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CEO 에세이] 중기 해외 진출의 조건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지사장

▎채은미 / 페덱스코리아 지사장
지난 5월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 경제가 투자와 수출 부문에서 높은 증가세가 유지되면서 경기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의 4월 수출이 전년대비 24.2% 증가한 51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2014년 10월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5월 수출도 순항 중이다. 이처럼 경기가 풀리고 있다는 증표가 하나 둘 나오는 상황 속에서, 이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들도 경기회복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역량과 지원을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외 중소기업 대부분은 내수시장에서 기반을 다진 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한다. 국내 LED 강소기업인 솔루루체, 영국의 다이슨 청소기, 브라질의 하바이아나스 슬리퍼, 미국의 노스페이스 아웃도어 웨어, 호주의 이솝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글로벌로 영업을 확장하거나 인지도 향상을 꾀하기 전에 모두 소규모로 시작해 내수 시장에서 사업을 일궈냈다는 것이다. 해외로 확장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중소기업 사장들이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사항들을 영문 앞글자를 딴 ‘REAP’로 정리해 봤다.

먼저, ‘R’은 Reevaluate, 즉 재고(再考)를 의미한다. 중소기업은 다른 일을 하기에 앞서 먼저 비즈니스 콘셉트를 재고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은 해외 시장의 경쟁 구도와 가격 책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해외 성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성할 수도 있다.

‘E’는 Embrace, 수용을 의미한다. 중소기업이 모바일 시대에 생존하려면 디지털 시장을 수용해야 한다.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 사용이 증가하면서, 중소기업은 현지 판매소를 두지 않고도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은 디지털상에서의 존재감을 확립함으로써 제품을 효과적으로 광고할 수도 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판매 채널로 활용해 해외 고객을 유치할 수 있게 됐다.

‘A’는 Assess, 평가를 의미한다. 평가를 통해 적절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은 해외 시장에서의 확장을 더 빠르게 하려면 부족한 비즈니스 지식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적절한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마지막 ‘P’는 Pulse, 비즈니스 상태를 의미한다. 어떠한 비즈니스 모델, 아이디어도 영원할 수 없기에 중소기업은 끊임없이 비즈니스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역동적인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고 남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선 정기적으로 맥박 검사, 즉 비즈니스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3150곳을 대상으로 5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업황 전망 건강도지수(SBHI)는 90.5로 전월 대비 1% 하락했다고 한다. 아마도 중소기업 수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중소기업이 위에서 언급한 REAP 원칙을 활용하면 더 넓은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이러한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은 한국 경제에도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생각한다.

1386호 (201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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