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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생활소비재 2위 최성재 신세계푸드 대표] 가정간편식·외식사업 ‘쌍끌이’로 영토 확장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
독립법인 20년 만에 1조 클럽 입성... 그룹 유통 채널과 시너지 내며 종합식품기업 도약

신세계푸드가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신세계백화점에서 분리된 지 21년 만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매출액 1조690억원과 영업이익 21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대비 각각 17.9%와 144.9% 증가한 수치다. 올해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6% 많은 284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624.6% 올랐다.

1조 클럽 등극의 일등공신은 식품유통 사업이다. 특히 대형 유통체인과 식품회사, 외식사업장 등에 납품하는 가공식품 제조·유통 매출이 크게 늘었다. 2013년 전체 매출의 52.4%를 차지하다 2014년 44.5%, 2015년 35.3%까지 줄었던 식품유통 부문 매출 비중이 지난해 다시 40%를 넘어섰다.

신세계푸드는 1979년 설립돼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단체급식을 담당했던 ‘한국신판’이 모태다. 1995년 독립법인 설립 이후 공격적인 사업 확장과 효율성을 강조한 경영 전략이 시너지를 내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가정간편식(HMR)과 외식사업 부문에 주력하며, 식품가공·식품유통·단체급식 등 식품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날 채비를 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이마트 출신의 최성재(58) 부사장을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로 전진 배치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015년 12월 취임한 최 대표는 이마트에서 자체브랜드(PB) ‘피코크’를 출시해 간편식 부문의 효자상품으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2011년 이마트 MD전략본부 가공식품담당 부사장보를 거쳐 2014년 영업총괄부문 식품본부장 부사장을 지낸 식품 전문가답게 신세계푸드의 식품유통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 대표는 피코크를 통해 얻은 제조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식 브랜드 ‘올반’을 출시,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9월 선보인 올반의 가정간편식 60여 종은 출시된 지 석 달 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올해는 제품 수를 200종으로 확대하고 600억원의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다.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 대표는 “신세계푸드가 보유하고 있는 데블스도어(수제맥주 전문점), 보노보노(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외식사업 브랜드와 연계한 가정간편식 제품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인수합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5년 10월 만두제조 전문업체 ‘세린기업’을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스무디킹코리아(음료)’ 지분 100%를 사들였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생수제조 전문업체 ‘제이원’ 인수에 7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식품유통뿐만 아니라 ‘자니로켓(수제버거)’, ‘오슬로(소프트아이스크림)’ 같은 프랜차이즈 확장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신세계푸드의 이 같은 행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미래 성장 전략과도 궤를 같이한다. 정 부회장은 2014년 발표한 ‘비전 2023’을 통해 신세계푸드를 5조원대 종합식품회사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정 부회장이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는 신세계푸드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을 두고 앞으로 미래 성장 프로젝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부터 백화점·편의점·면세점까지 다양한 유통 채널을 보유한 신세계그룹은 단기간에 식품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유통과 식품이 결합하면 막강한 파워를 지닌 그룹의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389호 (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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