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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뚫리면 돈 몰린다 | 5월 개통 예정 강남순환고속도로] 서울의 ‘변방’ 서남부권에 볕 든다 

금천에서 강남까지 30분 ... 광명 아파트·분양권 가격 강세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강남순환도로 사당IC 전경과 강남순환도로선암교 및 서초터널(왼쪽 아래).
서울 서남부의 금천·관악은 서울 주택시장의 ‘변방’이다. 지리적으로뿐 아니라 집값 수준에서도 그렇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관악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억 9500여만원, 금천구가 3억원이다. 서울 평균 5억5000여만원의 각각 73%, 55%로 평균 가격에 한참 못 미친다.

서울·수도권 부동산시장의 중심추는 강남권이다. 거리상으로 대략 강남권에 가까울수록 집값이 비싸다. 강남과의 공간적 거리는 어쩔 수 없지만 시간적 거리는 줄일 수 있다. 교통망을 개선하면 된다. 강남으로 연결되는 길은 과거 로마로 이어지는 길처럼 부동산시장의 호재다.

금천·관악이 강남과 가까워지게 됐다. 오는 5월 개통 예정인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강남순환도로) 덕이다. 강남순환도로는 금천구 시흥동에서 서초구 우면동으로 이어진다. 수도권 서남부와 강남 중심부를 최단 거리로 잇는 광역도로망이다.

수도권 서남부~강남 중심부 잇는 최단 거리


강남순환도로는 금천영업소(금천구 시흥동)~관악IC~사당IC~선암영업소(서초구 우면동)까지 총 12.4㎞를 잇는 민간 투자사업 구간과 선암영업소에서 과천시 주암동을 거쳐 수서IC를 연결하는 서울시 시공 구간으로 나뉜다. 이 중 민자 구간이 5월 개통될 예정이다. 2007년 착공에 들어간 지 8년 6개월 만이다. 이 도로가 뚫리면 금천구에서 강남권까지 차로 30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한 시간가량 소요된다.

서울 서남부권이 강남만 가까워지는 게 아니다. 앞으로 지하화되는 서부간선도로, 올림픽대로, 서울~문산 고속도로(예정)를 통하면 수도권 북부지역으로도 수월하게 연결된다. 이에 따라 음지에 있던 서울 서남부권 부동산시장이 오랜만에 햇볕을 쬐게 됐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강남 접근성이 좋아져 부동산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는데 현재 시세는 저렴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셈이어서 투자 수요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은 앞서 간다. 개통을 앞두고 강남순환도로 수혜 예상 지역 집값이 꽤 많이 올랐다. 금천구 아파트값이 지난해 5.89% 상승했다. 2009년 이후 매년 하락세나 2% 이하의 상승률을 보이다 지난해 훌쩍 올랐다. 전반적인 주택시장 회복세 영향도 있지만 강남순환도로 효과가 적지 않다는 게 부동산중개업소의 말이다.

새 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은 금천의 신규 분양물량의 인기가 높다. 분양권에 웃돈이 4000만~6000만원 가량 붙었다. 독산동 롯데캐슬골드파크 1차 전용 84㎡의 분양권 시세가 4억6000만~4억8000만원 선이다. 기존 아파트도 주택형에 따라 3000만원가량 올랐다. 관악구 아파트도 지난해 평균 5% 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금천·관악보다 강남순환도로 혜택을 더 많이 보는 곳이 있다. 경기도 광명이다. 수도권에서 강남으로 곧장 가는 길이 뚫리기 때문이다. 광명 아파트값은 지난해 13.05%나 뛰었다.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는 불티나게 팔렸다. 지난해 말 광명역세권 지구에 분양된 GS건설의 광명역파크자이2차는 1순위 평균 26.8대 1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분양권엔 상당한 웃돈이 붙었다. 광명역세권 일대 분양권은 분양가에 6000만~8000만원을 더 얹어줘야 구입할 수 있다. 광명시 행운공인 김용종 사장은 “광명은 경기도에서도 서울 접근성이 좋아 인기가 있었는데 강남순환도로 개통으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순환도로 호재를 활용하려면 강남권보다 이들 서남부 권을 눈여겨보는 게 낫다. 강남권보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뒤진 서남부권의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개통을 앞두고 부동산 가격이 꽤 올랐지만 개통 이후 실제 효과가 가시화하면서 추가로 더 오를 수 있다.


강남권보다 서남부권 주목

주변 새 아파트 분양이 많지는 않다. 올해 태영건설이 광명역세권지구에서 1500가구의 대단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쌍용건설이 금천구 독산동에서 전용 85㎡ 이하의 중소형 주택형으로 구성된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미 분양돼 입주가 빠른 단지로는 광명역세권지구에서 GS건설 등이 분양한 아파트가 있고 독산동 롯데캐슬도 한창 공사 중이다.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총 5500여가구다. 전문가들은 “강남에 직장이 있으면서 임대료가 저렴한 전세나 월세를 찾는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오피스텔 등 소규모 주거시설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한다.

-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1323호 (201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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