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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KOTRA 공동기획 | 2017 해외 진출 가이드] 다변화·다양화 전략으로 보호무역 파고 넘어라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한국 수출 회복 조짐 보여 … 4차 산업혁명 물결 올라타야

한국 기업의 수출 환경은 올해도 녹록하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앞세운 신(新)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하며 취임했다. 한국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은 성장 둔화에 따라 자국산 중간재 비중을 늘리는 정책(China Inside)까지 펴고 있다. 세계 경제는 저성장·저물가·저금리라는 ‘글로벌 3저 현상’에 묶여 있다. 그래도 다른 나라와 교역으로 살 수밖에 없는 한국은 고비 때마다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코트라(KOTRA) 해외 무역관의 생생한 현장 경험을 통해 지역별로 해외시장 개척과 현지 진출을 위한 전략을 제안하다.


올해 세계 경제 이슈는 ‘신(新)보호무역주의’로 정리된다. 이미 2012년 이후 세계 교역 증가세는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전(1985~2007년) 세계 교역 증가율은 경제 성장률을 배 이상 웃돌았지만, 지난 4년(2012~2015년) 동안은 경제 성장률을 밑돌기도 했다. 브렌트 네이먼 시카고대 교수(경제학)는 “투자와 수출이 줄어들어 전세계 경기가 나빠지고, 보호무역주의가 심해졌기 때문”이라며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원재료·노동력·자본 등 자원을 결합하는 과정을 일컫는 ‘글로벌 가치사슬(GVC)’도 힘이 빠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호무역 정책을 통해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고,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를 해소하겠다고 공언했다. 보호무역 강화에 따라 한국과 함께 중국·멕시코·일본·독일 등 주요 교역 상대국과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과 멕시코의 수출이 줄어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 공약이 시행될 경우,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경제는 연간 0.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정책을 유지했을 때 예상했던 성장률 2.3%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실업률은 9.5%까지 상승하고, 연방 재정적자는 현재보다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봤다.

G2로 불리는 미·중 간 무역 마찰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결국 수출 감소와 함께 가공·보세 무역을 위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피해가 예상된다. 코트라에 따르면 대중 수출의 60% 이상은 재수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중국도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산 철강에 48.5% 관세를 부과하는 등 주요 산업에서 ‘굴기(堀起)’ 정책을 통해 자국 시장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인공지능 제품 발굴을

이런 악재에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해 연말부터 수출이 회복 조짐을 보였다는 점이다. 김경빈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6.4% 늘어났다”며 “해외 투자은행(IB)도 2014년 10월 이후 2년간 이어진 한국의 수출 감소세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코트라는 ‘시장 다변화’와 ‘수출 품목 다양화’를 올해의 양대 키워드로 잡고, 비관세장벽에 대한 이해도가 낮으면서 해외조직망이 약한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과 아시아 시장 위주의 수출 의존도를 다변화하기 위해 선진국 시장은 물론 수출 확대 여지가 있는 신흥 경제권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제품을 발굴하고, 화장품·게임 등 한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소비재와 문화 콘텐트 쪽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할 예정이다. 김재홍 코트라 사장은 “이럴 때일수록 한국 기업은 외부 변수에 압도 당하기보다 시야를 넓히고 체질을 튼튼히 해야 한다”며 “기업과 코트라가 힘을 합친다면 현재의 어려운 수출 상황을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1370호 (2017.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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