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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합병 효과’ - 감청 논란에도 코스닥 호령 

‘경험·콘텐트+모바일 시장 지배력’ 기대감 … 시가총액 1위 올라 

정리=박성민 이코노미스트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10월 셋째 주 핫 클릭 리포트로 김창권·박정엽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다음-10월 14일 행동지침서, 사실상 카카오 IPO 날’을 뽑았다. 이 보고서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10월 7 ~ 14일 조회수 1위(671회, 9월 30일 이후 작성 기준)를 기록했다. 다음은 보고서 요약.

*10월 7~14일, 9월 30일 이후 작성 기준, 자료: 에프앤가이드

10월 1일 공식 출범한 다음카카오의 최세훈 공동대표(왼쪽)와 이석우 공동대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합병해 탄생한 ‘다음카카오’가 코스닥 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10월 14일 신주 상장 첫날 단숨에 코스닥 대장주가 됐다. 최근 6년간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를 기록 중이던 셀트리온을 밀어냈다. 최근 감청 논란에도 합병 상장 첫날부터 주가를 끌어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다음카카오에 이목이 쏠리는 건 두 기업의 강력한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카카오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의 대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카카오톡’은 98.1%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월 1회 이상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카카오톡의 주변 앱 활용률 또한 다른 플래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대표적인 게 ‘카카오 게임센터’다. 많은 사람이 즐기는 모바일 게임 중 상당수가 카카오 게임센터를 통해서 접속해야 한다. 최근 네이버에서도 비슷한 모델을 적용한 게임을 출시하고 있지만 카카오 게임센터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카카오 선물하기’를 이용한 모바일 쿠폰 시장 점유율도 90%에 육박한다.

최근 카카오는 뉴스 서비스 ‘카카오 토픽’을 출시하며 정보·지식 관련 트래픽 확보에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독자적인 콘텐트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런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수 있는 것이 다음이다. 다음은 비록 검색서비스 분야에서는 네이버에 뒤졌지만, 뉴스 서비스만큼은 트래픽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그 밖에도 ‘TV팟’ ‘미즈넷’ ‘블로그’ ‘카페’ 등 카카오톡이나 카카오스토리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트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경쟁 분야를 모바일로 한정하면 다음카카오는 네이버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오히려 네이버를 앞선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독자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면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작업을 단시간에 끝냈다.

다음에는 있고 카카오에 없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경험이다. 다음은 이미 지난 10여 년간 인터넷 선두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누렸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다양한 영업 노하우를 갖고 있다. 카카오가 구상하고 있는 신규 수익모델을 추진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춘 셈이다.

네이버는 과거 ‘지식in’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 다음카카오는 당장 내년부터 공격적인 트래픽 확보 전략과 새로운 수익 모델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식in’을 능가하는 파급력이 강한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모바일 인터넷 관련 시장은 이제 막 커지고 있다.

화제의 리포트 ㅣ 거대한 시장이 다가오고 있다 - 방송 콘텐트 부족에 시달리는 중국

최근 국내 영상 콘텐트 제작사들이 척박한 환경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방송사가 비현실적으로 낮은 제작비를 책정하고 있다. 선방영 후지급은 관행처럼 굳었다. 힘들게 만든 콘텐트에 대한 저작권도 제작사가 가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대우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을 한국의 영상 콘텐트 시장의 구원투수로 지목한다. 중국은 최근 인터넷·방송 환경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일본을 능가하는 ‘빅 바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 진출이 일본에 비해 쉽고, 제작사의 힘이 방송사보다 강한 환경이어서 국내 제작사 입장에서도 중국 진출은 매력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단일 중앙 지상파 방송인 CCTV가 25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고, 전국구 성급 위성방송 채널이 35개나 된다. 성급 지상파 및 기타 지역방송사 180여 개가 4000개 이상의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채널은 많은데 이를 채울 콘텐트는 부족하다. 채널 수가 많아 시청률 1%가 넘는 드라마를 손에 꼽을 정도다. 시청률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상황에서 높은 비용을 투자해 콘텐트를 제작하기란 쉽지 않다. 중국이 이미 만들어진 한국 콘텐트를 수입하는데 관심을 갖는 이유다.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스타가 늘어 한국 콘텐트에 대한 중국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이 애널리스트는 예상했다.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방송산업 규제 정책을 시행하는 국가다. 콘텐트의 내용은 물론이고 종류별 쿼터, 광고까지 까다롭게 간섭한다. 그럼에도 방송 콘텐트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의 해외 콘텐트 트래픽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중국 방송(인터넷) 콘텐트 시장의 성장속도를 감안하면 중국 정부의 규제는 시장 성장의 저해 요인이 아니라 속도를 조절하는 의미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에는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이다. 다만 규제를 회피하는 측면에서 중국 측 제작사와 공동제작 형태를 취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

관심 종목으로는 SM C&C·키이스트·팬엔터테인먼트를 꼽았다. 국내 영상 콘텐트 제작사로 현재 중국 파트너와의 구체적인 협업이 진행 중인 회사들이다. SM C&C는 에스엠의 자회사로 소녀시대· 엑소 등 소속 아티스트를 내세운 예능 콘텐트 제작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이스트는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김수현·김현 중 등의 배우를 보유하고 있다.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이 큰 중국 방송사들의 성향을 고려할 때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중국 드라마 제작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첫 작품을 준비 중인 팬 엔터테인먼트는 저평가 매력이 돋보인다.

1258호 (201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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