모인다.

통화정책 카드 꺼내들까

중국은 경제의 체질 변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왔다. 경기 하강기에는 미니 부양책을 통해 반등을 꾀했고, 부동산 경기 하락을 막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 전환을 시도했다. 그러나 정책의 약발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으면서 통화정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해 유동성을 늘리는 한편 기업들의 채무 부담을 줄이고, 소비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중국의 기준금리는 3%대다.

창젠 바클레이즈 차이나 수석경제분석가는 한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지표가 좋지 않고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를 맞고 있는 데다 외부 수요도 불확실하다”며 “중국 정부가 성장속도의 저하에 대한 용인과 적극적인 부양책 추진을 놓고 저울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정책 카드는 지양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부양책들이 효과를 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가 원하는 내수 중심의 안정적인 성장은 아직 시스템화되지 않았고, 부양 없이는 불안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부동산 과잉 투자 등 버블을 굉장히 우려하고 있어 통화정책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images/sph164x220.jpg
1253호 (2014.09.15)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