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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7, 국내 기업 비장의 무기는] 삼성·LG전자, AI 접목한 ‘진짜 스마트홈’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두루말이형 TV 깜짝 출연 기대 … 현대차,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시연

▎LG전자는 CES 2017에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홈’ 가전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은 LG전자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 ‘IFA 2016’에서 공개한 스마트 냉장고. 스마트 냉장고는 투명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냉장고에 보관 중인 식품을 볼 수 있다. / 사진:LG전자 제공
‘스마트홈의 진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소비자가 전전시회(CES) 2017’에서 선보일 가전제품 키워드다. 이번에 선보일 스마트홈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해 CES 2016에서 선보인 제품보다 한층 더 진화됐다. 삼성전자의 대표상품은 IoT 기반의 2세대 냉장고인 ‘패밀리 허브’다. 지금은 소비자가 냉장고 앞면에 달린 21.5인치의 디스플레이 안에 탑재된 쇼핑기능을 조작해 음식 재료를 주문하지만 앞으로는 음성으로 명령이 가능해진다.

가령 음식을 하는 도중에 소비자가 냉장고에 대고 “버터 주문해”라고 말하면 디스플레이에 연결된 쇼핑몰에 자동 연결해 주문을 넣어준다. 삼성전자는 또 무풍 냉방을 즐길 수 있는 ‘벽걸이형 무풍에어컨’도 선보인다. 무풍에어컨은 스피드 냉방으로 쾌적온도까지 빠르게 도달한 후 에어컨 전면부의 수많은 마이크로홀을 통해 균일한 온도의 냉기를 분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에어컨에 IoT 기술을 넣어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조정해 설정 온도를 조절하거나, 일일 에너지 사용량 확인도 가능하다.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가전

LG전자는 AI 딥러닝(Deep Learning, 자기학습)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가전을 내놓는다. 스마트 가전은 각종 센서와 무선인터넷을 통해 사용자의 생활 패턴, 주변 환경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한 다음 서버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후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생활 패턴과 환경에 최적화된 방식을 스스로 찾아준다. 예컨대 기존 에어컨이 거실 곳곳을 균일하게 냉방한다면,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 에어컨은 사용자가 주로 머무르는 공간을 구분해 집중 냉방한다. 스마트 냉장고는 문이 열리는 횟수와 시간을 분석해 사용자가 문을 열지 않는 취침 시간에는 자동으로 절전 운전을 한다. 송대현 LG전자 H&A 사업본부장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똑똑한 가전제품으로 앞으로 딥러닝 가전이 스마트홈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도 등장한다. CES 전시장 LG전자 부스에는 AI 기술을 탑재한 공항용·청소로봇을 전시할 예정이다. 공항용 로봇은 한국어나 영어 등 언어를 구사한다. 공항 내 시설을 안내, 손님을 원하는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기도 한다. 또 심야시간에는 청소를 담당해 무인 청소도 가능하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CES에서 생활로봇 사업에 대한 구상을 발표한다. 이곳에서 선보인 공항용 로봇은 2017년 내에 인천국제공항에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도 전시한다. 삼성전자는 3세대 퀀텀닷(양자점) TV를 선보인다. 퀀텀닷은 빛을 정교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나노미터(10억분의1m) 크기의 반도체 입자다. 색을 나노 단위의 정확도로 조절할 수 있어 일반 TV에 비해 5배 이상 정확하고 순수한 색을 구현해낸다. 이번 TV 모델은 기존 1~2세대 때 불렸던 SUHD(삼성전자의 최고급 초고선명 TV 브랜드명)라는 이름 대신 QLED TV로 불린다.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신제품을 공개한다. 새 OLED TV는 벽지처럼 얇으면서 두루마리처럼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 TV’ 형태를 띌 것이 유력하다. 롤러블TV는 보관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곡률에 따라 입체감이 높은 화질을 제공한다. 일각에서는 종이처럼 얇은 ‘벽지TV(Wallpaper TV)’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휘거나 구부릴 수 있는 미래 디스플레이 패널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관심사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자동차와 스마트폰, 옥외광고 등에 쓰일 수 있는 다양한 플렉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로봇·퓨처로봇도 로봇 신제품 내놔

미래자동차 기술인 자율주행은 CES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키워드다. 자율주행차는 사람의 개입 없이 차가 스스로 주행하는 기술로 차량 플랫폼에 소프트웨어·인공지능·통신 등을 융합한다. 이번 CES에선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포드·도요타·혼다 등 글로벌 10대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차를 전시한다. 현대차는 1월 4일(현지시간)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주변 도심 4㎞ 구간에서 자율주행을 첫 시연한다. 교차로와 지하도, 건널목, 차선합류구간 등 복잡한 도로를 달린다.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분류한 5단계의 자율주행 기준 레벨에서 기술적으로 완전 자율주행 수준을 의미하는 레벨 4에 해당돼 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술력을 앞세운 국내 중소 로봇 업체들도 CES에 출사표를 던진다. 로봇 제조사인 유진로봇은 CES 단골 참여 기업 중 하나다. 이번에는 자율 이동배달로봇인 ‘고카트’와 신형 청소 로봇 ‘아이클레보 오메가’를 선보인다. 고카트는 병원이나 실버타운에서 시간대별로 식사·의약품·약제 등을 배달하는 직원 업무를 보조해준다. 각종 센서와 카메라로 공간을 분석해 실내 평면과 층간을 자율 주행한다. 아이클레보 오메가는 미세먼지까지 흡입하는 초강력 흡입력과 머리카락·반려동물 털 등이 엉키지 않는 신개념 브러시가 적용된 프리미엄 로봇 청소기다.

퓨처로봇도 가정에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퓨로-아이(i) 홈’, 주민지원센터·병원 등에서 안내·홍보 등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퓨로-D’ 등 로봇을 선보인다. 퓨로는 사람 형태의 로봇으로 얼굴과 몸통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이들 기업은 로봇기술 관련 업체들이 즐비한 라스베이거스 샌즈엑스포 등에 부스를 마련한다.

1367호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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