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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 투자자문 앱으로 주목받는 오재민 두나무투자일임 대표] “주식 투자도 종목 아닌 전문가 선택하는 시대”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새로운 형식의 모바일 투자 플랫폼 ‘카카오스탁 MAP’ 선보여... 비대면 계약 가능해지면 고성장 기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두나무투자일임 사무실에서 만난 오재민 대표가 카카오스탁 MAP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전민규 기자
‘개미 필패’. 주식시장의 변하지 않는 속설이다. 개인투자자를 가리키는 ‘개미’는 주식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거래대금 비중은 2015년 67.6%, 2016년에는 66.9%였다.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크지만, 이들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다. 2015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0개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33.8%였고, 2016년에는 -26.6%였다.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이 좋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업 정보 분석 능력이 떨어져서’ ‘정보력이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열세이기 때문’ ‘단기간 수익에 집중하기 때문’ 등이라고 분석한다. 쉽게 말해 투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개미를 위한 투자자문사 플랫폼

전문가인 투자자문사의 도움을 받으면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투자자문사는 전문적인 종목 분석과 긴밀한 시장 대응으로 꾸준히 수익을 올린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투자자문사의 존재를 잘 모른다. 지금까지 투자자문사는 고액 투자자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투자자문사는 각각의 고객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한다. 예를 들면 10억원을 투자한 자산가와 1000만원을 투자한 이들을 관리하는 시간이나 비용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이다. 같은 시간과 노력이라면 고액 자산가에만 집중하는 게 수익을 올리는 데 훨씬 좋다. 투자자문사가 고액 자산가와 기관투자자에게 집중하는 이유다.

그런데, 투자자문사의 서비스를 개인투자자도 쉽게 받을 수 있다면? ‘개미 필패’라는 단어도 점차 사라질지 모른다. 지난해 10월 두나무투자일임에서 내놓은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 ‘카카오스탁 MAP(Managed Account by Professional)’은 일반인도 투자자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다. 두나무투자일임은 지난 2월 누적 거래액 15조원을 달성한 모바일 주식거래 서비스 카카오스탁을 운영하는 두나무의 자회사다. 투자일임은 투자자로부터 투자의 전부를 일임받아 금융투자 상품을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8월 두나무투자일임 대표로 취임한 오재민(42) 대표는 “일반인들이 주식 투자에서 수익을 내려면 종목이 아닌 전문가를 잘 골라야 한다”며 “카카오스탁 MAP은 맞춤형 자산관리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스탁 MAP은 두나무투자일임과 삼성증권이 함께 개발했다.

두나무투자일임은 핀테크 기술을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최소 가입 금액을 50만원(안정형 상장지수 펀드(ETF) 상품의 경우)으로 낮췄다. 주식에 투자할 경우에는 최소 가입 금액이 500만원이다. 수수료는 0.5~1.5%에 불과하다. 오 대표는 “그동안 가입 금액 1억원일 때 투자일임 수수료는 평균 200만원이었는데, 두나무투자일임의 수수료는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MAP에 가입하고 투자자문사의 상품을 선택하고 투자하는 모든 행위는 모바일에서 처리할 수 있다. 다만 투자일임 계약을 하려면 두나무투자일임의 투자전문가를 만나 계약서에 사인해야 한다. 투자일임 계약은 비대면 계약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비대면 계약이 가능해지면 모바일 투자일임 서비스 시장은 급속하게 성장할 것”이라며 “비대면 계약이 가능해졌을 때 우리 매출 목표는 1조원”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계약 가능 여부가 모바일 투자일임 시장 확대의 열쇠라는 것이다. 그는 “카카오스탁 MAP처럼 온라인으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중화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스탁 MAP에는 19개 상품(주식·상장지수펀드 등)이 마련돼 있다. 투자 상담사는 고객을 만났을 때 각 상품의 장단점을 알려준다. 고객이 상품을 선택하면 바로 모바일 앱을 클릭해 투자를 시작한다. 오 대표는 “두나무투자일임은 모바일 앱을 통해 투자 개시, 투자금 변경, 해지 등 투자 결정 이후의 모든 업무 내용을 고객에게 전달한다”고 말했다.,

투자상품이나 투자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은 두나무투자일임의 투자 전문가에게 언제든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오 대표는 “앱에 고객센터와 연결할 수 있는 메뉴가 있다. 전화나 카카오톡을 이용해 언제나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카카오스탁 MAP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스탁 MAP이 개인투자자에게 금융투자 시장의 컨시어지 역할을 제공하는 것이다. 카카오스탁 MAP 플랫폼에는 KPI투자자문·HN투자자문·림다투자자문 등 수익률 높은 투자자문사 13곳이 참여하고 있다.

전화·카카오톡으로 언제든 전문가와 상담

오 대표는 카카오스탁 MAP을 안착시킨 후를 대비하기 위해 상장지수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로보어드바이저(로봇과 투자 전문가를 뜻하는 어드바이저의 합성어)를 준비 중이다. 두나무 투자일임에서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금융위원회 소관 공공기관인 코스콤(증권전산원)에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 베드(시험 무대)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테스트 베드는 지난해 8월 시작했고 1차 테스트는 완료됐다. 우리는 5월부터 진행된 2차 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신용평가·맥쿼리·도이체방크·크레디트스위스 등 투자은행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가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스타트업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그는 “세상은 변했는데 금융권의 투자상품은 그대로였다”며 “두나무투자일임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고객이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저렴한 상품을 만들어내는 게 매력적이어서 이곳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그는 내 손 안의 집사 역할을 하는 O2O 서비스가 금융투자 시장에서도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이유에 대해 “일상이 바쁜 현대인이 어떻게 시장을 분석하고 투자상품을 결정할 수 있나. 이제는 나에게 맞는 전문가를 찾아서 소중한 자산을 맡기고, 잘 운용하는지 살펴봐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1387호 (20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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