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하영목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대결’로 촉발된 인공지능(AI) 분야가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면서 4차 산업혁명에까지 관심이 번지고 있다. 최근에는 ‘포켓몬 고(PokeMon GO)’라는 증강현실(AR)을 응용한 몬스터 게임의 열기도 후끈하다. 이 게임을 출시한 닌텐도 주가는 일주일 만에 2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사람과 로봇(컴퓨터)의 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육체적 근력’을 이용하는 측면에서 로봇이 사람을 대치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두뇌를 사용하는 ‘지적능력’ 분야에서는 사람이 압도적 우위를 점했었다. 이제는 달라졌다. ‘지적영역’에서도 로봇이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기량을 갖게 됐다. 미국 월가 주식거래의 70%는 컴퓨터 알고리즘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사람의 판단보다 컴퓨터 알고리즘의 의사결정이 돈을 벌기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가 도래하면서 클라우드 슈밥 교수가 주창한 4차 산업혁명이 부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사이버의 세계와 현실 세계가 하나처럼 연결되는 환경이 열린다는 의미다. 다시 말하면 아날로그 산업(Autom Industry)과 디지털 산업(Bit Industry)이 하나로 연결되는 세상을 예고한다.

이에 따른 기술은 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 등을 결합해 ‘자율주행’과 같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낸다. 바쁜 일상의 사람들에게 ‘시간’이라는 제약 요소를 뛰어넘게 해주는 가치다.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제공한다. 이런 일은 O2O(Online to Offline)비즈니스 모델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예를 들어 내비게이션의 원래 목적은 ‘길 안내’에 있었다. 지금은 길 안내는 기본이고 실시간으로 교통 상황을 반영해 막히지 않는 우회 도로를 추천해준다. 어디 그 뿐 인가. 현실 세계와 똑같은 상황을 온라인 상황에서 재현해 맛집 등도 추천해 준다. 또 다른 예로 ‘아마존데쉬’를 들 수 있다. 필요한 물건을 사전에 준비해 주문과 동시에 배달하는 선 예측 맞춤 서비스(Before service)다. 이런 방식으로 발전하는 기술의 진보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수천 년 인류 역사의 난제는 늘 반복해서 악마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전쟁과 살육’ ‘빈곤과 실업’ ‘양극화와 계급투쟁’ 등이 그렇다. 새로운 시대의 도래는 장밋빛 미래 이전에 우리가 해결해야 할 산적된 문제도 있다. 변화는 조금씩 이뤄지는 것이다. [어떻게 그들은 한 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가-빅뱅 파괴자들의 혁신 전략]의 저자 래리 다운즈와 폴 누네스(Larry Downe & Paul Nunes)는 ‘빅뱅 파괴적 혁신’을 이렇게 설명한다. 거대한 기존 질서와 산업이 무너지는 상황이 불가피하며, 이것으로 인한 기존의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실업 사태가 속출하고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는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불안 요소가 커지면 ‘전체주의’ 같은 집단이 쉽게 등장한다. 최악의 경우 사람의 자유를 제한하는 전쟁과 살육이 자행된다. 이런 과거의 역사를 되짚어봐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 변화의 물결이 목전에 와 있다. 이럴 땐 우리 공동체가 지켜 나가야 할 ‘옳은 일’과 ‘바른 가치’가 무엇인지를 깊이 되짚어야 할 것이다.

1346호 (201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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