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현명하고 사려 깊은 리더십의 중요성 

 

성세환 BNK금융그룹회장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6월에는 일제 강점기에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한 애국선열의 충절과 한국전쟁에서 장렬하게 산화한 전몰장병의 희생을 추념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 되돌아보면 한국 근대화의 길은 너무나 험난했고 아픈 상처를 많이 남겼다. 이제는 정말 서로의 상흔을 보듬고 치유할 때도 되었건만 작금의 현실은 우리의 희망과 달리 참담한 모습이다.

과거사 문제와 역사 왜곡 논란 등으로 얼룩진 한·일 관계는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북간 갈등과 군사적 긴장 관계도 여전하다. 최근 북한이 서해 5도에 새로운 방사포 진지를 건설하고 스텔스 고속정까지 배치하는 등 위협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 필자에게 서해 5도는 남다른 곳이다. 최북단 백령도에서 해병으로 복무하면서 전시에 준하는 비상사태를 경험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느덧 40년이 넘는 긴 세월이 흘렀는데도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난 역사는 잊을 수 없고 결코 잊어서도 안 된다. 고대 중국의 병서 사마법에서는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라고 했다. 비록 세상이 평안하더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태로워진다는 뜻이다. 이 땅에 다시는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악화된 한·일 관계를 바로잡아 나가는 한편 북한의 도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바라건대 이제부터라도 어두웠던 과거를 딛고 밝은 미래를 향해 모두 함께 나아가길 간절히 소망한다.

오늘날 기업 간 경쟁은 전쟁에 비유된다. 전황을 살피고 적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듯 시장의 흐름과 경쟁 기업의 움직임을 파악해야 하며 적의 기습에 대비하듯 항상 예기치 않은 위기를 경계해야 한다. 더구나 지금의 경영환경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세계 경제가 저성장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뛰어난 제품과 혁신적인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경쟁자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중요하다. 전략은 전쟁을 지휘하는 장군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스트라테고스(strategos)’를 어원으로 한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이끌었던 아이젠하워나 인천 상륙작전을 단행했던 맥아더와 같이 국운이 걸린 전투에서 위대한 장군이 선보였던 전략은 전쟁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는 대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일본의 피터 드러커로 불리는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는 [전략의 본질]이라는 책에서 현대 전쟁사에서 불리했던 전세를 전환해 대역전을 가능케 한 전략은 바로 걸출한 리더십이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전략적 사고는 배후에 있는 참된 의미나 메커니즘을 읽는 통찰력”이며 “전략의 본질은 현려(賢慮)형 리더십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도 경쟁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 경영전략의 본질도 리더십에 있다. 전쟁의 선봉에 선 장군이 그랬듯이 치열한 생존 경쟁터에서 경영자가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기업의 리더는 시장 변화의 맥락과 방향성을 읽어내는 폭넓은 시야를 갖추고 시대의 흐름을 꿰뚫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경영자가 현명하고 사려 깊은 최고의 전략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1290호 (201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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