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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타이어 업계 왜 야구장 찾나] 가성비 탁월한 최적의 마케팅 장소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현대·기아차·한국지엠 신차소개와 브랜드 홍보 늘려... 타이어 업체도 야구 마케팅 승승장구

▎사진. 중앙포토
4월 2일 서울 잠실야구장. 2017 프로야구 첫 경기가 열렸다.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가 맞붙었다. 방송사는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이나 투수 교체 타이밍에 틈틈이 1루수 옆 잔디 바닥을 보여줬다. 그곳엔 ‘KONA’라는 선명한 흰 글씨가 있었다. ‘KONA’가 뭐냐는 글들이 인터넷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궁금증은 경기 후에 풀렸다.코나(KONA)는 현대자동차가 올 여름 출시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었다. 현대차는 자동차를 처음 소개하는 자리로 야구장을 택했다. 1루와 3루 사이 외곽 잔디 바닥에 광고를 배치하는 것을 ‘그라운드 페인팅 광고’라고 한다. 전광판이나 펜스광고보다 가격이 높다. 그만큼 눈길을 끌기 좋은 자리래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여름 출시를 앞두고 단계적으로 코나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긴 겨울을 보내며 야구를 기다린 사람들이 찾아오는 프로야구 개막전은 우리에게 최고의 홍보 장소”라고 말했다.

프로야구는 한국 최고 인기 스포츠다. 프로야구 관중은 지난해 800만 명을 돌파했고, 올해는 10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를 마케팅 전문가들이 놓칠 리 없다. 야구장 자체가 거대한 광고판이다. 여기에 선수들의 유니폼까지 공간만 있으면 광고가 붙는다. TV 중계 효과도 크다. 경기는 대부분 생방송으로 전파를 탄다. 경기 후 스포츠 뉴스에선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여주고, 늦은 밤에는 야구를 중계한 대부분의 채널에서 오늘의 경기를 분석해준다. 이만한 노출효과가 큰 운동 경기는 한국에 없다. 광고하기도 좋다. 축구나 농구처럼 계속 움직이지 않는다. 야구는 홈플레이트 근처에 화면이 가장 많이 머문다. 포수 뒷자리 광고판엔 프리미엄을 붙일 수 있다. 이닝이 바뀔 때마다 광고 방송을 편성할 수 있다. 이런 프로야구의 광고 장점들 덕에 다양한 업체들이 프로야구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손이 자동차 업계다. 자동차는 일반 대중에게 판매해야 하는 수천만원대 고가 제품이다. 개발 비용도 수조원에 달한다.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집행하는 광고비의 규모가 남다른 이유다. 남성팬들이 주로 찾는 경기장에서 신차를 소개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마케팅에 활용


한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지금까지 야구장 주위에 머물며 신차를 소개해 왔다. 여름에 열리는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좋은 예다. 스타들이 모인 올스타전에도 주인공이 있다. 미스터 올스타로 불리는 MVP 수상자다. 그날 가장 극적인 활약을 한 선수를 선정한다. 자동차 업계가 가만히 놔둘 리 없다. 82년 첫 번째 올스타전부터 자동차를 부상으로 제공해왔다. 선물로 받은 자동차 보닛 위에 올라 꽃다발을 들고 운동장 한 바퀴를 도는 행사가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첫 수상자는 롯데 자이언츠의 김용희 선수였다. 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새한자동차의 맵시를 수상했다. 대우 자동차가 잘나가던 80년대엔 로얄시리즈가 부상이었다. 90년대 들어서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가 MVP 부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시대가 바뀌며 잠시 올스타전 부상이 바뀐 적도 있다. 선수들이 더 좋은 자동차를 가지고 있어 이를 현찰이나 현물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다. 99년엔 황금 20냥쭝의 골든볼, 2000년과 2001년엔 골든배트가 부상이었다. 2002년부터 2004년엔 아예 현찰 1000만원을 제공했다. 자동차가 다시 올스타전에 돌아온 해는 2009년이다. 기아 타이거즈의 안치홍 선수가 기아차 포르테 하이브리드 모델을 수상했다. 2010년부턴 기아차 K5의 시대가 열렸다. 7년 연속 미스터 올스타를 보닛에 싣고 운동장을 돌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자동차 업체들은 다양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한국지엠은 부평공장이 있는 인천 연고팀 SK와이번스의 스폰서다. 주요 브랜드인 쉐보레 홍보를 위해서 프로야구 시즌 개막에 맞춰 정규 시즌 기간 동안 전국 야구장에 신차 전시와 체험 이벤트를 마련했다. 쉐보레는 4월 22일과 23일, SK와 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리는 인천 문학경기장에 ‘쉐보레 파크’를 열어 신차 올 뉴 크루즈와 순수 전기차 볼트 EV(Bolt EV)를 전시했다. 포토존도 운영해서 경기장을 찾은 야구팬에게 자동차를 소개했다. 한국지엠 마케팅본부 이일섭 전무는 “국내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를 7년째 후원함으로써 고객 저변을 확대하고 야구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쉐보레는 스포츠를 매개로 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고 고객과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는 KBO리그 공식 후원 자동차 업체다. 지난 2012년 첫 인연을 맺은 이후 5년 연속이다. 후원을 통해 기아차는 TV 중계 가상광고, 경기장 전광판 광고 등을 보장받는다. 또한 주요 경기 시구차를 운영하고, 정규시즌과 올스타전, 한국시리즈 MVP에 신형 K7, 니로 등의 신차를 부상으로 수여한다. 플래그십 K9는 KBO리그 의전차로 지원될 예정이다. 정규시즌 동안 기아 타이거즈 홈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이색 홈런존 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두산 우승의 수혜자 한국타이어


타이어 업계도 프로야구 마케팅에 열심이다. 이번 시즌 프로야구 공식 명칭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다. 타이어뱅크의 뒤엔 서울 히어로즈 곁을 지키고 있는 넥센 타이어, 기아 타이거즈의 파트너 금호타이어, 두산베어스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한국타이어가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컵은 두산 베어즈가 차지했다. 두산 우승의 가장 큰 수혜자로는 한국타이어가 꼽혔다. 두산베어스 선수 가슴 상단엔 한국타이어 로고가 붙어 있었다. 두산 팬들이 입은 유니폼, 점퍼, 윈드 브레이커, 후드 가슴에도 한국타이어가 있었다. 넥센타이어도 프로야구 마케팅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히어로즈 메인 스폰서 역할을 하면서 1000억원의 마케팅 효과를 누렸고, 매출도 40%나 올랐다. 금호타이어는 기아 타이거즈 후원 계약을 맺으며 유니폼 상단에 로고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2013년부터 4년째 기아 타이거즈의 유니폼 스폰서로 활동 중이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2016년 가을잔치는 타이어 업계 잔치라 불려도 된다”고 했을 정도다. 타이어뱅크 관계자는 “프로야구 팬들에게 타이어 4대 무상 안전점검(타이어 펑크, 공기압, 밸런스, 위치교환), 전국 매장 동일 서비스, 안심 보험 같은 혜택을 알리는 데 주력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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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4호 (20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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