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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대화 | '앞으로 3년, 미국 랠리에 올라타라' 양연정 파이오니어 대표] “미국 빼고 투자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미국은 가장 안전한 투자 백화점... 트럼프 아닌 미국 펀더멘털에 투자할 때

"미국 투자? 그런 걸 왜 하나? 내 주변에 해외 투자해서 돈 번 사람이 없다.” 양연정 파이오니어 대표가 한국인들에게 미국 투자를 권유할 때 종종 듣는 말이다. 파이오니어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해지펀드 기업이다. ‘해외 투자가 어렵다’는 것은 양연정 대표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설명하는 데 한계를 느꼈다. 그가 [앞으로 3년, 미국 랠리에 올라타라]를 쓰게 된 계기다.

사실 한국 개인투자자에게 해외 투자는 아픈 손가락 같다. 미래에셋의 인사이트 펀드, 신흥국 투자 열풍을 부른 브릭스 펀드가 그랬다. 원금이 반 토막 나는 아픔을 겪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양 대표는 미국 투자를 권한다. 한방에 대박 터뜨릴 욕심 부리지 않으면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라는 주장이다.

꾸준한 수익 올릴 수 있는 투자처


▎앞으로 3년, 미국 랠리에 올라타라 / 저자 양연정 / 출판사 쌤앤파커스 / 값 1만5000원
그가 본격적으로 미국 투자를 권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3년 세계 최고의 채권 운용사인 핌코를 다닐 때다. 저자는 핌코에서 아시아 투자 유치를 맡았다. 유독 한국에서 반응이 나쁜 점을 느꼈다. ‘왜 한국은 해외 투자에 부정적인가’에 대한 답을 찾으려 애를 썼다. 그는 미국 투자는 다르다고 말한다. “미국만큼 혁신 기업이 많이 자주 등장하는 나라는 드물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 상품이 쌓여 있다. 미국을 빼고 투자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세계 주식시장의 절반에 달한다. 2016년 미국 증시는 평균 10% 이상 상승해 일본과 유럽을 크게 앞섰다. 투자 상품도 세계에서 가장 많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업이 활동하며 성장하는 나라다. GM·포드·보잉 같은 전통 제조업 기업부터 애플·구글·페이스북 같은 혁신 기업이 끊이지 않고 나온다. 금융상품의 종류도 무궁무진하다. 100만원부터 100억원까지 투자 옵션을 갖춘 투자 백화점이다. 또한 정보가 풍부하고 투명하게 공개되는 곳이다. 양 대표는 “지금까지 한국 투자자들은 신흥국에서 대박을 좇다 실패로 끝나곤 했는데, 안정적인 자산이 풍부한 미국에 분산 투자해 리스크를 낮추고 장기적인 이익을 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미국이 혁신기업을 배출해온 경제대국이란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미국 투자를 생각할 때, 고개를 한번 갸웃거리게 하는 인물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한국에서 트럼프의 이미지는 좋지 않은 편이다. 양 대표가 지내는 미국 실리콘밸리는 반(反)트럼프 정서가 미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트럼프 시대 경기를 좋게 보고 있다. 양 대표가 만난 샌프란시스코의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나는 트럼프와 개인적으로 단 1초도 마주하기 싫지만, 그가 내 주식 가격을 올려줄 사람이라는 것은 안다”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경제가 건강한 미국을 이어받았다. 그가 공언한 인프라 투자는 대부분 미국에서 실제로 필요한 공사다. 트럼프는 당선 직후 그에게 적대적이던 정보기술(IT) 최고경영자(CEO)들을 초대했다. 대부분 힐러리에게 선거 자금을 지원한 이들이다. 만찬 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들은 미국 IT 산업에 필요한 점들을 논의했다. 양 대표는 트럼프 역시 CEO이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트럼프가 보여온 과격한 모습은 특유의 협상 전략임을 이해해야 한다. 트럼프의 막말도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일 뿐이다. 실제로 도움이 된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말을 바꿀 수 있는 인물이다.”

같은 이유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투자자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다. 미국에 도움이 되는 사안이면 빠르고 강력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의 막말, 과격한 공약에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트럼프와 별개로 미국의 펀더멘털에 투자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 투자자들이 보는 미국 투자는 좀 더 공격적이어도 괜찮다”고 그는 말한다. 한국 투자자의 포트폴리오는 70% 이상이 부동산이고 나머지 30%의 금융자산 중 절반은 예금이다. 해외 투자 비중은 20%를 넘지 않는다. 투자 전략이 조금 더 공격적이어도 괜찮다는 말이다. 특히 미국 투자는 달러화로 이뤄지는 만큼 보험의 성격도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 특유의 개방형 경제구조에서 비롯된 주가와 환율의 역의 관계 때문이다.

금융회사에서 인턴 경험 계기로 금융에 관심

저자는 이 책에서 미국 경제와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에 대한 설명을 탄탄하게 이어간다. 차근차근 짚어주며 독자를 다양한 미국 투자의 세계로 이끈다. 그는 투자 전문가로서 경험을 살려 이야기한다. “고위험 고소득이라는 무모한 투자를 즐겨왔기에 한국 투자자들이 실패를 많이 경험했다. ‘몰빵’이 아닌 ‘안전빵’ 투자가 진리다.”

트럼프 랠리가 아닌 미국 랠리를 봐야 하는 이유도 책 전반에 걸쳐 보여준다. 불확실성이 줄어든 미국 안전자산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분산투자해야 할지에 대한 조언이 책에 담겨 있다. 당장 시작하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 리츠 투자 등 구체적인 미국 투자 방법도 담고 있다.

저자는 남들보다 사회생활을 빨리 시작했다. 한국에서 과학고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조기 졸업한 덕이다. 전자공학을 전공했지만 대학 시절 금융회사에서 인턴생활을 경험한 계기로 금융공학에 빠져들었다. JP모간체이스 증권 서울과 홍콩지점을 거쳐 세계은행 투자 컨설턴트,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채권트레이더,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PIMCO)의 미국 회사채 분석 담당을 거쳤다. 개인적으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배운 점이 많다고 한다. 그를 금융업에 빠져들게 한 파생상품이 위기의 진원지여서다. 이후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실리콘밸리에서 운용하는 파이오니어는 그가 공부한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들과 함께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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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1호 (201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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