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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채권 투자] 저성장·저금리·고령화 시대 선택 아닌 필수 

 

정동휘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 선임연구원
국내외에서 만기 50년물 초장기채까지 등장 … 신흥시장 채권 펀드 유망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 이어 중국·태국과 같은 신흥국도 초저금리 추세를 맞아 장기 채권을 활발히 발행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만기가 50년 이상인 초장기채 발행이 검토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해외 채권 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에서 큰 변화 중 하나는 채권이 과거 어느 때보다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을 위해 정책금리 인하 및 자산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채권시장이 지금까지 강세를 이어온 결과다. 최근에는 유로존은 물론 일본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금리를 급격히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이 선진국보다 이자율이 높은 신흥국으로 눈을 돌리면서 신흥국 채권시장도 좋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채권투자 선호도가 높다. 연초 이후 8월 24일까지 공모펀드 유형별 자금 유출입 내역을 보면, 국내 주식형에서 6조1000억원, 해외 주식형 5000억원이 순유출된 반면 국내 채권형에 6조8000억원, 해외 채권형 1조3000억원, 머니마켓펀드(MMF) 27조7000억원이 순유입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영향으로 채권형 펀드에 돈일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적 상황이나 인구분포 등 각 국가별로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보다 저금리를 먼저 겪었던 일본을 살펴보면 저금리 현상이 투자자들의 수익률 갈증으로 표출되면서 해외 채권 및 위험자산 투자가 늘었다. 일본은 1991~2000년에 걸친 10년 불황을 겪고 제로금리마저 겹치자 2000년대 들어 해외 투자로 관심을 돌렸다.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의 출현이 대표적이다. 일본 주부들은 저금리의 엔을 빌려 해외 고금리 상품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를 감행하면서 위험은 다소 높지만 고수익을 추구했다.

그럼 실질금리 0% 시대 문턱에 들어선 한국의 자본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 저성장·저금리와 함께 고령화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신흥국 채권에 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플러스)펀드는 선진국과 신흥국 우량 국공채, 모기지채권, 원화채권, 투자등급 이상 회사채에 자산배분하는 글로벌 채권펀드다. 전 세계 40여개국 500개 이상의 채권에 분산 투자한다. 펀드의 평균 신용등급도 A- 이상으로 안정적이고,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신흥국 지역의 채권 투자 비중을 최근 50%대로 늘려 펀드 성과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이 펀드의 최대 장점은 변동성이 적다는 점이다. 최근 1년 변동성 1.54%, 3년 1.64%, 5년 2.19%로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플러스)펀드 외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블랙록 아시아퀄리티펀드는 이머징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우수한 신용등급의 저평가된 아시아 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글로벌 채권 대비 높은 이자수익을 추구하고 짧은 만기로 운용되는 특징이 있다.

초저금리는 양면성이 있다. 대출에 의존하는 가계·기업에게 저금리는 매력적이나 현재의 소비를 줄이고 저축한 이들에게는 자산 증가 효과가 거의 없어 좌절감을 안겨준다. 초저금리 현상은 지속적인 거시경제 환경이 될 수 있다. 연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차례 정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하지만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고,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저성장에 빠진 글로벌 경제환경 탓에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국내외에서 초장기채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으로 투자자들이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국내보다 높은 금리를 추구하는 해외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1356호 (201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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