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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도 붙은 SUV 시장] ‘소형·하이엔드·친환경’ SUV 전성시대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국내에서 팔리는 자동차 4대 중 1대는 SUV...다양한 세그먼트 내세우며 세단 시장 넘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성시대다.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여름에 강한 SUV지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겁다. SUV 시장의 키워드는 소형·하이엔드· 친환경이다. 상반기 내내 치열한 경쟁이 소형 SUV 시장에서 벌어지는 중이다. 초고가 SUV 시장도 주목 받는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며 수억원대의 SUV 판매량이 증가했다. 친환경 바람도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자동차 업체는 친환경 바람에 맞춰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SUV를 준비 중이다. 틈새시장에서 벗어나 대세로 자리잡은 SUV 시장을 취재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이 달아오르자 국산 완성차와 수입차 업체들은 예외 없이 SUV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2016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연간 판매량은 22만5297대로 전년 대비 7.6% 하락했다. 2009년 이후 7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폴크스바겐 연비조작 파동, 깐깐해진 법인차 세금 감면 혜택 등 악재가 많았다. 하지만 수입 SUV 판매량은 오히려 2469대가 늘었다. 국내 수입차 SUV 판매량은 2013년 이후 연평균 25% 성장을 기록 중이다. 비단 수입차뿐만이 아니다. 2011년 157만9212대였던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2016년 182만4779대로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2.9% 수준이다. 같은 기간 21만6889대였던 SUV 시장은 지난해 45만 2295대로 성장했다. 전체 자동차 시장의 25%를 넘어섰다. 연평균 성장률은 15.8%에 달한다.


SUV가 뜨는 이유로 가족 중심 문화와 실용성이 꼽힌다. 주 5일제 근무가 자리잡으며 주말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문화가 확산됐다. 오토캠핑 인구가 늘었고, 산과 들을 찾아 레저를 즐기는 문화가 퍼졌다. 생활 방식의 변화는 자동차에 영향을 미쳤다. 식구 네 명과 레저 도구, 음식을 싣고 넉넉하게 달려줄 강하고 큰 차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바로 SUV다.

운전자가 SUV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뛰어난 실용성에 있다. SUV는 세단보다 적재 공간이 넓다. 텐트와 취사도구는 물론 스키·서핑·골프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탑승자도 편하다. SUV는 세단보다 천장이 높고 좌우 폭도 넓다. 교외로 나가기 위해 장거리를 주행해도 탑승자가 느끼는 피로감이 적다. 비포장 도로에 강하고 험지에 차를 주차하기도 편하다. 실용성 면에서 세단과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우수하다. 여기에 세단에 버금가는 승차감을 제공하는 도심형 SUV까지 늘었다. 예전 SUV는 차고가 높아 코너를 돌 때 자동차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요즘 SUV는 다르다. 자동차 기술의 발전으로 코너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다. 지프·크라이슬러 관계자는 “SUV 승차감이 세단에 떨어진다는 생각은 이미 오래된 오해”라며 “오프로드 전용 모델을 몰아 보면 도심에서 얼마나 안락하게 이동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생애 첫차로 입지 굳히는 소형 SUV

대세로 자리잡은 SUV 분야에서도 뜨는 품목이 있다. 소형 SUV다. 2013년 한국GM에서 출시한 트렉스가 첫 모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13년 한국에서 팔린 소형 SUV는 9215대다. 지난해엔 10만4936대가 팔렸다. 연평균 성장률이125%에 달한다. 올해 판매는 12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소형 SUV가 ‘생애 첫 차’로서의 입지를 굳혀가는 모습이다. 판매가 급증하자 소형 SUV를 출시하는 업체도 늘었다. 지난해 업계 1위는 쌍용차 티볼리지만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국내 최대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에서 코나를 출시하고 시장에 뛰어 들었다. 7월엔 기아차에서 스토닉이 나온다.

수입 소형 SUV 중에서는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모델들이 있다. SUV는 거칠고 투박한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모델들은 세련된 디자인을 뽑낸다. 시트로엥 칵투스나 미니 컨트리맨, 피아트 500X 같은 귀여운 콘셉트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여성 운전자의 관심을 이끌어내며 인기 차종으로 올라섰다. 이들과 달리 ‘작지만 강한 성능’을 강조한 모델도 있다. 정통 SUV를 주장하는 지프 레니게이드가 대표적이다. 3000만원 대 모델임에도 상시 사륜 시스템인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를 장착했다.

실용성을 강조한 모델로는 혼다 CR-V와 포드 쿠가, 도요타 RAV-4, 푸조 2008 등이 꼽힌다. 넉넉한 실내 공간, 강력한 주행능력,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을 갖췄다. 소형 SUV 성공 공식을 충실히 따르는 모델들이다. 소형이지만 5000만원은 생각해야 하는 모델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GLA 200d, BMW X1 등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지만 나름 두꺼운 마니아 층을 가졌다. GLA는 하반기 부분 변경 모델이 나온다.

실용성을 강조하며 성장중인 소형 SUV와는 정반대의 이유로 뜨는 세그먼트도 있다. 하이엔드 SUV다. 이 분야에선 가격이 중요하지 않다. 더 강하고 화려해야 살아 남는다. 관련 업계에서는 SUV 판매 증가 시점을 국민소득 2만 달러로 본다.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중산층이 늘어나는 시점이다.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넘으면 프리미엄 SUV 판매가 증가한다. 국민소득과 별개로 1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를 위한 분야가 있다. 하이엔드 SUV 시장이다.

2018년 다양한 친환경 SUV 국내 출시

한국의 1인당 소득은 지난해 말 기준 2만7000달러 수준이다. SUV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인 시점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연봉 1억5000만원을 넘게 받은 직장인은 1만6000명이다. 지난해 종합소득세 과세 기준액이 3억원을 넘는 개인은 6만6000명이다. 하이엔드 SUV 고객 군이다. 5년 전 ‘청담동 며느리 자동차’로 불렸던 포르쉐 카이엔이 인기였다. 2년 전엔 랜드로버의 고사양 모델이 강남 도로를 누볐다. 지금은 춘추전국시대다. 다양한 하이엔드 SUV가 쏟아지고 있다. 마세라티 르반떼, 벤틀리 벤테이가, BMW X6 M50d,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벤츠 AMG G 63, 포르쉐 카이엔 터보S, 재규어 F페이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가 제각각 자신이 최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자기 만족은 수입차를 구매하는 중요한 이유”라며 “하이엔드 SUV를 비롯한 고사양 모델은 당분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UV 시장에서 주목한 또 하나의 변화로 친환경을 꼽을 수 있다. 친환경 바람이 불어오며 ‘SUV는 디젤’이란 공식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자동차 업체는 친환경 바람에 맞춰 전기·수소·하이브리드 SUV를 준비 중이다. 한국에서도 2018년이면 거리를 누비는 다양한 친환경 SUV를 볼 수 있다. 자동차 업체가 친환경 SUV개발을 서두르는 배경엔 높아지는 환경 규제가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선 디젤 배기가스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에선 디젤차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의회에 올라와 있을 정도다. 한발이라도 먼저 전기 SUV를 개발해 시장에 내놔야 하는 상황이다. 재규어가 I페이스, 아우디는 쿠페형 전기 SUV인 Q6,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브랜드 ‘제너레이션 EQ’를 준비 중이다. BMW 브랜드의 전기 SUV도 나올 전망이다. 풀 사이즈 SUV인 X7이 첨병 역할을 할 예정이다. 또한 벤틀리는 벤테이가보다 작은 크기의 전기 SUV를 개발 중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도 다양한 친환경 SUV를 준비 중이다. 2018년 현대차는 코나, 기아차는 니로와 스토닉의 전기차 버전을 출시한다. 현대차는 내년 2월 평창올림픽 개최에 맞춰 수소연료전지 SUV도 공개할 계획이다. 쌍용차도 2019년 티볼리 기반의 전기 SUV를 내놓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친환경 기술은 글로벌 브랜드에 비해 결코 뒤쳐져 있지 않다”며 “조만간 열릴 친환경 SUV 경쟁에서 앞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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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0호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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