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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5년 연속 선정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선택과 집중’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중국 의존 줄이고 유럽·북미 시장 적극 공략... 202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 50%로 확대 목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열흘 이상 붉은 꽃은 없다)이란 말도 서경배 회장이 이끌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앞에선 무색하다. 지난 반세기 넘게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지켜왔음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미국의 뷰티·패션 전문 매체인 ‘우먼스 웨어 데일리(WWD)’가 선정한 세계 100대 뷰티 기업 순위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보다 5계단 상승한 것으로 WWD는 “5대 글로벌 브랜드(설화수·라네즈·마몽드·이니스프리·에뛰드)의 중화권과 아세안 시장에서의 활약이 눈길을 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계열사의 국내외 성장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 이익은 전년보다 9.7% 증가한 8481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6454억원으로 전년보다 18.4%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6457억원으로 같은 기간 10.4% 증가했다.

국내 사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4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6% 증가한 6776억원을 달성했다. 세계 시장에선 5대 글로벌 브랜드를 기반으로 견고한 성장을 이어갔다. 매출은 1조6968억원, 영업이익은 210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뒤에는 1997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서 회장의 ‘선택과 집중’이 있었다. 서 회장은 한국태양잉크(1998년), 동방상호신용금고(1999년), 태평양정보기술(이상 2000년) 등 비 핵심사업을 매각했다.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은 대부분 연구개발(R&D)과 브랜드 마케팅 등 핵심 역량 강화에 투입했다.

산학협력도 적극 추진했다. 서울대·연세대와 경희대 한의대와의 오랜 공동 연구는 물론, 항노화 분야에서 미국 미시간 의대와 10년 이상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대한 집중 투자와 산학협력은 혁신적인 제품 개발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동력이 됐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본격화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 보복 조치 이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5690억원으로 전년보다 5.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감소했다. 사실 이 같은 성장세 둔화는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됐다. 4분기 영업이익(1344억원)이 1년 전보다 16.5% 줄었다. 내수 침체와 국내 면세점의 성장 둔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시장에선 아모레퍼시픽이 해외사업 확대 등으로 하반기부터 실적이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중국을 제외한 아세안과 유럽·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오는 9월 설화수가 고급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에 진출을 앞두고 있다. 북미지역에서는 이니스프리가 뉴욕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 계획이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30% 정도였는데 이를 2020년까지 50%로 늘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새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고 가장 우려했던 면세점 채널의 실적도 예상보다 양호한 수준”이라며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실적이 바닥을 치고 글로벌 외형확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진단했다.

1389호 (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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