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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유혹하는 아파텔 따져보니] 관리비 비싸고 취득·양도세 부담 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상업용지라 교육시설 접근성 취약... 자녀 없는 실수요자 아니라면 신중히 접근해야

▎올해 초 수도권에서 분양된 한 아파텔 모델하우스.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가 대거 몰려 높은 청약 경쟁률 속에 인기리에 분양됐다.
직장에 다니며 5살 자녀를 키우는 심모(36)씨. 심씨는 그동안 아이를 지방에 있는 친정에 맡기고 남편과 함께 경기도 분당신도시의 한 아파텔(전용면적 84㎡ 이하 소형 아파트 크기의 오피스텔을 지칭하는 말로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합성어. 이하 오피스텔)에 살았다. 직장이 가깝고 주변에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불편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친정에 맡겼던 아이를 데려오면서 결국 이사를 결정했다. 주변에 아이를 맞길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없었던 때문이다. 심씨는 “어린이집을 보내려면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곳까지 버스로 10분 이상을 가야 한다”며 “더구나 어린이집 통학버스가 살고 있는 오피스텔을 경유하지 않아 불편한데다 직장까지 다녀야 해 이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요즘 아파트를 닮은 오피스텔 분양이 크게 늘고 있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소형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으로 부각되면서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인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다음달까지 전국에서 오피스텔 1만여 실이 공급되는 데 상당수가 이른바 ‘아파텔’로 불리는 중형 오피스텔이다.

분양 성적도 나쁘지 않다. 올해 초 경기도 용인시에 나온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은 375실 모집에 평균 43.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비슷한 전용면적 69㎡형, 84㎡형으로 구성돼 있다. 부동산인포 권일 팀장은 “중형 오피스텔은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데다 재당첨 금지, 전매제한 규제 등을 골자로 한 ‘11·3 부동산 대책’에서도 비켜있다”며 “이 때문에 올 들어 분양 물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형 오피스텔은 아파트처럼 전면에 방 2개와 거실을 배치한 3베이 형태가 보편적이다. 생김새만 놓고 보면 아파트와 거의 같다. 이 같은 중형 오피스텔은 최근 몇 년 새 서울 위례신도시나 경기도 용인시 등지에서 대거 분양돼 신혼부부 등 젊은층에 큰 인기를 끌었다. 한 오피스텔 분양업체 관계자는 “소형 아파트 못지않은 설계로 젊은 수요층에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투자 목적이 아닌 실수요라면 중형 오피스텔을 정확히 알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아파텔이라는 말 역시 법정 용어가 아니라 시장에서 편의상 부르는 말”이라며 “생김새가 아파트와 닮았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오피스텔은 업무용 시설이므로 아파트와는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어떤 부분이 다를까.

01. 전용률 낮아 관리비 아파트보다 비싸


▎최근 수도권에서 분양된 한 아파텔의 전용면적 55㎡형 평면. 전면에 방 2개와 거실을 둔 ‘3베이’ 형태로 평면만 놓고 보면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59㎡형)와 다르지 않다.
실수요라면 무엇보다 관리비를 고려해야 한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전용률(공급면적 대비 전용면적 비율)이 낮아 관리비가 비싼 편이다. 관리비는 전용면적이 아니라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오피스텔 전용률은 50% 안팎으로 아파트(90%)에 비해 턱없이 낮다. 예컨대 전용률이 90%인 아파트 전용면적 84㎡형과 전용률이 50%인 오피스텔 전용면적 84㎡형을 보자. 두 집 모두 기본 관리비가 1개월에 ㎡당 1200원 정도라고 가정하면, 아파트는 기본 관리비가 1개월에 10만9200원 정도가 되고, 오피스텔은 20만1600원이 된다. 아파트의 공급면적은 91㎡ 정도인 데 반해 오피스텔의 공급면적은 168㎡에 이르기 때문이다. 전용률 차이만큼 오피스텔 관리비가 비싼 것이다. 분양대행회사인 내외주건의 정연식 사장은 “오피스텔 전용률이 아파트에 비해 낮다는 것은 아는 사람이 많지만 전용률이 낮아 관리비가 비싼 편이라는 것까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실수요라면 소형 아파트 관리비의 두 배가량 되는 관리비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02. 취득세, 아파트의 4배 이상

세금도 아파트에 비해 무거운 편이다. 오피스텔은 업무용이어서 취득세가 분양가의 4.6%다. 반면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의 취득세는 1.1%다. 전용면적 84㎡형의 오피스텔이라면 아파트에 비해 4배가 넘는 취득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반면 되팔 때 양도소득세는 주택과 똑같이 물어야 하고, 주택 수에도 포함돼 다른 주택이 1채 있다면 2주택자가 된다. 세법상 오피스텔은 실제 사용 용도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데 주거용으로 사용했다면 관련법상 업무용이라고 해도 주택이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거용으로 사용한 오피스텔을 2년 이상 보유했다고 해도 다른 주택이 1채 더 있다면 2주택자가 돼 주택을 먼저 팔든, 오피스텔을 먼저 팔든 양도소득세를 물어야 한다. 서울 강남세무서 관계자는 “오피스텔이라도 주택으로 사용했거나 주택으로 임대했다면 주택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주택으로 사용했는지는 전입신고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세무서 측은 전입신고가 돼 있다면 주택으로 간주한다.

03. 상업지역에 들어서 교육환경 열악

신도시 등 공공택지는 물론 땅에는 관련 규정에 따라 쓰임새를 정해 놓는데 아파트 등 주택은 주거용지에, 오피스텔이나 상가와 같은 건물은 상업용지에 각각 짓는다. 문제는 상업용지 인근엔 어린이집은 물론 학교가 인접한 경우가 거의 없다는데 있다. 특히 상업용지에는 병원과 같은 편의시설은 물론 각종 술집 등 유흥·유해업소가 대거 들어올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신혼부부 등 젊은층이 당장 아이가 없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중형 오피스텔을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가 생기면 이래저래 이사를 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변 상업용지를 모두 아파텔로 조성하는 예도 마찬가지다. 상업용지 전부를 수천여 실의 오피스텔촌으로 개발하면 유흥·유해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은 낮지만 아파트처럼 의무적으로 학교용지부담금(분양가의 0.8%)을 물어야 하는 게 아닌 만큼 교육시설이 인접할 가능성은 낮다.

04. 쾌적성 낮고 실제 사용 면적 작아

상업지역은 특히 용적률·건폐율이 높아 주거 쾌적성이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1개 동, 많아야 2개 동인 것도 이 때문이다. 단지 내에 여유분의 땅이 없으므로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등 조경시설을 들이기도 쉽지 않다. 일부 오피스텔은 옥상 등에 조경시설을 들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생색내기 정도다. 이남수 팀장은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할 실수요라면 층이나 향은 물론 쾌적성도 중요하다”며 “편의성만 따지지 말고 교육시설이나 쾌적성도 따져보고 계약해야 후회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아파트와 달리 건축법상 발코니를 들일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아파트는 전용면적 84㎡형이라도 발코니를 확장하면 서비스 면적이 10~20㎡ 정도 늘어 실제 사용 면적은 94~104㎡에 이르는 반면, 오피스텔은 이 같은 서비스 면적이 없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중형 오피스텔을 마치 아파트인 것처럼 ‘아파텔’이라고 부르는 것도 제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용어가 주택 수요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며 “오피스텔이 사실상 주택 역할을 하는 만큼 (준주택이 아닌) 주택으로 완전히 편입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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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1호 (201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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