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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ing | 후박사의 힐링 상담 | 팀원과의 갈등 극복 - 억지로 고치려 말고 다름을 인정해야 

속는 셈 치고 믿고 적절한 역할 맡겨야 기업의 원동력은 ‘위대한 조직원’ 

후박사 이후경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그녀는 5년차 팀장으로 7명의 팀원을 거느리고 있다. 팀장으로 발탁된 첫 해는 어영부영 보낸 듯하다. 팀장 역할에 제대로 적응 못해 몸과 마음이 너무나도 힘든 1년차 신드롬을 겪긴 했지만, 그래도 큰 문제 없이 1년을 잘 보냈다. 이후 연차가 길어질수록 업무 장악력은 물론, 팀원들과의 인간관계 등 모든 면에 여유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금년엔 정말 쉽지 않은 팀원을 만났다. 아마도 지난 세월 운이 좋았었던 게다. 외형상 그의 태도는 나쁘지 않다. 능력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아니 좋은 편에 속하는 게 맞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말을 걸지 않으면 하루 종일 말이 없다. 업무 진행도 혼자 끙끙대는데 뭘 하고 있는지 전혀 피드백이 없다. 업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으면 데드라인이 없고, 지정한 데드라인도 종종 지키지 못한다. 한 번은 그런 태도에 발끈해 큰 소리를 냈더니, 죄송하다며 더 노력해 보겠다고 한다. 말은 그렇게 하는데 정말 잘 하려는 건지, 의지와 열정이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드러내 놓고 반항을 하거나 근무태도가 불량하면 대처가 쉬울 텐데, 이건 매번 잘하겠다고 하니 야단치기도 화내기도 그렇다. 정말 복장 터진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몰라

현대 기업에서 인적자원의 정합성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도 적성·역할·인간관계가 안 맞으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반대로 적성·역할·인간관계가 잘 맞으면 능력 이상으로 기능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직장인의 20%만이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한다. 많은 직장인이 현재 회사에 만족하지 못한다. 직장인이 퇴사하는 이유 1위는 힘든 인간관계다. GE 전 회장 잭 웰치는 이렇게 말한다. “전략보다 사람이 우선한다.” 성공하는 기업은 ‘위대한 조직원’을 통해 만들어진다. 성공하는 팀은 ‘위대한 팀원’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녀의 팀이 삐걱거리고 있다. 쉽지 않은 팀원을 만난 것이다. 능력과 외형상 태도에 문제가 없는데, 뭔가 안 맞물린다. 적성과 역할에 문제가 없는데, 뭔가 불편하다. 인간관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소통에 문제가 생겼다. 그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성격도 파악이 어렵다. 더구나 예측불허의 반응은 그저 당혹스럽다. 팀장으로서 리더십에 위기가 온 것이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사람의 겉모습은 알아보기 쉽지만, 속마음은 알기 어렵다. 예부터 속마음을 알기 위한 도구로 점성학과 사주팔자가 있었다. 점성학은 열두 별자리로, 사주팔자는 오행과 열두띠로 성격을 설명한다. 과거에는 성격을 타고난 것으로 보았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성격을 타고난 체질과 자라온 환경의 총체로 본다. 크게 행동유형, 성격유형, 정신병리로 나누어 평가한다. 행동유형은 겉모습이고, 성격유형은 속마음이며, 정신병리는 일그러진 속마음이다. 행동유형은 환경과 상황에 따라 변한다. 상사·동료·부하를 대할 때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성격유형은 타고난 것으로, 잘 안 변한다. 정신병리는 자라온 것으로, 어린 시절 부정적 감정경험에서 온다. 일종의 삶의 덫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예측불허의 반응으로 나타난다.

수동공격성 성격이란 게 있다. 평범한 요구에 대한 수동적인 저항과 부정적인 반응이 특징적이다. 자신의 분노를 상대방 모르게 수동적이고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세 가지 행동으로 요약된다. ①말을 안 한다. ②일부러 안한다. ③결국 일을 망친다. 사춘기 아이가 화가 나면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말을 안 하는 것과 같다. 여러 가지 핑계로 일을 미루거나 일부러 안 한다. 끊임없는 비난·비평·불평으로 숨은 공격성을 표현한다. 같이 있으면 불편하고, 피곤하고, 짜증나는 사람이다. 수동공격성 성격은 부정성의 덫에 걸린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그들은 보통 파괴적 비판 가정에서 성장했다. 부모님이 늘 부정적인 말을 했고, 그대로 받아 들였다. 소년가장으로 무리하게 집안을 책임지기도 했다. 부모님이 처참한 고생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이로 인해 세상에 대한 두려움·불신·거부감이 굳어졌다.

이제, 그녀에게로 돌아가자. 성공적인 팀장이 되기 위한 탁월한 처방은 무엇일까? 첫째, 어떻게든 이해해보자. 타인 이해는 자기 이해를 전제로 한다. 우선 행동유형과 성격유형을 이해해야 하고, 정신병리도 고려해야 한다. 팀장과 팀원, 둘은 다른 행동유형을 보인다. 그녀는 행동이 빠르고, 일을 중시한다. 그는 행동이 느리고, 관계를 중시한다. 서로 안 맞물린다. 동기 부여를 위해선 리더십을 먼저 발휘해야 한다. 무차별적인 순응이나 원치 않는 복종은 리더십이 아니다. 일단, 그에게 맞춰 보자. 충분한 여유를 주고 따뜻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팀장과 팀원, 둘은 다른 성격유형을 보인다. 그녀는 외향적이고, 그는 내향적이다. 서로 불편하다. 다른 성격은 일반관계에서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업무관계에서는 보통 자기 방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답답하게 느껴진다. 상대의 성격은 고치려 하면 절대 안 된다. 우리는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를 뿐이다. 다름을 팀 내에서 적절한 역할로 활용해야 한다. 내향적인 사람은 화가 날 때 보통 수동공격적인 성향이 표출된다. 그녀의 큰소리가 그를 화나게 했을 수 있다. 하지만 그에게 분노나 적대감 등 숨겨진 정신병리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리더십은 팀원들을 열정적인 몰입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정확한 피드백 줘야

둘째, 무조건적으로 신뢰해 보자. 직장은 일을 위해 모인 집단이다. 한 번 구성된 팀은 1~2년은 같이 갈 수밖에없다. 팀은 한시적 공동운명체다. 실적은 못 올려도 일을 망가뜨릴 수는 없다. 한 마리 미꾸라지가 물 전체를 흐린다. 어떻게든 능력을 발휘하게 해야 한다. 적당한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 일단, 속는 셈 치고 상대방을 믿어보자.

다른 뾰족한 방법이 있겠는가? 신뢰와 불신의 비대칭성 원칙이 있다. 신뢰를 쌓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불신은 한순간에 들어설 수 있다. 무조건적인 긍정과 무비판적인 수용이 필요하다. 긍정적인 기대는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어려서부터 익숙한 조건부 사랑과 파괴적 비판을 조심해야 한다. 신뢰 구축을 위해서 무조건적 사랑이 중요하다. 개인효능감은 자신감으로부터 오지만, 집단효능감은 팀 내 공유된 신뢰와 확신에서 온다.

셋째, 정확한 피드백을 주자. 안 맞물리고 불편하다고 그냥 놔두면 안 된다. 아무 것도 안 할 수 있다. 너무 간섭해도 안 된다. 당연히 아무 것도 안 한다. 적절한 자극이 필요하다. ‘Push & Care 전략’이 있다. 상급 팀원은 No Push & No Care, 중급 팀원은 적절한 Push & Care, 하급 팀원에게는 No Push & Only Care다. 정확한 피드백이 필요하다. 말 안 하는 팀원은 이렇게 접근하자. ①먼저 질문한다. ②천천히 기다린다. ③충분히 들어준다. 부정적인 팀원은 이렇게 접근하자. ①항상 밝게 대한다. ②잘하는 것을 칭찬한다. ③못 하는 것을 격려한다. 까다로운 팀원은 이렇게 피드백하자. ①모든 판단을 중지한다. ②사실을 재차 확인한다. ③진정한 감정을 전한다. ④진정한 의도를 전한다.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말했다. “경영이란 옳은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관리자는 일을 옳게 하는 사람이지만, 리더는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이다.

후박사 이후경 -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1263호 (201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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