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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뚫리면 돈 몰린다 | 11월 개통 예정 우이신설 경전철] 교통 사각지대 서울 강북에 숨통 

노선 지나는 아파트 단지 기대감↑ ... 개통 후 추이 지켜봐야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1월 26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주민 58명은 흰색과 노란색 헬멧을 쓰고 상기된 표정으로 우이 1공구 차량 기지에 모였다. 이들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우이신설 경전철 시민 현장 체험’에 자발적으로 신청해 참여했다. 경전철 차량 기지와 차량 외관, 터널·철길 등을 둘러보고 전철을 주제로 한 사진전도 관람했다. 올해 11월 개통하는 우이신설 경전철에 대한 이곳 주민의 기대와 관심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우이신설 경전철은 서울시 최초 경전철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특히 국내 최초로 모든 정거장과 차량 기지를 지하화했다. 총 연장 11.4㎞에 정거장 13개소, 차량기지 1개소로 건설된다. 강북구 우이동을 출발해 정릉과 성신여대입구(4호선)와 보문역(6호선)을 거쳐 동대문구 신설동역(1·2호선)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다. ‘경(輕)전철’이라는 이름 때문에 작은 전철쯤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크기는 서울의 여느 전철보다 작지만 주변에 미치는 영향은 전철 못지 않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크기만 작을 뿐 기능적인 면에서 전철 노선과 같은 효과를 지니기 때문에 인근 상권과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의 가장 큰 의미는 강북 지역 교통난 해소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동북부 지역의 열악한 교통 여건에 숨통이 트이게 되고 역세권 개발로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며, 지역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출퇴근 시간대에 우이동에서 동대문구 신설동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존 50분에서 20분으로 30분 단축된다. 그동안 이 지역은 서울시의 대표적인 ‘교통 사각지대’로 꼽혔다. 도로가 좁아 상습적인 정체를 겪는데다, 지하철 노선이 발달하지 않아 마을버스 등을 이용해 지하철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 지역의 고질적인 차량 정체 문제가 해소돼 인근 부동산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경전철의 특성상 개통 전보다는 개통 이후에 추이를 지켜 보면서 시세가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수혜 지역으로는 강북구·도봉구·성북구의 경전철 역세권 일대와 길음·미아 뉴타운 등이 꼽힌다. 권 팀장은 “경전철 노선이 단지 바로 앞을 지나는 SK 북한산시티아파트나 인근에 경전철이 있는 벽산라이브파크아파트 등의 가격에 이미 기대심리가 반영됐다”며 “이들 아파트는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을 때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길음과 미아뉴타운 중에선 미아뉴타운이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아동 OK공인중개사사무소 이태희 공인중개사는 “중개사무소를 찾는 10명 중 8명은 경전철과 관련된 질문을 한다”며 “최근 아파트 매매가 주춤한 가운데 경전철 노선에 있는 역세권 상가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길음 뉴타운 인근 부동산의 공인중개사는 “길음뉴타운의 경우 기존 4호선 노선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교통난 해소에 대한 체감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은 인근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아동의 효성해링턴플레이스와 길음동의 길음 3구역 롯데캐슬이 올해 분양을 앞두고 있다. KB국민은행 명동스타 PB센터 박합수 팀장은 “주거 선택 기준에서 강남은 일순위가 교육, 강북은 일순위가 교통일 정도로 강북 지역에서는 교통 이슈가 중요하다”며 “경전철이 인근 지역의 분양시장에 상당한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1323호 (201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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