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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증권사 리포트 총결산‘ - 긴가민가 장기 투자에 도전? 

신영증권의 불황에 빛날 8종목 리포트 최다 조회수 … 중간 점검 결과는 ‘글쎄’ 

본지는 2014년 한 해 동안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를 바탕으로 매주 ‘핫 클릭 리포트’를 선정했다. 12월 마지막 주는 올 한해 동안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리포트는 살폈다. 1위는 정규봉 신영증권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신영 밸류 인사이드-장기 성장주 8선(選)’이 뽑혔다. 주간 ‘핫 클릭 리포트’는 최근 2주 안에 작성한 리포트를 기준으로 한다. 정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는 발표 직후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해 주간 ‘핫 클릭 리포트’로는 선정되지 못했지만 1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가장 많은 사람이 찾은 리포트가 됐다.

한국 경제는 힘겨운 2014년을 보냈다. 연초 196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1년 내내 박스권(1900~2050)에서 머물며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했다. 12월 24일 현재 1946에 머물며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정도로 어려웠다. 2015년은 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여러 곳에서 나온다.

신영증권 정규봉 애널리스트와 산업분석1팀은 2014년 5월 ‘어려운 곳에도 기회는 있다’며 희망을 노래했다. 한국 경제는 치열한 경쟁과 생산성 저하라는 걸림돌로 도약하기 쉽지 않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고 주장했다. 생산성 개선, 신제품 개발, 신시장 개척 등과 같은 개별 요인을 통해 시장을 초과하는 이익성장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렇게 8개의 종목을 장기 투자 유망종목으로 선정했다.

독일 명품 피아노 브랜드 ‘자일러’를 인수한 국내 1위의 악기전문기업 ‘삼익악기’, 2차 에너지 기본 계획의 최대 수혜주로 꼽은 ‘지엔씨에너지’, 제주 지역 경기 호조에 따른 성장 잠재력이 큰 ‘제주은행’, 공격적으로 설비를 늘려 국내 동물용 백신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중앙백신’, 중국 텐센트와 제휴를 맺으며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CJ E&M’, 상선 건조물량 증가로 매출 및 이익 성장이 기대된 ‘해덕파워웨이’, 무선충전기 시장 확대의 수혜주로 꼽히는 ‘알에프텍’, 중국 우유시장 현지 확대로 재평가 기대가 높은 ‘남양유업’ 등이다.

8개 종목 중 6개는 주가 하락


신영증권이 추천한 이들 8개 종목의 중간 성적표는 어떨까? 리포트 작성 당시 목표 주가는 1년을 기준으로 했다. 아직 7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결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불과 며칠 사이에도 큰 폭의 등락이 가능한 것이 주식이다. 그래도 그 흐름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판단했다.


결과는 아직 신통찮다. 8개 종목 중 2개만 리포트 작성 당시와 비교해 주가가 올랐다. 나머지 6개는 목표 주가를 향해 달리기는커녕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다. 그중 ‘지엔씨에너지’ ‘알에프텍’ ‘남양유업’은 주가 하락폭이 꽤 크다.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엔씨에너지’는 리포트 발표 이후 주가가 줄곧 하락세다.하지만 에너지 관련 기업인 만큼 보다 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2014년 3분기에는 1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개선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다만, 관련 시장이 아직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않고, 기업도 공격적으로 설비투자를 진행하며 비용이 발생하는 리스크는 남아있다.

‘알에프텍’ 역시 리포트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세인 종목이다. 하지만 11월 이후부터는 조금씩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영증권이 투자 포인트로 지적한 ‘자기공명식 무선충전기시장’의 개화가 2015년부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2013년 물량 밀어내기와 대리점주와의 불화로 ‘갑을논란’의 중심에 섰던 남양유업도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리포트는 ‘남양유업 제품의 품질이 우수하고 능력 있는 경영진을 갖춘 만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기대했던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도 미미했다. 하지만 기업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언젠가는 관련 이슈도 정리된다는 관점에서는 더 장기적으로 내다볼 필요는 있다.

이와 달리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도 있다. ‘제주은행’과 ‘중앙백신’이다. 제주은행은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제주 지역에 거점을 둔 국내 최소형 지방은행으로 2013년 말 기준 총자산이 3조2000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2013년 순이자마진은 2.54%로 대구은행과 함께 은행권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무리한 대출경쟁을 자제하며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는 전략이 먹히고 있다는 평가다.

중앙백신은 주가 31.4% 올라

8개 종목 중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중앙백신’이다. 이 회사는 업력이 45년에 달하는 동물 백신회사다. 전체 시장점유율의 10%를 차지하며 글로벌 제약사가 장악한 국내 동물 백신시장의 토종 업체 중 1위를 지키고 있다. 1993년 국내 업체 중에서는 최초로 해외 진출에 성공한 경험도 있다. 동남아 시장을 바탕으로 활발하게 수출을 늘려나가고 있다. 2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시설 투자로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기업이다.

리포트의 제목은 ‘장기 성장주’다. 여러 가지 변수는 있지만 그만큼 성장 여력이 있고 견실한 기업을 선별했다는 뜻이다. 고지식하지만 주식 투자의 정공법이다. 이 8개의 종목들 외에도 나만의 장기투자 종목을 찾는 노력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1268호 (20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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