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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커지는 로봇 관련株] 성장성 크지만 투자 리스크 만만찮아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시간·비용 많이 들어 … 의료·헬스케어 로봇 개발 성과 


▎서울 신촌동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로봇 ‘다빈치’시스템을 이용해 간암 환자의 몸에 있는 암세포를 절제하는 수술을 하고 있다.
로보스타는 지난 7월 29일 중국의 제조업체 선전 차이나스타 오토일렉트로닉스 테크놀로지와 제조용 로봇 공급계약을 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로보스타의 지난해 매출의 1.45%인 14억860만원이었다. 중국이 최근 로봇 시장을 키우겠다고 발표한 뒤 로보스타에 관심을 갖는 중국 회사가 늘었다. 로보스타는 디스플레이, 자동차용 반도체 등 산업 전반에서 활용되는 제조용 로봇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이정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로보스타의 주력 제품인 제조용 로봇은 제조 공정에서 이송과 적재용으로 활용되는 로봇”이라며 “중국에서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은 로보스타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58억원, 8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9.4%, 316.5% 늘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다 보니 주가도 오름세다. 지난 1월 2일 3855원이었던 로보스타 주가는 8월 3일 종가 기준 9000원으로 급등했다.

로보스타·큐렉소 주가 급등


인공관절 수술로봇 업체인 큐렉소의 주가는 8월 4일 종가 기준으로 7820원이다. 올 들어 이날까지 60% 올랐다. 최근 고령화 진전에 따른 헬스케어산업이 주목을 받으면서 수술로봇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면서다. 2012년 한국야쿠르트가 인수한 큐렉소는 인공관절 수술로봇인 ‘로보닥’을 선보이고 하반기에는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로보닥은 엉덩이 관절인 고관절과 무릎관절인 슬관절의 인공관절 수술 때 인공 관절이 들어갈 뼈를 깎는 의료기기다. 큐렉소 관계자는 “로봇은 미리 입력해둔 값을 정확하게 깎아낼 수 있어 일정한 수술결과를 내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강동경희대학교병원 등 13개 병원에서 로보닥을 사용하고 있다.

로봇 관련주는 정부가 지난해 로봇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관심이 커졌다. 전 세계적인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 변화에 따라 로봇 수요가 늘어나고 다른 산업과의 융합·확산을 통해 신시장 진출을 주도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정부는 지능형 로봇산업에 오는 2018년까지 약 7조원을 투자해 로봇사업 육성할 계획이다. 올해에는 지능형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2000억원을 투자한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로봇은 제조·의료·공공·방위산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이나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공장에서 부품을 끼워 맞추는 산업로봇에서 사람이 할 일을 대신해 주는 서비스 로봇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예컨대 지난 4월 일본 최대 은행인 도쿄-미쓰비시UFJ은행 (BTMU)에서 말하는 로봇을 도입했다.

서비스 로봇 가운데 가정용 로봇과 수술 로봇 등에 대한 관심이 크다. 특히 노령화·고령화에 따라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기업의 간호·간병로봇과 수술로봇 개발이 한창이다. 의료·헬스케어 분야가 매년 성장하면서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의 시가총액은 4조8000억 달러(약 5500조원)가 넘는다. 현재 수술로봇 기업 중에 미국의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과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Imperial College) 로봇 연구원 등이 의료·수술용 로봇을 개발·생산하는 대표 기업이다. 헬스케어 로봇은 시술과 최소 절개, 환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 이용되는 의료용 로봇, 의사의 수술을 지원하는 수술로봇, 환자의 재활을 돕는 재활로봇 등이 있다.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2000년 세계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암 수술과 산부인과 질환 치료 등을 수술하는 수술용 로봇 ‘다빈치(da Vinci)’의 공식 승인을 받아 로봇수술 시대를 열었다. 이 회사는 2009년 더욱 정교하고 신속한 수술이 가능해진 다빈치 Si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에는 다빈치 Xi까지 선보였다. 이 기기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도입해 암 수술에 적용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주가도 오름세다. 지난해 7월 16일 380달러였던 인튜이티브 주가는 지난 8월 3일 526달러로 38% 올랐다.

국내 기업들도 헬스케어 관련 로봇 연구·개발에 적극적이다. 3D 검사장비 생산 전문 업체인 고영은 수술로봇 개발을 추진 중이다. 특히 가장 정밀한 수술이 요구되는 뇌수술로봇과 심장 수술로봇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미래컴퍼니는 우리 몸의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핵심 병소만을 간결하게 치료해 효과를 높이는 시술법인 최소침습 수술로봇을 개발해 임상시험 준비 중에 있다. 산업용 로봇 제조 업체 유진로봇은 청소 로봇, 유비 쿼터스 홈 로봇 생산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지능형 서비스로봇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유진로봇은 지난해 10월 식사 배달 로봇인 ‘고 카트(Go Cart)’를 선보였다. 고카트는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노인 요양시설이나 식당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개발된 로봇이다.

단기 이슈보다 중장기적 성장에 주목해야

로봇주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만 로봇산업은 아직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와 하이 리턴(High Risk & High Return)’ 분야다. 아직은 바이오 기업처럼 성과를 내기까지 많은 비용이 들고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유진로봇의 주가는 최근 하락세다. 유진로봇은 지난 6월 사상 최고점인 7400원을 찍은 이후 두 달 만에 주가가 40% 급락했다. 8월 3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는 4680원이다. 올 들어 유진기업의 대표 제품인 청소로봇의 납품이 늘고 CJ E&M이 개발한 변신기차로봇 TV 애니메이션 [로봇트 레인 RT]의 캐릭터 완구 생산을 맡았다는 소식에 주가가 올랐다. 그러나 완구 생산에 대한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기대감이 떨어져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가 많이 이뤄져야 하는데 개발에서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현재 연구 중인 로봇 기업들은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실적이나 주가에 악영향을 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산업은 단기적 이슈에 쫓아 가기보다 중장기적인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ins.com

☞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주변의 여러 물건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 정보를 교류할 수 있게 하는 지능형 인프라를 말한다. 각종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헬스케어 등 거의 모든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사물 간 정보를 교류한다는 의미로 M2M(Machine to Machine)으로 쓰기도 한다.

1298호 (20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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