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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대세상승장, 주도주에 올라타라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6년 만에 박스권 뚫은 증시 추가 상승 전망... 낙폭 과대 대형주가 시장 주도할 듯

주식시장의 기세가 무섭다. 사상 최고치를 넘자 상승 속도가 더 빨라졌다. 주가가 강해진 것은 경기 회복 때문이다. 3월 들어 국내외 경제 지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미국은 민간 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중국 역시 10% 넘는 소비 증가를 기반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 유럽도 사정이 비슷하다. 수년 내에 가장 낮은 실업률을 기반으로 임금이 상승하면서 소비가 늘어났다. 각국의 경기 회복은 고스란히 전망에 반영되고 있는데, 국제통화기금(IMF)은 2016년 3.1%였던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는 3.5%를 기록할 걸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회복으로 기업실적 증가

국내 경제는 회복과 함께 방향 전환에 대한 기대가 더해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올해 성장률이 작년보다 못할 것으로 예상됐던 몇 안 되는 나라에 속해 있었다. 최근에 수출이 두 자릿수로 증가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는데, 성장 전망치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경우 애초 2.5%였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상향 조정했다. 상향 폭이 0.1%포인트에 지나지 않아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있지만, 일단 개선 추세에 들어간 게 중요하다. 실제 수치를 보면 앞으로 전망치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데, 1분기 성장률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 늘어 예상치를 뛰어 넘었다.

경기 회복은 기업 실적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170개 가까운 기업이 1분기 실적 발표를 마쳤는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 증가했다. 앞으로 발표 기업이 늘어나면서 증가율이 낮아질 수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1분기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보다 이익이 많이 발생함에 따라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희석되고 있다. 현재 한국 주식시장은 다른 이머징 마켓보다 주당순이익(EPS) 증가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1분기 실적이 다른 이머징 국가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게 원인이다. 반면 주가 상승률은 이익만큼 빠르지 않아 신흥국 대비 주가수익배율(PER)이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익만큼 눈길을 끄는 게 매출이다. 작년에 비해 8% 증가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출이 제대로 늘어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2년 이후 4년 동안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1%에 지나지 않았다. 상장사의 매출과 이익 증가율 사이클은 네 국면으로 나눠진다. 첫 번째는 이익이 늘어나지만 매출은 정체되는 상황이다. 비용 절감이 이익을 늘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경기 회복 초기에 많이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이익과 매출 증가율이 동시에 높아지는 국면이다. 경기 회복이 일정 단계에 들어가면 제품 판매가 늘고 가격도 상승하는데 이때 주로 관찰된다. 네 국면 중 주가에 가장 우호적인 기간이다, 세 번째는 매출이 늘지만 이익 증가율은 둔화되는 상황이고, 마지막은 이익과 매출액 모두가 줄어드는 국면이다.

지금 한국 시장은 두 번째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매출액이 두 자리 증가를 기록할 경우 국면 전환이 더 확고해질 것이다. 1분기 이익은 영업증가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이익에 대한 신뢰도가 다른 때보다 높다. 비슷한 상황이 2002년에도 있었는데, 해당 분기에 매출액과 영업 이익 증가율이 각각 12.3%와 95.2%를 기록해 주가 상승의 토대가 됐었다.

경제 정책과 현실 경제 사이에 시차도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년 동안 미국이 금리를 세 번 올렸지만, 세계 경제는 여전히 저금리와 높은 유동성이라는 과거 패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조차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어떻게 회수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고, 유럽은 자금 회수는커녕 양적 완화를 끝내는 시점조차 불분명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현실은 여전히 완화된 금융 환경하에 있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금은 경기 회복과 금융 완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데, 주식시장 입장에서 더 없이 좋은 환경이다.

이런 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현재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 경제지표 회복과 금융 완화라는 두 축이 주가를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도주와 비주도주 격차 더 커져

주가가 지난 6년간 머물러 온 박스권을 뚫고 나왔다. 투자자들이 새로운 상황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는데 그럴수록 상승 속도가 빨라진다. 박스권을 뚫었다고 인정하는 순간 주가가 저점이 되기 때문인데, 당분간은 주식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가 수익률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런 경향은 외국인 매수 때문에 더 강해지고 있다. 외국인이 하루 거래대금의 10%에 달하는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는데,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세 상승 때 수익을 높이기 위해 제일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투자 종목이다. 무엇보다 주도주에 올라타는 것이 중요한다. 주도주와 비주도주 사이에 격차가 평소보다 커지기 때문이다. 1985년 하반기부터 4년 동안 주가가 상승했다. 종합주가지수가 8배 가까이 올랐는데, 금융과 건설이 주도주였다. 증권주가 100배 가까이 오르는 동안 삼성전자는 3만원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제조업 주식에 투자한 사람 입장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오르지 않는 게 마음이 편할 정도였다. 1992년에는 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업종 대표주로 불린 대형주들이 주목받았는데, SK텔레콤이 1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동안 증권·은행 같은 금융주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후 주도주는 2000년에 정보기술(IT)과 2003년 중국 관련주로 넘어갔는데, 한번 주도주로 자리 잡으면 주가가 최대 수십 배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어떤 주식이 주도주가 될까. 주도주가 되려면 충족시켜야 할 조건이 몇 개 있다. 우선 자본금이든 시가총액이든 회사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어야 한다. 그래야 이들이 오르면서 시장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재료도 필요하다. 그것은 현재 이익일 수도 있고 미래 성장성일 수도 있는데, 이런 요인 없이 수급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건 한계가 있다. 기업 가치와 관련된 부분이 많으면 많을수록 주가가 더 크게 움직인다. 마지막은 가격이다. 상승이 시작될 때 주가가 적정 수준 이상이어서는 안 된다. 적정수준이란 주가가 실적 대비해서 합리적 수준이어야 한다는 의미이지만, 절대 가격이 너무 높으면 안 된다는 얘기도 된다. 절대 주가가 너무 높으면 시장성이 약해지기 때문인데, 2000년 SK텔레콤이 그 경우에 해당한다. 당시 SK텔레콤은 우리나라 주식으로 처음 500만원을 넘었는데, 가격이 너무 높다 보니 추가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빠르게 하락하는 원인이 됐다.

현재 주도주 조건에 맞는 주식으로 꼽히는 게 낙폭 과대 대형주다. 은행, 증권, 건설, 조선, 화학 등에 흩어져 있는데,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오르긴 했어도 여전히 과거 최고점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에 있다. 기업 규모도 적정하고, 실적도 회복되는 등 여러 조건이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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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4호 (20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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