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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뚫리면 돈 몰린다 | 4월 개통 예정 수원~광명고속도로] 수도권 서남부 관통하는 잠재 호재 

화성에서 광명까지 15분 ... 부동산 경기 둔화로 약발 떨어져 

박상주 기자 sangjoo@joongang.co.kr

수도권 서남부 지역을 관통하는 길이 열린다. 경기 수원시와 광명시를 연결하는 수원~광명고속도로(27.38㎞)가 완공 막바지다. 4월 개통 예정으로 국도1호선과 경부고속도로를 보완하는 새로운 수도권 서부지역 간선도로망이 될 전망이다. 경기 화성시 봉담읍에서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까지 이어진다. 4~6차로로 건설 중이며 기존 35분 걸리던 주행시간이 15분으로 확 줄어들 전망이다.

수원~광명고속도로는 서수원에서 오산, 평택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와 연결된다. 이후 광명-서울-문산 구간까지 길을 뚫을 예정이다. 모두 개통하면 수원에서 문산까지 가는 데 1시간 정도 단축된다. 이에 따라 시흥·광명·화성 등 택지지구 교통 여건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광명의 3.3㎡당 아파트 시세는 1254만원으로 2년 전에 비해 160만원가량 상승했다. 고속도로 개통을 둘러싼 인근 지역에 새로운 아파트 단지도 들어선다. 대우산업개발은 JCT가 있는 봉담읍 와우리에 184세대 아파트를 3월에 분양할 예정이다.

다만, 올 들어선 부근 부동산 시장이 냉랭한 편이다. 개통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부동산 경기가 숨고르기에 들어가서다. 주변 부동산중개사들은 경기 한파가 고속도로 개통 호재를 집어 삼켰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타이밍이 문제다. 고속도로 계획이 발표되고 착공이 시작된 2013년 무렵은 수도권 부동산 경기 호황이 한풀 꺾였을 때다. 그럼에도 서울·수도권 일대에 오랜만에 고속도로가 들어선단 소식에 시흥·광명·화성 지역 택지지구에 대한 반사이익 기대감이 컸다. 이에 따라 인근 지역 부동산 가격이 일정 수준 올랐다. 그러나 이후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면서 막상 개통을 앞두고선 개발 기대감이 사그라들었다. 화성시 봉담읍 KB부동산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고속도로가 뚫린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기대감이 컸지만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서 매매하겠다는 사람이 줄었다”면서 “활발하던 토지 거래도 올해 들어 가격 변화가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급매 거래 정도만 이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말 수도권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터지기도 했던 터라 수도권 아파트도 그리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돼 고속도로 개통이란 호재 효과가 반감됐다는 얘기다. 고속도로 맞은편의 수원도 마찬가지다. 수원시 호매실동 LG삼익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수원 쪽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거래가 활발하긴 하지만 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다”며 “수도권 주변 지역으로 고속도로가 흔하게 뚫린 터라 새로운 고속도로 효과가 반감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속도로 개통이 분명 호재이긴 하지만 그것도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있을 때라야 의미가 있다”며 “올해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된 탓에 도로 개통만으론 투자하기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도권 부동산 경기 회복이 관건이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 조짐을 보이면 고속도로 개통 호재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 경기 반등기가 오면 아파트 실수요자들이 수월해진 교통 여건에 주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박상주 기자 sangjoo@joongang.co.kr

1323호 (201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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