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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의 이 한 문장] 선제 공격으로 예봉을 꺾어라 

 

김경준 딜로이트 안진경영연구원장
기회를 잡는 방법에는 3가지가 있다. 상대방이 공격해 오기 전에 기회를 잡아 먼저 공격하는 방법을 ‘선(先)의 선(先)’이라 하고, 상대방이 먼저 공격해 오기를 기다렸다가 빈틈을 공격하는 방법을 ‘후(後)의 선’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대등(對等)의 선’으로 서로 공격하는 가운데 먼저 기회를 잡아 공격하는 방법이다. 싸움에서 이기려면 상대방보다 먼저 기회를 잡아야 한다. -불의 장

승부는 먼저 기회를 만들어서 잡는 자가 이긴다. 기회를 잡는 방법은 ‘선(先)의 선(先)’ ‘후(後)의 선(先)’ ‘대등(對等)의 선(先)’ 이렇게 세 가지가 있는데 중요한 것은 모두 선(先)이라는 점이다. 공격을 시작하는 것과 기회를 포착하는 것은 다르다. 선제공격이라도 일격필살의 기세가 부족한 허세는 약점만 노출할 뿐이다. 선제공격이든, 역공이든, 맞서기이든 중요한 것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공격의 순서가 아니라 ‘실질적인 기회를 누가 잡았느냐’는 점이다.

공격과 방어가 끊임없이 교차하는 칼싸움에서는 기회가 순식간에 생겨나고 사라진다. 이때 침착하게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선의 선’은 현대 검도에서도 가장 정확하고 깨끗한 승리로 인정하는 공격이다. '적의 형세를 파악하고 본격적인 공격 이전에 선제공격으로 예봉을 꺾어라. 그리고 적군의 기세가 꺾이는 순간 강하게 몰아붙여 승리를 확정하라'는 무사시의 가르침은 병법의 기본이다.

일본 전국시대 최고의 무장으로 평가받았던 오다 노부나가는 기회선점에서 탁월했다. 오다 노부나가의 전략적 역량은 오케하자마 전투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1560년 당시 오와리국의 태수였던 오다는 이마가와 요시모토가 이끄는 4만 대군의 공격을 받았다. 오다의 병사는 4000명 정도였다. 비상 회의를 열었으나 참모들의 의견은 비관적이었다. 열 배나 되는 적에 맞서 싸우는 것은 무모하니 험한 꼴을 당하기 전에 차라리 모두 함께 자결하자는 게 중론이었다. 오다는 출정 명령을 내리고는 아츠타 신궁(神宮)을 향해 달려갔으나 뒤를 따르는 병사들은 1000여 명에 불과했다. 그는 신궁 안으로 들어가 승리를 기원하는 참배를 올렸다. 신의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흰 비둘기가 날아올랐다.

초조함과 두려움이 섞인 심정으로 대기하고 있던 병사들의 사기가 끓어 올랐다. 마침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부하들에게 ‘적에게 들키지 않고 기습할 기회를 하늘이 내렸다’고 전의를 북돋았다. 적진 앞에 다다른 그는 공격명령을 내린 후 그대로 돌격했다. 10배의 숫자를 믿고 있던 적군들은 예기치 않은 선제 공격에 우왕좌왕했다. 목숨을 아끼지 않는 장수의 모습에 병사들의 전의가 불타오르면서 적장의 목을 베면서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오다 노부나가는 자신감과 운에만 의존하지 않았던 치밀한 전략가였다. 아츠타 신궁에서 흰 비둘기를 날린 사람이 바로 오다 노부나가 자신이었다. 두려움에 떠는 병사들의 심리를 읽고 선수를 친 것이다. 또한 전투 당일 비가 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도 예측하고 있었다. 기습시 정확한 지점을 선택해 공격한 것은 오다 노부나가가 일찍이 방랑하던 시절, 그 지역을 지나면서 지형을 철저하게 익힌 덕분이었다. 선제공격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투지의 결합물이었다.

1366호 (201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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