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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IMPRESSION] AUDI A1 | 소형차 시장 타깃 아우디의 영토 확장 

B 세그먼트 프리미엄 해치백의 새 얼굴 

글 임유신 모빌리스타 에디터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소형차 시장 확장에 열을 올린다.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노다지 같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아우디는 A1으로 소형차 시장 확대에 동참한다.

자동차 트렌드는 흐르는 물과 같다. 넘치면 모자란 부분으로 흐른다. 세단이 한창 인기를 끌다가 포화상태에 이르면 SUV로 관심이 이동하고, 중ㆍ대형 세단 시장이 커질 만큼 커지면 소형차로 수요가 몰린다. 이러한 트렌드는 소비자의 취향이 변하기도 하지만 자동차회사들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 트렌드가 이동하는 방향은 자동차 회사의 ‘수익’을 향하기 때문이다. 요즘 트렌드 리더는 프리미엄 브랜드다. 이들은 과거에 거들떠 보지던 않던 시장에 뛰어든다. 수익이 날 만한 분야라면 앞뒤를 가리지 않고 트렌드를 창조하고 판매 증가를 통한 수익 확대에 앞장선다.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집중하는 분야는 소형차다. 상대적으로 약했던 소형차 라인업을 보강해, 대중 브랜드의 상징 분야인 소형차 시장을 공략한다. 그동안 소형차 시장은 도요타나 현대ㆍ기아 같은 대중 브랜드의 전유물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A클래스를 대대적으로 정비했고, CLA, GLA 등을 새로 만들었다. 이들 차에 고성능 버전인 AMG를 적용하기 위해 AMG 역사상 최초로 4기통 엔진까지 개발했다. BMW는 자사 최초로 앞바퀴굴림 모델인 2시리즈 액티브투어러를 만들어 앞바퀴굴림 소형차의 길을 텄다.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아우디는 A3 세단과 A1으로 세그먼트 확장에 동참했다.

A1은 길이가 4m에 살짝 모자란 작은 크기의 B 세그먼트 해치백이다. 2010년 처음 나왔고 한차례 페이스 리프트를 거쳤다. 아우디가 이렇게 작은 차를 만들기는 처음이 아니다. 1999년에 A2 소형차를 만들었다. 당시 주가를 높이던 알루미늄 기술을 소형차에도 적용해, 소형차 시장에 혁신을 일으켰다. A2는 귀여운 외모와 실용적인 다목적차(MPV) 스타일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알루미늄 보디를 쓰는 바람에 차 값이 비싸 판매 부진으로 2005년 단종됐다. A1은 A2의 직계 후속이라 하기에는 크기나 형태에서 맞지 않지만, 소형차의 계보를 잇는 면에서는 A2의 후속이다.

작아도 아우디의 특성을 확실히 표현


▎개성을 살리려 했지만 차의 성격에 비해 무난한 실내.
A1은 흔히 말하는 패션카 범주에 속한다. 귀엽고 앙증맞게 생겼다. 크기는 작지만 전면부를 꽈 채우는 싱글 프레임 그릴과 LED 주간등이 번쩍이는 헤드램프가 아우디의 한식구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복주머니 형태를 닮은 해치도어는 아우디 SUV에서 가져온 디자인 특성이다. 차는 작아도 아우디의 디자인 요소는 철저하게 집어 넣었다. 패션카는 튀어야 한다. A1은 A필러에서 C필러로 이어지는 라인을 보디와 다른 색으로 처리해 독특하고 재미있는 이미지를 완성한다.

A1도 프리미엄 브랜드 모델이라 대중차에 비하면 실내가 고급스럽다. 하지만 아우디 안에서는 막내라 그런지 눈이 부실 정도로 고급스럽지는 않다. 아래급 티가 난다. 외모와 달리 실내는 톡톡 튀는 느낌이 덜하다. A1만의 컨셉트를 정해서 그에 맞게 아기자기하게 꾸미지 않고, 아우디 모델 전체의 단정한 디자인 흐름을 따른다. 경쟁 모델인 미니가 디테일 하나하나 톡톡 튀게 치장한 것과 대비된다. 시트는 울룩불룩한 버킷을 강조해 스포티한 느낌을 살렸다. 계기판 가운데 정보창은 픽셀이 눈에 보일 정도로 해상도가 거칠다. 디테일에 강한 아우디답지 않은 모습이다.

A1은 3도어와 5도어 두 가지 차체 형태로 나뉜다. 5도어는 ‘스포트백’이라는 이름으로 구분한다. 3도어 A1은 4인승인데 혼자 타기에 적합하다. 뒷좌석 가운데는 시트 대신 컵홀더를 달았다. 당연히 헤드레스트도 없다. 공간도 비좁다. 경사진 C필러 때문에 머리 공간도 여유롭지 못하다. 성인이라면 갑갑할 수 있겠다. 마음 편히 짐 공간으로 쓰는 게 낫다. 5도어는 3도어보다는 뒷좌석이 넓지만 그리 편하지는 않다.

4기통 1.6L 디젤의 최고출력은 116마력, 최대토크는 25.5kgㆍm이고, 변속기는 7단 더블 클러치(S 트로닉)다. 최고속도는 시속 200km가 나온다. 계측기로 측정한 0→시속 100km 가속은 9.8초로 제원보다 조금 더디게 가속된다. 스포트백은 10초가 나온다. 작은 차에 힘 좋은 디젤 엔진을 얹어서 여유롭게 치고 나간다. 변속기는 더블 클러치 방식이라 단수 전환이 빠르다. 엑셀 페달 응답성도 좋아서 가속이 경쾌하고 시원하다. D 상태에서 시프트레버를 아래로 잡아당기면 S모드로 바뀐다. 변속을 늦춰 좀더 힘차게 달린다. D모드와 차이가 은근히 커서 액셀 페달을 살짝 밟아도 불쑥불쑥 튀어나간다.

하체는 단단하다. 자잘한 진동은 잘 걸러내지만, 도로 상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매끄러운 도로에서는 부드럽게 달리지만, 도로 상태가 좋지 않으면 통통 튄다. 스티어링은 뻑뻑하거나 예민한 편은 아니어서 일상 운전에 편하다. 더불어 구불구불한 길에서처럼 움직임이 급하고 커질 때에는, 정직한 피드백으로 의도한대로 즉각 방향을 튼다. 코너링은 수준급이다. 도로 바닥에 끈적하게 달라붙으며 라인을 지킨다. 타이어 소리가 날 정도로 한계치에 다다르면 자세제어장치가 나서서 흐트러진 차체를 바로잡는다. 칼날처럼 파고드는 날카로운 감성보다는 정확하게 방향을 잡아가는 안정감을 우선한다. 한계치가 높기 때문에 차를 믿고 좀더 과감하게 코너를 공략할 수 있다. 앞바퀴굴림 해치백의 역동적인 달리는 맛이 맛깔스럽게 우러난다.

고속 안정성도 만족스럽다. 주행 모드는 효율성, 자동, 다이내믹으로 나뉜다. 위급에 있는 개인맞춤은 빠졌다. 각 모드 사이에 변화가 크지 않다. 대신 어떤 모드에서도 역동적인 주행 감성이 살아 있다. 변속기를 S로 맞추고, 주행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맞추면 가속과 움직임이 좀더 자극적으로 변해 ‘핫해치’스러운 역동성을 발산한다. 소형차에 디젤 엔진을 얹어서 연비는 수준급이다. 정속 주행을 하면 1L에 20km 넘게 달린다.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밟아도 1L에 15km 언저리를 맴돈다.

A1의 가격은 3270만~3720만원이다. 같은 플랫폼을 쓰는 폴크스바겐 폴로 가격이 2620만원이니, 대중차와 프리미엄 모델의 가격 차이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A1 가격이면 조금 더 큰 수입 해치백도 살 수 있다(심지어는 프리미엄 해치백도). A1을 꼭 사야 할 만한 이유를 던져 주든가, ‘작아도 아우디’라는 브랜드 가치를 확실히 전달해줘야 받아들 일 수 있는 가격이다. A1은 그런 매력이 있는 차일까? 적어도 팬시한 디자인을 높게 평가한다면 ‘YES’다.





[모빌리스타 취재팀의 평가]

김태진_ 소형차는 복잡한 도심에서 여러모로 편리하다. 무엇보다 주차가 쉽다. 프리미엄 소형차라 안전에 대한 믿음이 간다. 날렵한 핸들링을 즐길 싱글족이라면 이 차로 충분하다.

임유신_ 패밀리카에 대한 환상과 공간에 대한 욕심은 애초에 버리는 게 낫다. 운전의 재미와 높은 연비로 만족하며 타는 차다.

신홍재_ B 세그먼트 경험이 적어서 그런지 노하우가 부족해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아우디 명성 그대로지만 스타일과 컨셉트에서 작은 차만의 개성이 미약하다.

1307호 (20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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