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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하는 네이버·다음카카오 어디로] 광고 시장 위축-모바일 게임 부진에 한숨 

매출·영업이익 성장세 둔화 … ‘#검색’ ‘카카오택시’ 수익창출 미지수 

국내 간판 IT 기업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성장통을 겪고 있다. 네이버는 광고 시장 위축과 모바일 사업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게임 사업이 주춤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표적성 세무조사까지 받아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업계 수위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두 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전망은 어떨지 짚어봤다

국내 최대 포털 기업인 네이버의 최근 표면상 실적은 나쁘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8.3% 증가한 7406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 이익은 3% 증가한 1920억원, 당기순이익도 4.3% 증가한 1346 억원이었다.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이 33%에 이를 만큼, 해외 시장을 선점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라인’ 등의 효과는 여전했다.

언뜻 보면 괜찮은 성적표 같지만 더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애초 증권가는 올 1분기에 네이버가 204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에 못 미친 것이다. 이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으로 전망치를 밑돈 실적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네이버 광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성장이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며 “모바일 트래픽을 수익으로 연결하는 일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모바일이 전체 검색광고 시장에서 차지한 비중은 30%, 디스플레이광고에서 차지한 비중은 13%에 머물렀다. 네이버의 사업별 매출 비중을 보면 광고 72%, 콘텐트 27%, 기타 1%로 광고 의존도가 높다.

PC·모바일 모두 기대 이하

독주 체제를 구축한 PC 부문에서는 성장이 둔화됐고, 새롭게 기반을 다지는 모바일 부문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PC 부문에 비해 모바일 부문에서 경쟁 심화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등장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면서 “모바일 부문에서는 지배력이 (PC 부문에 비해)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나마 그동안 네이버의 고공비행을 이끌었던 라인이 버팀목이 됐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올 1분기 라인의 전 세계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억500만명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8.1% 늘었다. 일본과 대만 등 기존 선점 국가에서 계속 선전한 한편, 태국과 인도네시아·중동 등지에서도 이용자 수가 늘었다.

그러나 라인도 슬슬 정체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에는 엔저 여파와 라인 게임의 매출 감소로 인해 전체 라인 매출 성장은 전 분기 대비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오동환 연구원도 “일본 내에서 이용자 증가세가 미미해 라인 매출의 성장도 그만큼 둔화하고 있다”며 “라인 관련 신규 채용 증가와 라인 임직원 주식보상비용의 증가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것도 불안요소”라고 덧붙였다.

다음카카오의 경우는 아직까지 합병 효과가 미미하다. 다음카카오의 올 1분기 매출은 23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04억원으로 오히려 20%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308억원으로 23% 줄었다.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신규 서비스 ‘카카오택시’와 ‘카카오페이’ 등의 출시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다음카카오는 연초부터 두 신규 서비스 홍보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다. 이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전분기 대비 80%, 전년 동기 대비 60% 정도씩 증가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국내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톡’의 성장 정체가 실적 부진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카카오톡의 전 세계 MAU는 4821만명으로 전분기(4825만명)보다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MAU가 전분기 대비 74만명 증가한 3815만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해외에서 새 활력을 찾기는커녕 뒷걸음질쳤다는 의미다. 이밖에 주요 매출원이던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도 올 1분기 매출이 588억원에 그치면서 전분기(606억원) 대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나란히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은 두 회사는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섰다. 네이버는 라인이 그랬던 것처럼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공략에 한층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조직 개편으로 사내 독립기업이 된 ‘웹툰CIC’, 그리고 분사한 ‘웍스’의 해외 진출 가속화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웹툰CIC를 독립기업 수준으로 운영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업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웍스모바일도 5월 초 일본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새로운 기회 모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이전보다 깐깐해진 모바일 이용자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데 전념할 방침이다. 올 6월 새로운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와 게임 ‘크로노 블레이드’를 출시해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에 나섰다. 이동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올 2분기에 쇼핑 부문을 개편하면서 동시에 네이버페이, 크로노 블레이드를 새 활력소로 삼았다”며 “라인 연동 서비스인 ‘라인뮤직’과 ‘라인페이’, ‘라인택시’의 서비스 지역도 확대해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TV’ 등으로 반전 노려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올 6월 동영상 플랫폼인 ‘카카오TV’와 모바일 검색 서비스인 ‘샵(#)검색’을 출시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애초 다음카카오는 합병 당시 ‘카카오스토리’에 시맨틱 검색 기술을 접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가장 큰 플랫폼인 카카오톡에 이 기술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모바일 검색 시장을 장악,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검색·뉴스·블로그 등 모든 온라인 콘텐트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공급될 것”이라며 “여러 콘텐트의 시너지 효과와 수익 창출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올 3월 출시한 카카오택시가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카카오택시는 출시 이후 최근까지 누적 콜 300만건 이상을 기록할 만큼 인기다. 이밖에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를 독립법인으로 분사해 캐릭터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카카오프렌즈가 모바일 부문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돌파구를 찾아나선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도전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국내 IT 벤처 1세대로 몇 차례의 크고 작은 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성공 신화를 써왔던 두 기업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 시맨틱 검색(Semantic Search) : 검색 엔진이 문서의 의미를 직접 분석하고 추리하는 검색 방식. 문장이나 단락에 담긴 주제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만 골라 찾아준다.

1293호 (2015.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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