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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경쟁력 키우는 현대·기아차] 아이오닉·니로 질주 초읽기 

내년 상반기 론칭 앞두고 이미지 공개... 전기차·하이브리드 중심으로 라인업 


▎현대차는 친환경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해 만든 아이오닉(위)을, 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를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2016년 자동차 시장의 최대 키워드는 단연 ‘친환경’이다. 세계 각국의 자동차 환경 규제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어서다. 폴크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클린디젤의 위상이 추락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가 차기 ‘친환경차’ 타이틀을 놓고 영토를 넓히고 있다. 당분간은 추가 인프라 투자가 없어도 되는 하이브리드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 구축 문제로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순수 전기차도 입지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전기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장 선점을 위한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하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경쟁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나라는 일본이다. 가장 먼저 하이브리드차 양산 체제를 구축했고, 기술력도 충분히 쌓았다. 최근에는 BMW·메르세데스-벤츠·폴크스바겐 같은 독일 브랜드도 하이브리드 경쟁에 가세했다. 특히 BMW는 ‘BMW i’라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까지 내놨다. 스포츠카 못지 않은 성능을 자랑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i8과 보급형 전기차 i3를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는 국산 자동차 브랜드는 어떨까.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전 차종의 평균 연비를 25% 이상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기존 라인업의 파워트레인을 연료 효율이 좋은 차세대 엔진으로 교체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전기차·하이브리드·수소연료전지차와 같은 친환경차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 연비 달성”


▎기아 K5 하이브리드.
현대·기아차는 쏘나타·K5와 같은 기존 모델에 라인업을 추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기존 엔진을 다운사이징한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고객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 이면에는 친환경차 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 숨어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몇 년 동안 급변할 수 있는 자동차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힘썼다. 하나의 차종이나 파워트레인에 힘을 싣지 않고 모든 분야의 자동차 기술을 축척했다. 전기차는 물론이고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차를 생산할 수 있다. 독일 브랜드와의 경쟁을 위해 디젤 엔진 기술도 확보했다. 언제든 어떤 시장이 열리면 달려나갈 수 있는 브랜드가 현대·기아차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으로는 1인자의 위치에 오르기 어렵다. 먼저 달려나간 경쟁자의 뒤꽁무니만 쫓을 뿐이다. 한발 앞서 나갈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자동차가 ‘아이오닉(IONIQ)’이다. 현대차는 최근 친환경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아이오닉’의 이미지를 공개했다. 본격 론칭은 내년 1월로 예정됐다. 현대차는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로 아이오닉을 설명했다. 공기저항을 최소화해 주행성능과 연비를 극대화한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유선형의 몸체를 가졌고 표면은 매끈하게 마감해 공상과학 영화에서 볼 법한 외관을 지녔다.

내년 1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장 먼저 선을 보인다. 이어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될 예정이다. 현대차가 연비 향상 로드맵에서 밝힌 ‘3대 친환경 파워트레인’이 모두 아이오닉에 적용되는 셈이다. 하나의 차종에 ‘3대 친환경 파워 트레인’을 모두 적용하는 것은 아이오닉이 첫 사례다. ‘친환경 자동차’와 관련된 현대차의 모든 역량을 아이오닉에 집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린디젤이 주춤한 때를 계기로 친환경 자동차 시장은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아이오닉’의 어깨가 그만큼 무겁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이 현대차의 미래를 책임질 주력 차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에 아이오닉이 있다면, 기아차의 친환경 자동차 시장 공략 첨병 역할은 ‘니로’가 맡는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소형 SUV다.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기아차가 최초로 하이브리드 SUV를 출시하는 셈이다. 기아차는 니로의 이미지를 11월 16일 공개했다. 35kw 용량의 모터와 1.6 가솔린 엔진을 결합했다. 최대출력 105마력과 최대토크 1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소형 SUV 시장에서 어떻게 포지셔닝할지 니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박성민 기자 park.sungmin1@joins.com

[박스기사] 기아차 대표 친환경차 ‘K5 하이브리드’

연비·주행성능 모두 잡아

니로가 나오기 전까지 당분간 기아차의 친환경 대표 모델은 ‘K5 하이브리드’다. 12월 3일 출시했다. 공기역학 중심의 디자인과 하이브리드 전용 가솔린 엔진을 적용해 연비 효율을 극대화했다. L당 17.5km의 고연비를 달성하고도 주행성능까지 겸비한 차로 평가된다. 최대출력 156마력에 최대토크는 19.3kg·m이다. 기아차의 친환경 기술이 집약된 K5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수치를 뛰어넘는 가속력이다. 주로 전기모터로 작동하는 저속에서 치고 나가는 맛이 예사롭지 않다. 전기모터 특유의 웅장한 기계음을 내며 빠르게 속도를 붙인다. 전기모터의 힘이 조금 모자라다 느껴지는 순간부터는 가솔린 엔진이 나서 힘을 보탠다. 저속 구간에 해당하는 1500~2000rpm(분당 엔진 회전 수)에서 최대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해, 주행 중 답답함이 덜하다. 고속에서의 안정성과 핸들링도 기대 이상이다. 계기판에는 끊임없이 전기 모터와 엔진의 구동화면이 나타난다. 운전자 스스로 가속페달에 힘을 조절해 최적의 연비로 주행이 가능하다.

K5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강점은 가격이다. 최근 하이브리드에 관심을 가지는 운전자가 늘었다. 막상 가솔린 모델을 훌쩍 넘어가는 가격에 구입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기아차는 ‘하이브리드’ 보급을 늘리기 위해 K5 하이브리드의 가격을 낮췄다. 기존 모델에서 최대 47만원이 싸다. 2000만원 후반대에서 그럴 듯한 중형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가질 수 있다. 차량 등록시 취득세 140만원 감면, 채권 및 공채는 최대 200만원까지 매입 면제된다. 이와 별도로 정부로부터 하이브리드카 구매보조금 100만원도 지원받는다. 공영주차장 요금 할인, 승용차 요일제 적용대상 제외 등의 혜택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다. 저렴한 K5의 등장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대가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1317호 (201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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