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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튀는 글로벌 神의 직장] 구글 직원 식음료비만 1년에 1000억원 

‘샐러리맨의 천국’ 미라이공업 ‘특허 공장’으로 ... 회장이 ‘결정권 없는 파트너’인 셈코 


▎미국 구글 본사의 점심시간. 구글은 직원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 사진:중앙포토
구글은 ‘신의 직장’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뛰어난 복지를 자랑한다. 직원 복지의 배경에는 구글 특유의 ‘80대 20 법칙’이 존재한다. 일과시간의 80%는 업무에 집중하고 20%는 자신이 최대한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다른 일을 하면 된다. 자기계발할 시간이 주어진 직원들은 그만큼 창의력을 키울 수 있고, 이는 회사 업무를 보는 데도 득이 된다는 생각이다. 1년에 세 달간 무급 휴가를 쓸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녀 장학금은 물론 직원들에 대한 스톡옵션도 제공한다. 출산휴가의 경우 남자는 6주, 여자는 18주의 유급 휴직을 쓸 수 있다. 휴직 중이라 해도 주식 수익은 물론 보너스도 그대로 주어진다.

구글에서 복지는 일상이다. 사내 카페테리아에서 하루 세끼 식사는 물론 간식까지 무료로 제공된다. 구글은 전 직원 식음료 비용에만 연간 8700만 달러(약 990억원)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단순히 식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첨단 데이터분석을 통해 개인의 칼로리 소비와 건강까지 챙긴다. 개인적인 볼 일이 있다면 심부름 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직원이 회사 일을 하느라 가사일에 소홀할 경우를 대비해서 심부름 센터 혹은 가사 도우미 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한다. 가정이 편안해야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사내 병원, 물리치료 마사지 등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직원이 사망할 경우 배우자에게 사망 직원이 받던 월급의 50%를 10년간 지급하고, 자녀가 있을 경우 19살이 될 때까지 매월 약 100만원의 비용을 추가로 지급한다.

직원들이 신입 뽑는 홀푸드마켓

일본 전기설비 제조 업체인 미라이공업은 ‘샐러리맨의 천국’으로 꼽힌다. 이 회사의 정년은 70세. 채용 직원은 모두 정규직 종신 고용을 원칙으로 한다. 잔업이나 휴일근무, 정리해고 등은 이 회사에선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다. 자신의 업무량은 스스로 결정한다. 상부에 보고를 하는 일도 없다. 공장이지만 정해진 작업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 대신 1년에 약 10만원의 의류구입비를 제공한다. 남보다 먼저 승진하기 위해 무리하게 실적을 올리거나 동료의 공로를 가로챌 필요도 없다. 근속연수와 나이 순서대로 자동적으로 승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년에 약 140일을 휴가로 쓸 수 있다. 자녀 1명당 육아휴직 기간 3년이 주어진다. 5년에 한번 전 직원이 다함께 해외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이 회사가 직원 300여명의 해외 여행에 쓰는 돈은 25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2500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월급 역시 동종 업계보다 약 10% 높다. 매달 한번씩 직원들이 낸 제안서를 검토하는 행사가 열린다. 구내식당 메뉴 개선안부터 신제품 개발에 이르기까지 매년 1만건에 달하는 제안이 쏟아진다. 그 결과물이 바로 2300건에 달하는 특허다. 미라이공업 생산품의 98%가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다양한 특허상품이다.

미국 유기농 전문 수퍼마켓 체인인 홀푸드마켓은 미국 내에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자랑한다. 그러나 직원 가운데 상당수는 이민자와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스톡옵션과 성과급을 받을 뿐 아니라 매장별로 상당한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 대기업의 경우 스톡옵션의 약 70%를 임원들이 보유하는데 반해 이 회사는 단 7%만이 임원의 몫이다. 나머지 93%는 직원들이 보유하고 있다. 또한 모든 직원의 급여를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위 경영진의 임금은 임직원 평균 임금의 19배를 넘을 수 없다. 임원 연봉이 20배 이상일 경우 불공정하다는 인식을 가져온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직원의 봉사활동을 독려하기 위해서 연간 20시간 이상의 유급휴가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 회사는 매년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릴 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도 칭찬받고 있다. 다만, 입사 조건이 의외로 까다롭다. 한달 동안 인턴활동을 한 후 함께 일한 직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만 입사할 수 있다. 인사를 비롯한 주요 결정권을 경영진이 아닌, 직원에 주는 것이다.

브라질 제조 업체 셈코 파트너스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은 물론 업무 강도와 근무 장소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날이 흐려 주말 나들이를 포기했다면 출근해 일하고, 대신 맑게 갠 월요일에 쉬면 된다.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자신의 업무를 줄이는 대신 급여를 적게 받으면 된다. 반드시 사무실에서 해야할 일이 아니면 며칠 동안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일할 수도 있다. 이 회사에 일반적인 기업이라면 일반적으로 설정하는 기업 전략이나 장기 예산안은 물론이고 사훈이나 규정도 없다. 최고경영자가 일방적으로 경영방침이나 지시를 내리는 일도 없다. 그저 직원들 스스로의 선택과 협의에 따라 모든 업무가 진행된다.

이 회사가 처음부터 직원의 자율성을 1순위로 여긴 것은 아니다. 리카르도 세믈러 현 회장은 1980년대 창업자인 아버지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았다. 당시 셈코는 은행 단기 차입금 탓에 부도 위기에 처해 있었다. 세믈러 회장은 직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체질개선에 나섰지만 직원의 사기만 떨어뜨릴 뿐이었다. 1985년 세믈러는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 이른다. 그는 초창기부터 회사를 이끈 대부분의 임원과 관리자급을 해고해 유연한 조직 체계로 개편했다. 그는 ‘인간의 선함과 책임감에 대한 믿음’을 경영철학으로 내세워 ‘직장 민주주의’라는 자율 경영 방식을 도입한다. 마땅히 해야할 일이 있는 직원이 감시하지 않는다고 해서 근무시간에 딴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이밖에도 모든 직원들은 스스로 적합한 업무를 선택할 수 있는데, 신입사원은 1년 간 자유롭게 원하는 업무를 복수로 선택·경험한 후 부서를 정한다. 또한 회사내 ‘러시아워 MBA’를 운영해 퇴근 후 러시아워가 끝날 때까지 회사내에서 강연이나 수업에 참석해 교육받을 수있다.

일주일에 하루를 퇴직 후 하고 싶은 일에 투자

퇴직 프로그램 ‘Retire-a-Little(조금 은퇴하기)’도 이름처럼 독특하다. 이 제도는 젊은 사원이 일주일 중 하루를 퇴직 후 자신이 진짜로 하고 싶은 일에 투자하는 것이다. 여행이나 낚시 같은 취미활동은 물론 자기계발을 위해 공부해도 된다. 대신 월급은 조금 줄어들지만 시간이 부족해 여가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20~30대에게는 꿀맛같은 시간인 것이다. 그 결과 셈코는 지난 30여년 간 성장을 거듭해 연매출 25억 달러를 올리는 견실한 기업이 됐다. 현재 세믈러 회장의 공식 직함은 ‘결정권이 없는 파트너(Non executive partner)’다. 회장은 물론 다른 중역의 직함도 ‘동료(partner)’다. 직원들이 돌아가며 임원을 맡는 이 회사에서는 CEO도 같이 일하는 동료일 뿐이다.

- 허정연 기자 hur.jungyeon@joins.net

1308호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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