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Management | 문학으로 읽는 경제원리 - <발가락이 닮았다>의 ‘슈뢰딩거의 고양이’ 

세상 만물은 확률로만 존재 … 미래 예측은 틀리게 마련 

박병률 경향신문 기자
살다 보면 진실을 알고 싶지만, 진실을 아는 순간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할 것 같아 덮어두고 싶은 일들이 있다. ‘차라리 모르는 게 나았다’는 일들은 의외로 많다.

김동인의 소설 의 M은 그런 딜레마에 빠져있다. 는 김동인이 1932년 발표한 단편이다. 김동인은 장편 15편, 단편 75편 이상을 남긴 ‘다작 작가’다. 등이 대표작이다. 소설 에서 M은 염상섭을 모델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논쟁이 일기도 했다. 염상섭은 소설 속 M과 자신의 닮은 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동인과 염상섭은 이 일로 오랫동안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서른두 살의 노총각 M이 어느 날 혼약을 했다. 화려한 솔로로 살면서 방탕한 생활을 해오던 M이다. 관계한 여인의 수만해도 스물서너 살 때 이미 200여명이 넘었다. 단 오십 전만 생겨도 유곽에 가서 성행위를 하니 1년 365일 성병이 떠날 날이 없다. M은 친구이자 의사인 ‘나’에게 물어왔다. 성병에 걸리면 생식능력을 잃느냐고. 나도 M에 대해 제대로 진찰해 본 적이 없어 M의 생식능력에 대해 자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무래도 M은 생식능력을 잃었을 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 M의 아내가 임신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자신의 생식능력에 대한 의심을 아내에게 이제 와서 밝힐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나’에게 진찰을 해줄 것을 요구한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1263호 (2014.12.01)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