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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종합 7위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창립 이후 화학업계 영업이익 첫 1위 올라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신임 대표 체제서 실적 이어질지 관심... M&A 가속도 위한 실탄 확보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1976년 창립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LG화학을 제치고 화학업계 영업이익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허수영 전임 대표 체제에서 매출 13조2235억원, 영업이익 2조547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종전 2015년 1조6111억원의 최대 실적을 1년 만에 새로 쓴 것이다.

상승세는 올해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8152억원으로 전년 동기(4736억원) 대비 무려 72%(3416억원)나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창사 이래 최대실적인 737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뒤 올 1분기 또 한번 새 기록을 세웠다. 약 1조1000억원으로 추산되는 롯데그룹의 1분기 전체 영업이익 중 74%를 차지하는 실적이다. 지난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2조2029억원으로 전년 1조9422억원 대비 13.4% 증가해 곳간도 두둑해졌다.

롯데케미칼은 2015년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 등을 약 3조원에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여기에 부타디엔(BD), 에틸렌글리콜(MEG) 등 주력 제품군의 가격이 급등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해에는 롯데케미칼이 주력으로 삼은 범용 제품 에틸렌·프로필렌의 스프레드(원료와 제품의 가격 차이)가 크게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좋아졌다. 허 전 대표는 경영실적을 인정받아 롯데그룹 화학사업을 총괄하는 화학사업 부문(BU)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제 시선은 김교현 롯데케미칼 신임 대표가 허수영 전임 대표에 이어 대박 행진을 이어갈지로 모인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말레이시아 LC타이탄 대표이사였던 김교현 부사장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면서 앞으로 롯데케미칼의 M&A 정책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김 대표는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마련한 데 이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총액한도를 7배가량 확대하면서 향후 M&A를 위한 실탄 확보 채널을 준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경영 혁신안을 통해 2021년까지 롯데케미칼에 4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또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타이탄홀딩(타이탄)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1조6700억원을 조달할 전망이다. 확보한 실탄을 국내외 시설투자에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롯데케미칼은 약 3000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여수공장 20만t 증설에 나섰다. 증설이 완료되면 대산공장을 포함해 국내 에틸렌 생산량 연 230만t으로 생산능력 국내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업계는 기초소재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고부가소재 비중을 늘리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호재로 작용했던 주력 제품 가격 상승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가에서는 부타디엔 ‘거품’이 해소되면서 2분기 이후엔 롯데케미칼 이익이 하향 조정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국제 유가와 일부 제품의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 등의 대외 변수로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안정적인 영업 환경 구축과 사업 경쟁력 강화는 회사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지금의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어떠한 어려움이 오더라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강한 롯데케미칼만의 힘을 키워 내실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389호 (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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