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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포럼 2015] “중국 증시, 불마켓은 계속된다” 

정부 부양 의지와 기업 혁신 역량 뒷받침 … 속도 조절하며 상하이지수 6000선 넘어설 듯 


▎사진:오상민 기자
역사적인 고점을 돌파하며 계속 오를 것인가? 다시 버블이 꺼지면서 붕괴할 것인가? 올 들어서만 40% 넘게 급등한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5월 26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4911.36에 거래를 마쳤다.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현재의 기세로는 사상 최고점인 6124포인트(2007년 10월 16일)가 멀지 않아 보인다. 이럴수록 국내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지금 들어가도 되는 것인지, 너무 올라버린 것은 아닌지 판단이 쉽지 않다. 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 중국증시 투자를 선도해 온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5월 26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차이나 포럼 2015’를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중국 흥업증권의 왕한·웡톈 애널리스트와 화하자산운용의 판중닌 펀드매니저,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정석훈 해외운용팀장이 주제 발표를 했다. 네 명의 전문가들이 내놓은 전망과 분석을 종합하면 이렇다. ‘중국 불(Bull)마켓은 계속 이어진다.’

주제 발표와 토론에 앞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축사를 통해 “2007년 중국 증시의 급등·급락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지만 최근의 상승은 과거와는 다른 것 같다”며 “내수 성장 기반과 중국 정부의 외국인 투자 개방, 후강통 제도에 따른 외부 자본 유입 등 비교적 근거가 있는 상승으로 본다”고 말했다. 포럼을 주최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중국은 수출·투자 중심에서 벗어나 내수와 소비 중심으로 질적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번 포럼이 중국 1등 기업과 함께하는 부자가 되는 실크로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왕한 흥업증권 거시경제 수석 애널리스트 - “중국 정부는 증시 부양을 원한다”


중국 증시의 상승은 정통 경제학의 시각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렵다. 경제는 둔화하는데, 증시는 급등하는 이상한 조합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전환과 개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중국 본토 A주시장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불마켓’을 원한다. 중국 정부는 금융 비용 인하와 자원 배분의 시장화라는 두개의 목표가 있다. 주식시장을 통해 기업들이 자금 조달 코스트를 줄이고, 동시에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기를 바란다. 또한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창업판과 혁신형 기업의 조합을 통해 ‘나스닥+실리콘밸리’ 모델을 따라가려 한다.

중국 정부는 증시 부양을 통해 경제 구조를 개선하려고 한다. 현재 중국 경제는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 혁신적인 고부가 가치 기업이 많이 나와야 하고, 고급 엘리트의 혁신 능력이 발현할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창업판이 상승하면 사모펀드(PE)와 벤처캐피털(VC) 시장으로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소형 기업의 금융 조달 비용이 하락하면서 중장기적 성장동력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결론적으로, 중국 증시의 향방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의지와 혁신기업의 기업가정신에 따라 갈릴 것이다.

웡 톈 흥업증권 투자전략 시니어 애널리스트 - “참신한 성장주를 발굴하라”


중국 증시의 급등세는 중국 경제 성장 방식의 전환에 따른 국민의 기대감에서 비롯 됐다고 볼 수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우려하는데, 중국의 완만한 성장은 더 이상 ‘블랙스완’이 아닌 ‘뉴노멀’이다. 올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 통화당국의 유동성 완화 기조 역시 중국 주식투자의 황금기를 이끌 것이다. 이미 중국의 부자들은 부동산 자산 비중을 낮추고 주식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중국 불마켓의 지속 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중국 정부는 자본시장의 육성으로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찾고자 하기 때문에 현재의 호황장이 완만한 상승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과도한 투기는 억제할 것이지만, 직접 불마켓을 조정할 확률은 매우 낮다. 언론을 통해 리스크 경각심을 고취한다거나, 레버리지에 대한 통제, 기업공개(IPO)나 리파이낸싱 강화 등의 카드를 동원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런 시그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초강세장에서 A주 투자 전략의 첫째 열쇠는 ‘참신한 성장주’를 발굴하라는 것이다. 이른바 인터넷 플러스 기업이나 신에너지자동차·환경보호·청정에너지·헬스케어·레저 등과 관련된 기업 중 사업 모델이 명확하고 현금화 능력이 우수한 기업을 발굴하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투자 전략은 이른바 3저(저평가·저가·유통주가 적은 주) 종목 중에서 변화하고 있는 기업을 고르라는 것이다. 정책적 수혜가 많은 금융이나 부동산 관련 종목, 중국 일대일로 정책과 연관된 국유기업이나 제조업·자원주 등도 주목해야 한다.

판 중닝 화하자산운용 펀드매니저 - “CSI300지수 5500포인트 돌파할 것”


중국 증시가 급등했다고 하지만, 현재 지수는 세계 평균 수준에 불과하다. 과하지 않다고 본다. 글로벌 시장과 비교하면 A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홍콩·일본·대만 등과 비슷한 수준이고 선진국 시장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또한 과거 부동산과 자산 관리형 은행 상품에 투입됐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어 유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A주의 상승 여지가 여전히 크다고 보는 이유다. 또한 시진핑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적 개혁이 성공할 경우, A주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게 될 것이다. 화하자산운용 내부적으로는 중국본토의 대표 지수인 CSI300(호심 300) 지수가 지금보다 약 20% 상승한 5500포인트선에 올라 설 것이고, 더욱 낙관적으로 본다면 6200포인트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유망 종목으로 국유기업 개혁 수혜주인 철도·해운·제조기업, ‘일대일로’ 수혜주인 인프라 관련 기업 등을 주목해야 한다. 또한 경제구조 조정과 소비 향상에 따라 미디어·전자·통신·소비 관련 종목도 주시해야 한다. 특히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인더스트리 4.0’ 정책에 따라 자동화 기업, 사물인터넷 관련 기업 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환경보호 관련 기업이 향후 수익 종목으로 떠오를 것이다.

정석훈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해외운용팀장 -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갖춘 기업 찾아라”


중국 경제는 성장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직면했다. 이러한 변화에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데,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예금 자본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이 많다는 것은 원하는 변화를 의도대로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뜻이다. 풍부한 자본은 물가와 금리를 안정시키고, 주식시장의 성장은 혁신산업에 자본을 조달하고, 서비스업 성장은 소비를 자극시키며, 가계 소비의 성장은 고부가 소비재산업을 성장시킬 것으로 본다. 중국과 같은 거대 경제가 추구하는 궁국적인 목표는 미국처럼 생산성이 높은 거대 경제라고 판단한다. 이런 거시적 변화 속에서 중국에서 새롭게 두각을 나타낼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주식시장은 지난 몇 개월 동안 두 배 이상 올랐다. 하지만 중국의 풍부한 자본을 감안하면 아직 과한 것이 아니다. 2015년 4월 기준으로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GDP 대비 88% 수준이다. 최고치였던 2007년 말에는 130% 수준이었다. 다만, 유의할 것이 있다. 최근 중국 증시의 상승은 유동성이 견인한 것이다. ‘유동성은 항상 유동적’이라는 말이 있다. 최근에는 중국 증시로 자본이 몰려 들지만 언제든지 부동산이나 대체 자산 시장으로 움직일 수 있다. 때문에 주식시장이 자본을 유지하고 증폭시키기 위해서는 신뢰할 만한 투자처, 즉 우수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들이 필요한다. 중국은 세계적으로 견주어도 손색 없는 많은 혁신 기업을 배출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중국 증시의 장기 성장성은 밝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급등한 중국 본토 증시가 부담스럽다면, 미국이나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관심을 가질만 한다.




1288호 (20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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