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직원 사기를 올리는 비법? 

 

이상호 참좋은레져 대표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 비법이라…. 과연 그런 묘책이 있기는 있는 것일까. 만약 있다면 이건 거의 강호 무림고수들이 목숨을 걸고 찾는다는 ‘규화보전(葵花寶典)’ 수준이 아닌가. 얼마나 많은 경영자가 이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감싸 쥐었을 것이며, 또 얼마나 많은 기업이 이 문제의 해답을 알지 못해 스러져갔을까. 존경받는 유능한 경영자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이 여기 뻔히 보이는데도, 현실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제대로 아는 경영자는 필자를 포함해 거의 없지 않을까.

사실 이 묘책은 여행업에 몸담고 있는 필자에게 가장 필요한 상황이다. 여행업은 6월이 가장 바쁜 때다. 학생들의 방학과 직장인 휴가철이 7월 말과 8월 초에 몰려있다. 본격적인 예약 시점에 바빠지는 것은 당연한데, 올해는 9월 말, 10월 초의 긴 연휴까지 있어 직원들의 업무강도가 예년에 비할 바 아닐 듯싶어 걱정이다. 직원들의 면면을 보니 벌써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

유명 걸그룹 노래 가사처럼 ‘치어 업 베이비, 좀 더 힘을 내’라고 소리쳐봤자 허공을 맴도는 메아리가 되지 않을까. 혼자 머리로는 답이 안 나와 경영관리 부서에 아이디어를 내놓으라 요구했지만 ‘이거다’ 싶은 아이디어는 보이지 않는다. 희미하나마 해결의 실마리가 풀린 것은 어느 저녁 우연히 마주한 신입사원과 나눈 대화에서였다.

“점심시간이 너무 빠듯해요. 1시간 더 주시면 안 되나요?”

“그럼 퇴근이 1시간 늦어지는데?”

“에이 그럼 안 하죠.”

“음, 그럼 점심시간 1시간 연장 쿠폰을 만들어 줄까? 대신 분기당 1회 한정.”

“오, 좋아요!”

원래 하고 싶은 말을 또박또박 하는 친구란 걸 알고는 있었지만, 본인의 요구가 아주 작게라도 관철되니 표정이 금방 환해진다. 같은 이유로 ‘당직 면제 쿠폰’과 ‘1시간 조기 퇴근 쿠폰’도 만들었다. 역시 신입사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였다.

작은 깨달음이 왔다. 사장이 거창한 제도나 금전적 혜택을 뿌려주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작은 것이라도 본인이 원하는 것을 누군가 귀 기울여주고, 그것이 현실로 바뀌어 가는 것을 볼 때 비로소 사기는 위를 향해 움직인다. ‘의욕과 자신감’으로 표현되는 사기는 사실 직원들 개인 마음속에 숨어 있는지 모른다. 그걸 억지로 끄집어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경영자는 그것이 자연스레 밖으로 튀어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되는 것이다. 귀를 열고 많이 들어야 한다.

이것이 어디 기업에만 국한된 이야기일까. 지난 반년 간의 혼란을 딛고 어렵게 출범한 새 정부가 어떤 정책으로 국민에게 다가갈지 아직은 미지수다. 하지만 과거 정권들의 미사여구뿐인 구호로 치장된 국정과제와 정책, 그 허망한 귀결을 되돌아본다면 비록 작고 소박하나마 국민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가정과 회사, 그리고 국가의 경영은 가족과 직원 그리고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듣는 데서 성공의 기초를 이룬다는 것을 모두 명심했으면 한다.

1387호 (20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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