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조원경의 ‘노벨경제학자의 은밀한 향기’ (31)] 신호이론으로 배우는 연애의 기술 

 

조원경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
마이클 스펜서, 구인·구직 과정의 정보 비대칭 문제 연구
100번 선을 보고도 옆구리가 시린 남자가 넋두리를 한다. “올 한 해도 그냥 가네요. 애인이 없어서 그런지 떨어지는 낙엽이 나 같아요. 가을 바람이 잎새에 스쳐 우니 나도 따라 울고 싶어요. 주변에서 눈을 낮추라고 하는데, 나 눈 높지 않아요. 소개팅을 부탁해 놓긴 했지만 도대체 몇 번이나 더 해야 내 반쪽을 찾을 수 있을까요?” 당신이 싱글이라면 이 말에 공감할지 모르겠다. 오늘도 어딘가에 있을 반쪽을 찾아 거리를 서성이는 사람들이 붐빈다. 연애와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삼포 세대’의 우울한 자화상이 도처에 있으나 사랑하고 싶은 사람을 찾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그래서인지 경제학도 짝 찾기를 포기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연구한다. 관련 학자와 책도 등장한다.

완벽한 짝, 직장, 집을 찾으려면

미국 스탠퍼드경영대학원 경제학과에서 교수로 일하는 폴 오이어가 펴낸 [짝찾기 경제학]은 탐색, 신호, 역선택, 빈말, 통계적 차별, 두터운 시장, 네트워크 외부효과 같은 개념으로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짝 찾는 과정을 소소한 이야기로 설명한다. 천생연분인 짝을 찾는 데 숨바꼭질을 하든 세계일주를 하든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면 구애에 나선 이들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최적의 짝을 구하는 것은 무모한 행동일까? 그래도 잃어버린 성궤도 아닌 하늘 아래 어디에 있을 짝을 찾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주변에서 보면 매력적인 사람도 짝이 없고 스펙을 모두 갖춘 뛰어난 구직자가 직장을 못 찾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좋은 집이 팔리지 않는 경우도 종종 눈에 뛴다. 이유는 뭘까. 완벽한 짝, 직장, 집을 찾기 위해 수요자나 공급자 모두 시간이나 돈을 무한정 쓸 수는 없다. 금전적·시간적 비용을 따지다 보면 효용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는 게 경제학의 기본 원리다. 그래서 골드 미스도 나오고 자발적 실업자도 나오는 것이다. 물론 탐색과정 자체에서 그대가 노총각·노처녀라 해도 효용을 느낀다면 중단하지 않고 호텔 로비를 서성여도 무방하다. 그러나 비용이라는 것을 무시하고 평생을 살 수는 없지 않겠나! 단 한 번의 인생인데 이 가을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함께 낙엽을 밟는 낭만에 대해 이야기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면 가슴이 부풀지 않나!

이제 잠시 수학 시간으로 돌아가 조합과 확률을 이용해 몇 번째 소개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날 것인가를 계산해 보자. 혹시 100번 선 본 남자에게 교훈을 줄지도 모르겠다. 이 계산에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소개팅 당사자가 지금 소개팅을 하러 나온 상대와 예전 상대를 비교해서 누가 더 나은지 알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조건은 이전에 만났던 소개팅 상대는 다시 연락할 수 없다는 것이다. 100번 선 본 남자는 과거를 회상하면서 때로는 그 때 그 사람이 가장 좋았다고 후회를 한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이라고 우산을 들고 배회한다. 뒤늦은 소회에 그의 뒷모습이 쓸쓸하게 느껴진다. 연락처는 어디 갔는지 모르겠고 술이라도 한잔 걸쳐야 잠이 올 것 같다.

100번 선 본 남자는 몇 번째 여자에게서 가장 만족을 느꼈을까? 위에서 언급한 두 전제를 바탕으로 계산해 보면 첫 번째 소개팅이 최고의 만남이 될 확률은 1%라고 한다. 두 번째 소개팅이 최고의 만남일 확률은 5%로 높아지고 세 번째 소개팅이 최고일 확률은 8%로 계속 높아진다. 하지만 많은 사람과 소개팅을 한 후 상대를 선택하는 게 늘 좋진 않다. 오히려 100번째가 최고의 만남이 될 확률은 1% 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는 몇 번째 만남에서 최고의 짝을 찾을 수 있었을까. 조합 공식으로 계산해 보면 37번째가 최고의 만남이 될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한다. 100번 선 본 사람이 그리 흔한 것이 아니므로 10번의 소개팅을 했을 때를 생각해 보자. 이 경우 세 번째 만남이 39.9%의 확률로 최고의 만남이 된다고 한다. 최고의 짝을 만났다고 최고의 사랑이란 결실을 맺을 거라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상대가 당신을 좋아해 줄 것이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상대를 사로잡으려면 자신만의 독특한 비법이 있어야 한다.

이 대목에서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스탠퍼드 대학 경제학과 교수 마이클 스펜서의 ‘신호이론(signalling theory)’을 살펴보자. 신호이론이란 구인과 구직 과정에서 일어나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관해 설명한 이론이다. 회사에서 신입사원 면접을 본다고 하자. 이 상황에서 회사는 지원자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반면에 지원자들은 스스로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 지원자들은 회사 측에 학력과 학점, 영어 실력, 경력 등의 신호를 면접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보여줘야 한다. 신호이론은 소개팅에도 적용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매력을 뽐내야 하는 소개팅 상황은 입사 면접 상황과 비슷하다. 다만 소개팅에서는 회사에서 요구하는 조건과는 다른 유머감각, 외모, 경제력 등의 신호를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

최고의 짝을 만났다고 사랑이 결실을 맺을까

스펜서는 신호를 과감하게 보내라고 외친다. 그게 신호이론의 핵심이다. 잘 모르는 사람과 데이트를 해보면 돈을 많이 벌고 다정다감하며 가정환경이 평온하다는 사람이 많다. 사실이라고 믿는다면 당신은 너무 순진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대부분 빈말일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하지 않을까? 빈말을 하는 건 과장해야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스펜서에게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포장 기술의 향기’가 느껴진다. 그를 연애 경제학의 도사로 부르면 어떨까? 사실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물건을 파는 기업의 마케팅이나 표를 얻으려는 정치인의 공약, 구직자의 자기 소개서와 비슷하다. 약간의 허풍이 성공하려면 그것이 진심이라고 신호를 보내라고 주문한다. 돈을 잘 번다고 얘기했다면 첫 데이트 때 돈을 많이 써서 진정성을 입증해야 상대가 믿지 않겠나! 이쯤에서 누군가는 반감을 가질 수도 있겠다. 아무리 연애의 기술이 중요하더라도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진정성을 다 보여줬는데도 사랑에 실패해 외로움을 느낀다면 경제학적으로 무슨 의미일까. 사랑이라는 시장에서의 실직 상태라고 함은 어떨까? 사랑 시장에서 취업과 경력직 이직, 재취업은 결혼, 이혼, 재혼과 매우 닮았다고 하더라도 무리한 비유는 아닐 것 같다.

똑똑하고 사리가 분명한 사람이라면 소개팅 상대가 말한 정보만으로 판단할 것인가를 문제 삼을 수 있겠다. 소개팅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말이 정말 맞는지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이다. 흔히 근거가 부족한 말하기를 ‘값싼 말(cheap talk)’이라고 정의한다. 스펜서는 값싼 말을 하기보다는 ‘값비싼 혹은 가치 있는 신호(costly signal)’를 보내야 상대의 관심을 더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치 있는 신호는 무엇일까? 어떤 신호를 보내야 상대가 나의 매력을 믿을 수 있을까? 가치 있는 신호는 동물의 세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스라엘의 진화 생물학자 아모츠 자하비는 자연계에 만연한 가치 있는 신호를 ‘핸디캡 이론’으로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신호를 생산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수록 가치 있는 신호다. 자원과 능력이 없는 사람이 과연 신호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는 건 당연하다. 자하비는 수컷 공작이 거추장스럽고 사치스러운 꼬리를 달고 다니는 것은 ‘나 능력 있는 놈이라 이런 깃털이 있는 거야’라고 신호를 보내는 거라고 한다. 자신의 핸디캡을 감추려고 허풍을 떤다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도 과시적 소비를 한다. 혹시 당신은 능력도 안 되는데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돈을 펑펑 쓴 적이 없나? 어디 과시적인 것이 돈에만 국한되나? 남자로서의 육체적 자신감을 과대포장하거나 따뜻한 남자로서 모든 걸 다 들어줄 만큼 사랑하겠다고 지고지순한 양이 된 적은?

가치 있는 신호를 보내라

좀 더 진지하게 진화심리학자 제임스 밀러의 생각을 들어 보자. 우리는 때로는 ‘나 돈 좀 있는 남자야’라며 과시할 수 있다. 보자마자 비싼 레스토랑으로 직행해 고급 음식을 시켜 보자. 때로 이게 먹혀 들어가기도 한다. 이는 ‘과시적 낭비’에 해당한다. 그런데 그녀가 신뢰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돈만 낭비 아닌가? 그래서 ‘과시적 정확성’과 ‘과시적 평판’이 보완돼야 한다 과시적 낭비가 상대를 위해 낭비할 능력과 의향을 보이는 것을 뜻한다면, 과시적 정확성이란 특정한 일에 긍정적인 태도와 능력을 보여 자신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것을 말한다. 여자들은 사실 이런 자신에 찬 남자를 좋아하게 마련이다. 가끔은 자신의 친구가 상당한 사람이거나 자신의 주변 사람이 퍽 괜찮다는 것을 보여줘서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한다. 이런 장면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지 않나. 평판을 과시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경계의 눈초리를 보여줘야 한다. 과시적 평판이란 사람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고 평판이 좋다는 것을 보여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는 방법이다.

밀러는 이 세 가지 조건 중에서 상대방이 가장 선호하는 가치 있는 신호가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는 것이 연애의 기초라고 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각자 이성에 대해 ‘필수요건’을 다르게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충족돼야 상대에게 마음을 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뛰어난 유머감각을 필수요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그걸 충족시키는가를 확인한 후 상대방에 대한 호감의 정도를 결정한다.

만약 상대가 유머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또 다른 신호를 찾는다. 나와 같은 취미를 가졌는지 또는 성장배경 같은 다른 가치 있는 신호를 겸비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따라서 마음에 드는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려면 상대방이 선호하는 가치 있는 신호가 무엇인지를 필수요건으로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이것이 상대의 마음을 여는 첫 번째 관문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는 상대방이 부수적으로 선호하는 가치 있는 신호를 찾아서 보여줘야 한다. 결론적으로 최고의 사랑을 만들려면 이 같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학자들의 견해이다.

스펜서의 신호에 의한 짝짓기 이론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나. 너무 성급하게 결정하거나 너무 재지 말라는 것이다. 그토록 많은 탐색비용을 들여 빈껍데기의 이성을 찾아 산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일 아닌가? 덧붙여 그는 우리에게 확률은 확률일 뿐이니 순서와 상관없이 운명이라고 느끼면 적극 신호를 보내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명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스펜서는 구직시장에서 신호이론을 연구했다. 구직시장은 흔히 구인자와 구직자 간에 ‘정보 비대칭’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회사는 구직시장에서 지원자의 역량을 판단하기 어렵다. 정확하게 판별하려면 그만큼 돈과 시간이 소모된다. 대신 회사는 학벌·자격증 같은 간판을 토대로 지원자의 역량을 추정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반대로 구직자는 간판을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신호로 활용한다. 신호이론의 관점으로 요즘 과도한 스펙을 갖추려는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면서 회사들이 지원자들에게 대학 졸업장 이외에 무언가 자신을 보여줄 신호를 요구하는 것이 합리적인 행동일 수 있다. 스펙이 직무와 연관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능력 있는 지원자를 판단하는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신호에 대한 심사 과정이 제대로 작동해야

스펜서는 ‘시장신호(Market Signaling)’를 좋은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 정보를 소유하지 못한 사람에게 정보를 제공해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으로 정의했다. 이 경우 교육이 하나의 신호가 된다. 그런데 스펜서는 교육이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가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다. 졸업장은 그냥 간판이라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교육을 통한 생산성 증대를 중시하는 것이 인적 자본론인데, 신호이론은 교육이 생산성을 증대하는 데 기여하지 않는다고 본다.

기업가가 노동자를 채용할 때 선발과 훈련비용이 든다면 이러한 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능력 있고 우수하며 오래 근무할 수 있는 근로자를 채용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직한 성향을 채용 때 쉽게 알기 어렵다. 고용주는 학력이 노동자의 능력, 우수성, 직장에서 요구되는 인성과 정(+)의 관계에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모든 것을 훤히 알고 채용한다면 채용 비용이 어마어마하기에 능력의 대리변수로 학력이 신호효과를 내게 된 것이다. 근로자는 이를 알고 간판을 따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게 되고, 결국 교육을 매개로 사람을 골라내는 선별 과정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건 생산성 증대와 무관한 채용의 지표에 불과하다는 것이 스펜서의 주장이다.

신호 이론을 이용하면 기업 재무도 일부 설명할 수 있다. 기업의 현금배당을 예로 들어보자. 신호이론 관점에서 시장은 현금배당을 꾸준히 하는 기업을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으로 판단한다. 배당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우리는 싫든 좋든 자기를 알리는 신호를 과감하게 보낼 수밖에 없다. 그것이 살벌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원자가 너무 많은 구직시장의 과수요 상황에서 기업의 고용 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중복 지원도 넘쳐 난다. 이 경우 시장의 비효율을 줄이고 일자리 미스매치를 방지하려면 구직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중개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보자. 결혼시장에서 중매인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구직자가 100개의 원서를 냈을 때, 중개자가 딱 2곳만 선정해 강력한 신호를 보내면 각종 혼잡비용을 줄이고 구인자가 원하는 사람을 큰 비용 없이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기업은 지원자 수가 적기에 이 과정에서 지원자의 자질을 온전히 평가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실제로 미국경제학협회 같은 곳이 중개자가 되어 대학에 교수로 취직하는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또 다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매칭의 대가인 앨빈 로스가 시장 설계 이론을 기초로 이 프로그램을 실시했는데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한다. 중개자가 서로의 눈높이와 자질을 제대로 조절하는 기능을 한 것이다,

물론 일방이 보낸 신호에 대해 상대방이 심사(screening)하는 과정이 제대로 작동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래야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작용하는 한 신호 보내기와 걸러내기가 잘 작동해야 시장에서 불만이 적어지고 사회 후생이 증대된다. 그래서 신호이론은 정보경제학의 한 축이 되고, 우리는 자기를 제대로 알리는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모쪼록 시린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연인들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마이클 스펜서(A. Michael Spencer, 1943년~) - 미국의 경제학자로 1973년 발표한 논문에서 정보 격차의 해소 방안으로 ‘시장 신호이론(market signaling)’을 제시했다. 개별 경제 주체가 상호 정보 보유량의 격차가 있는 시장에 참여하면서 문제를 조정해가는 과정을 분석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정보량이 풍부한 쪽에서 정보량이 부족한 쪽에 어떻게 자신의 정보를 정확히 전달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는지를 보여준다. 경제 주체 한 쪽이 신호효과를 거두려면 다른 한 쪽에게 자신의 능력 또는 상품가치나 품질을 확신시킬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호 개념을 노동시장뿐 아니라 여러 다양한 시장에 적용했다. 그는 현재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로 계량경제학회(Econometric Society) 특별회원으로 재직 중이다.

조원경 - 연세대(경제학과)와 미국 미시간주립대(파이낸스 석사)를 졸업했다. 행시(재경직) 34회 출신으로 재무부·재정경제원·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에서 관세, 물가, 복지, 소비자, 국제금융, 통상, 대외경제 분야에서 일했다. 미주개발은행 이사실에서 한국 대표로 근무했다. 현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이 있다.

1360호 (2016.11.21)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