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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방 코스토프 몽블랑코리아 지사장] 명품 액세서리 시장 두 자릿수 성장 목표 

백화점 30개, 면세점 14개로 매장 늘려 ... 모바일 유통도 고민 중 


“한국 중년 남성은 불과 20년 만에 다른 인종으로 진화한 것 같습니다. 예전보다 감각과 개성을 중시합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계·패션·화장품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실방 코스토프 몽블랑코리아 지사장은 1995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엔 프랑스 군수기업 탈레스에서 일했다. 렌트카 업체인 유로카를 거쳐 명품 브랜드 피아제의 한국 지사장으로 활동했다. 한국에 오래 머물며 한국 사회의 변화를 직접 경험했다. 몽블랑 지사장으로 일하는 지금은 가족제도, 남녀 관계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남성 소비패턴이 함께 변해왔기 때문이다.

“예전엔 어머니나 아내가 골라주는 옷을 입었습니다. 지금은 자신이 원하는 의류를 직접 고르지요. 원하는 스타일과 색상을 선택합니다. 말없이 묵묵히 일하던 예전 한국 남성에게선 보기 어려운 모습이지요.”

고급 만년필, 가죽제품, 시계 라인업 탄탄

그는 성장기에 들어선 한국 남성 명품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실제로 남성의 명품 소비 공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백화점 한 층이 전부 남성 의류로 꾸며진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청담동에 즐비한 명품 브랜드 상당수가 남성 의류 전문점인 것도 그에겐 인상적이다. 명품 양복을 찾는 이들은 이에 걸맞은 액세서리를 원한다. 그가 몽블랑코리아의 미래를 밝게 보는 이유다.

“밸트·지갑·시계·만년필·커프스, 그리고 휴대전화 케이스. 제가 지금 착용한 남성용 액세서리입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남성 대부분이 이 중 몇 개는 착용하고 있을 겁니다. 몽블랑은 유럽 명품 브랜드 가운데 가장 다양한 남성 액세서리를 제조해온 기업입니다. 몽블랑코리아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1906년 독일에서 탄생한 몽블랑의 주력 사업은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다. 고급 만년필과 가죽제품, 시계다. 필기구는 독일에서, 가죽제품은 이탈리아에서, 시계는 스위스에서 제작한다. 가장 늦게 합류한 분야가 명품 시계다. 1997년 스위스에 공방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시계 역사가 짧음에도 고급 시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기술적으로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2007년에 150년 전통의 스위스 무브먼트 제조사 미네르바를 인수했고, 그 후 잇따라 수준 높은 컴플리케이션 시계를 내놓았다.

각 분야 모두 한국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왔다. 그는 다른 명품 브랜드와의 차이점을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하나는 방대한 제품군이다. 몽블랑코리아는 올해 한국에서 400개 이상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만년필과 가죽제품, 시계 분야에서 모두 경쟁력을 확보한 브랜드는 몽블랑이 유일하다. 또 하나의 강점은 기술력이다. 그는 몽블랑을 도전적인 명품기업이라고 소개했다. 명품 브랜드는 전통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선대로부터 내려온 유산이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몽블랑이 돋보이는 이유는 기술에 있다. 지난 100여년 동안 몽블랑은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펜을 만들었다. 항상 가장 앞선 기술을 받아들이며 분야를 개척해 나갔다. 니켈 펜촉과 철심을 사용한 만년필, 잉크가 흐르지 않는 특수 장치를 장착한 펜, 잉크를 내장한 필기구 등 다양하다.

최근 삼성전자와 함께 개발한 전자펜도 좋은 예다. 고급 만년필 시장에서 명성을 쌓아온 독일 기업이 동양의 전자회사와 손잡고 터치스크린용 펜 스크린라이터(ScreenWriter)를 출시한 것이다. 몽블랑은 삼성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차세대 스마트폰을 위한 어반 스피드 e-스타워커 버전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의 모바일 경험을 향상시키는 e-스타워커는 e-리필과 아날로그 리필이 모두 가능하도록 디자인했다. 코스토프 지사장은 “기술을 중시하는 몽블랑에게 당연한 선택”이라며 “가장 앞선 기술을 받아들였기에 지금까지 몽블랑의 가치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자펜뿐만이 아니다. 스마트 워치도 출시했다. 삼성과 애플 등 전자기업이 스마트 시계를 내놓자 스위스 명품 시계 기업의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스마트 웨어러블 기술은 최근 시계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스위스 업체들이 대책을 찾고 있는 동안 몽블랑은 아예 스마트 워치를 들고 나온 것이다. 올 1월 몽블랑은 유럽 명품 브랜드 중 처음으로 고급 시계에 웨어러블 기술을 접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7월에 기계식 시계에 사물인터넷 기능이 담긴 시계줄 e-스트랩을 결합한 제품을 선보였다. 다양한 스타일로 교체 가능한 e-스트랩은 AT(활동량 측정기), 스마트 알림, 리모트 콘트롤과 Find-Me 기능을 갖춘 통합 디바이스로, BLE(블루투스 저에너지)를 사용하여 삼성이나 애플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다.

명품 브랜드 최초 스마트 워치 출시

지난해 7월부터 몽블랑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코스토프 지사장은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유통 채널을 강화했다. 몽블랑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한국지사 출범 1년 만에 백화점 매장을 30개로, 면세점 매장을 14개로 각각 늘리는 한편 10개의 홀세일 매장도 운영 중이다. 특히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의 몽블랑 매장은 고객들이 몽블랑의 다양한 라인을 경험할 수 있도록 새롭게 단장했다. 면세점 7곳에서도 리노베이션 작업을 진행했다. 그는 “지난 1년간 몽블랑코리아는 신제품 출시와 매장 내 프로모션 등 쉴 틈 없이 마케팅 활동을 했다”며 “몽블랑 주력 제품군인 고급 만년필, 가죽제품, 시계의 점유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제품 출시도 어느 브랜드보다 활발하다. 몽블랑코리아는 올해 400개 이상의 신제품을 선보이고, 한국어 웹사이트 개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 강화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국 소비자와의 소통에 힘쓸 계획이다. 백화점·면세점·홀 세일 등 3개로 운영 중인 유통채널도 더욱 강화한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제품을 유통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어서다. 몽블랑 본사에서도 이런 흐름을 유심히 관찰 중이다. 그는 지금 당장은 시장 진출 계획이 없지만 앞으로 진출 방식과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토프 지사장은 “몽블랑은 국내에 진출한 럭셔리 브랜드 가운데 50곳 이상의 다양한 유통 인프라를 갖춘 브랜드”라며 “한국 소비자와 더 밀접하게 소통하며 2016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 조용탁 기자 cho.youngtag@joins.com

1297호 (201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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