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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3주년 맞은 삼성패밀리오피스 - VVIP 가문 자산·경영관리 명가 

부유층 자산관리 판도 바꿔 ... 다양해지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진화 


▎성열기 삼성패밀리오피스 센터장.
1월 21일 오후 삼성패밀리오피스 고객의 2세 교육 프로그램인 ‘글로벌 인사이트 프로그램(GIP)’ 교육생 15명은 삼성전자 서초 사옥을 찾았다. 삼성전자의 성공 노하우와 글로벌 전략 시스템 벤치마킹과 관련한 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교육이 끝난 뒤에는 경기도 용인시의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방문했다. 안내견학교는 안내견을 훈련시켜 시각장애인에게 분양하는 곳이다. 교육생들은 안내견과 함께 시각장애 체험 시간을 가졌다. 교육 마지막 주인 27일부터는 싱가포르로 떠나 싱가포르의 제조·무역업체 등을 탐방했다.

성열기 삼성패밀리오피스 센터장은 “GIP는 고객 자녀 중 대학생과 대학원생 15명을 선정해 가문의 이해와 자신의 미래설계, 경영자 리더십 등 차세대 경영인에게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삼성패밀리오피스 가문관리 서비스 중에 중요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패밀리오피스는 3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초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가문관리 서비스를 해주는 곳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부자들이 가문의 철학을 세우고, 종합적인 가문 관리와 상속, 경영권 승계 등을 위해 오래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서비스다. 미국에서만 4000개 이상의 패밀리오피스가 있다. 국내에서도 부자들의 가문관리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삼성생명이 3년 전 국내에선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자산 증식과 관리는 기본. 자녀 교육, 후계자 양성, 사회공헌과 같은 사회적 자산 등 3가지 영역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지난 1월 12일 설립 3주년을 맞은 삼성패밀리오피스에선 그동안 2000여명의 고객이 서비스를 받았고 이 중 1000여명이 가문관리 서비스를 받고 있다. 삼성패밀리오피스 고객은 대부분 연 매출 5000억원 이상의 중견기업 CEO다. 3년 간 삼성패밀리오피스를 이끌어온 성 센터장은 “부유층일수록 부의 증식보다 가문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필요로 한다”며 “특히 일생을 바쳐 키운 사업을 자녀에게 승계하는 작업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년 간 삼성생명에서 부유층 고객 1500명의 상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보유 자산 100억원이 넘는 초부유층 고객의 47%가 부의 이전과 승계에 큰 관심을 보였다. 50억원~100억원 자산가와 30억원~50억원 자산가도 각각 41%, 34%가 상속증여에 관심이 많았다. 반면 30억원 미만 고객은 금융투자 등 자산증식에 더 많은 관심을 뒀다는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GIP프로그램에 자녀를 보내겠다는 고객이 줄을 선다.

고객에 맞는 사회공헌 프로그램까지 제공

그렇다고 삼성패밀리오피스가 가업승계 서비스에만 중점을 두는 것은 아니다. 성 센터장은 “고객이 원하는 사업이 있다면 같이 고민해주고 답을 찾아준다”고 말했다. 가령 고객이 호텔을 짓고 싶다고 하면 호텔 업계 시장 조사부터 지역과 시공사 선정 등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독거노인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사회봉사 활동을 하고 싶다면 지역 선정, 연령, 인원수 등을 파악해 지속성 있는 봉사활동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시간이 갈수록 고객이 원하는 컨설팅 서비스가 늘면서 국내 외 유수의 기관들과 제휴도 늘고 있다. 설립 당시에는 세무·회계·법률·부동산컨설팅회사 등과 제휴를 맺었지만 지금은 건강관리 서비스를 위해 대형 병원, 사회공헌활동 지원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도 손을 잡았다. 금융상품 제휴를 위해 외국계 금융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와 UBS A&Q(Alternative and Quantitative Investments) 등 해외 유수의 기관들과도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3년 만에 제휴기관이 4곳에서 10곳으로 늘어났다. 특히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제휴를 맺은 이후 총 4명의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기부자 모임)’ 회원이 탄생하기로 했다. 성 센터장은 “지난해 9월에는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명문장수기업센터의 제휴기관으로 선정돼 회원사를 대상으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연 6~8% 수익률 목표로 안전자산 투자

가문관리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긴 했지만 자산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부의 증식을 위해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연 6~8% 수준의 수익률 목표로 세워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굴린다. 초부유층 고객은 고수익-고위험 상품보다 예금이나 보험 등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더 추구한다는 게 성 센터장의 설명이다.

삼성패밀리오피스에서는 고객에게 여러 상품을 추천하기보단 최적의 소수 상품만 추천한다. 보험상품의 경우 삼성생명 상품만이 아닌 다른 보험회사 상품까지 권유한다. 고객의 자산 내역과 투자성향, 가족 구성 등을 다 고려해 추천하기 때문이다. 고객은 투자할지 말지만 결정한다.

해외 금융회사들은 패밀리오피스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받는다. 이와 달리 삼성패밀리오피스는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가 없다. 성 센터장은 “초부유층 고객들이 예치하는 금액이 매우 크기 때문에 가문관리는 이에 대한 서비스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패밀리오피스의 가문관리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지난 3년 동안 전 금융권 PB시장에 가문관리 서비스가 확산됐다. 부자들의 자산관리 판도를 바꿔놓은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 시장에서 선도기업이지만 고민은 있다. 시중 은행과 증권사처럼 고객 유치나 보유 자산을 늘리는 게 아니다. 바로 서비스다. 성 센터장은 “시대가 자꾸 변하면서 고객의 컨설팅 서비스 요구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며 “고객 니즈를 어떻게 충족시켜 줄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패밀리오피스 : 19세기 독일계 유태인 가문인 로스차일드, 미국 석유 재벌가 록펠러 가문에서 시작됐다. 원래 부호들이 자기 가문의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 개인 자산 100% 지분으로 설립한 개인 운용사(싱글 패밀리 오피스)를 뜻했으나 여러 가문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운용사(멀티 패밀리 오피스)로 발전했다.

1271호 (201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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