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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용 새안 대표] 초소형 전기차 강자 부푼 꿈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역삼륜 모델 위드유 선보여 … 매일 40km 타도 한달 전기료 1만원

▎경기도 양주의 새안 자동차 연구실에서 이정용대표가 차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 : 김현동 기자
‘이정용’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히 들어본 이름이었다. 새안이라는 회사가 6월 27일 역삼륜 전기차 위드유 출시 행사를 진행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위드유는 앞바퀴 두 개, 뒷바퀴 1개 구조의 역삼륜 전기차다. 법적으로 이륜차에 속한다. 최고속도 80㎞, 1회 충전 시 100㎞를 달릴 수 있다. 최근 불고 있는 초소형 전기차 바람을 타고 새안에서 발 빠르게 출시한 모델이다. 새안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 이정용 대표였다.

10년 전 주목받던 전기차 업체 세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의 이름을 검색했다. 아는 사람이 맞았다. 옛 기억이 떠올랐다. 그는 10년 전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던 전기차 업체인 ‘레오모터스’의 설립자다. 당시 레오모터스는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며 성장 중이었다. 2005년 이 대표가 설립했고, 2009년 전기차로 개조한 일반 차량을 공개했다. 레오모터스가 구조변경한 차량은 1회 7시간 충전으로 200㎞를 주행할 수 있었다. 최근 출시된 전기차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능이다. 당시 일반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60㎞에 불과했다. 이 대표가 개발한 전기차용 파워트레인은 12개의 주행 모드가 있다. 자동차로 말하면 12단 기어를 장착한 셈이다.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전기차의 거리를 늘렸다. 이 대표가 자동차 모닝을 사용해 개조한 전기차는 일반 차량과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주행능력이 우수했다. 작업복을 입고 하남 공장에서 열정적으로 전기차의 미래를 이야기하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사업은 번창했다. 전기차 개조 범위도 승용차에서 트럭과 버스로 넓혔다. 국내외 판매망도 차근히 확보해 나갔다. 필리핀 푸에르토프린세사 시당국에 전기 택시 40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했다. 대구시와 25인승 전기버스 3000대를 양산하는 계약도 했다. 공장 부지는 대구 성서공단 5차 산업단지로 잡았다. 50년간 레오모터스가 무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일본 요코하마에는 기존 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하는 시설을 준비했다. 트럭 40대를 우선 개조한 다음 전기트럭을 양산해 일본 시장에 공급하는 계획이었다.

손에 잡힐 것 같이 가까워 보였던 성공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2011년 연말, 그는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8시간 걸린 수술을 6번이나 받아야 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혼수상태에서 회복했고, 1년이 지나자 거동이 가능했다. 2013년 여름, 1년 6개월 만에 퇴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다시 한번 절망했다. 기업이 산산이 흩어져 있었다.

“전기차 개발부터 제조, 공장 설립과 판매 계약을 혼자서 하고 다녔습니다. 1인기업이었죠. 제가 생사를 헤매던 동안 기업을 책임지고 이끌 사람이 없었습니다. 계약은 취소됐고, 투자자들도 손실을 막기 위해 자금을 회수하고 회사를 새로운 경영진에게 맡겼습니다. 퇴원하니 남아있는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 대표는 나이 마흔 일곱 먹은 빈털터리가 됐다. 퇴원 당시 주머니에 1000원 한 장만 있었다. 하지만 그는 좌절을 거부하고 도전을 선택했다. 다시 일어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며 도움을 구했다. 이 대표를 안타깝게 여긴 지인 한 명이 사무실 구석에 자리를 하나 내줬다. 이 대표는 버스비를 아끼고자 매일 한 시간 넘게 사무실로 걸어서 출퇴근하며 재기를 꿈꿨다. 물질적인 자산은 사라졌지만, 그에겐 전기차 관련 기술이 남아 있었다. 이 대표는 레오모터스에서 전기차를 개발하며 특허를 82건이나 출원했었다. 당시 쌓은 원천 기술이 재기의 발판이 됐다. 그는 전기차용 기술을 살리며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준비해 나갔다. 전기차 충전기용 발전기가 한 예다.

“전기차 충전기에 사용하는 소형 발전기가 있습니다. 전력 효율을 높여주고 충전 속도를 높여주는 기기입니다. 시장을 살펴보니 개발이 더딘 분야였습니다. 저희 원천 기술을 이용해 시제품을 만들었고, 성능을 인정 받았습니다. 덕분에 투자금 5억 원을 받았습니다.”

2011년 교통사고로 대수술 받아


▎새안은 6월 27일 전기차 출시행사를 열었다. / 사진 : 새안
2013년 11월 그는 다시 회사를 설립했다. 교통 사고를 당한 지 2년 만이다. 회사 이름은 새안으로 지었다. ‘새로운 안식과 안전을 제안한다’는 의미다. 재도전을 시작한 이 대표는 주요 전기차 부품을 하나 둘 개발해 납품하기 시작했다. 회사를 운영하며 다시 전기차 꿈도 키워갔다. 그는 초소형 전기차에 주목했다. 친환경적이고, 중대형 차량에 비해 제작이 용이하다. 그에겐 충분한 기술도 있었다. 초소형 전기차 위드, 역삼륜 전기차 위드유를 설계했고, 투자도 이끌어 냈다. 2016년 3월, 새안의 제품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대중에게 프로토 타입 전기차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그리고 지난 6월 27일 양산형 모델을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들과 고객도 초대해 시판 제품 사전계약 행사도 열었다.

“위드유는 차체 설계부터 시뮬레이션, 기계적 검토 등 개발에 이르기까지 새안이 자체 능력으로 생산한 역삼륜 전기스쿠터입니다. 전기모터와 콘트롤러를 제외한 모든 부품은 국산 제품으로 구성했습니다.”

이 대표는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위드유 공개회에서 다소 들뜬 모습이었다. 최고의 전기차를 제조하겠다는 목표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어서다. 그는 “위드유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시한 분야는 실용성과 안전성”이라며 “품질면에서 국내에 소개된 어떤 모델보다도 앞서 있다”고 자신했다.

위드유 차체 골조는 강성이 뛰어난 강화 탄소강으로 구성했다. 프레임은 고성능 경주용 차량에 쓰이는 케이지 공법을 적용했다. 3.98kWh의 탈착식 나노리튬폴리머배터리(LiB)를 장착했다. 보통 배터리팩이 3.98kWh인데, 1kWh 충전에 전기값 80원 정도가 든다. 하루 40㎞ 타는 데 300~400원 수준이다. 한 달 전기값이 불과 1만원 수준일 정도로 경제적이다.

그는 성공을 자신했다. 초소형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상황도 유리하다. 최근 입법 준비 중인 법안이 있다. 치킨이나 피자 배달 시 오토바이 사고가 발생하면 점주가 책임을 지도록 법이 바뀌고 있다. 점주들도 안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법안이 통과되면 스쿠터에 비해 안전한 역삼륜 전기차의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그는 “배달 업체 사람들이 취약한 환경에서 일하는데, 비 오고 눈 오는 상황에서도 편하게 운행할 수 있다”며 “음식 배달, 우편 배달, 관공서에서 활용도가 높은 모델”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충전도 지금까지 봐왔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나노리튬폴리머배터리가 적용된 위드유는 트롤리에 꽂아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트롤리는 트렁크에 넣어서 다닐 수 있을 정도여서 휴대하기에도 간편하다. 이 같은 포터블 방식을 적용한 전기차는 위드유가 유일하다. 2018년부터는 증강현실 기능을 추가로 적용한다. 전면 유리 전체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로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HUD는 앞차와의 거리, 주변 지리 정보 등을 더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더 원활한 주행을 가능하게 돕는다. 차량 내부에 기본적으로 와이파이를 장착해 다양한 옵션 기술과 차체가 서로 연동할 수 있게 했다. 커넥티드카로 가기 위한 기본 세팅을 완료한 셈이다.

벌써 단체 구매 주문도 들어왔다. 제주도에서 한 건설사가 800대를 주문했다.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에 입주하는 주민을 위한 사은품이다. 이 대표는 “역삼륜 전기스쿠터 위드유는 올해 안에 2000~3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에서 약 800대 계약이 이뤄진 상태”라고 말했다. 고객 인도는 앞으로 약 3개월 뒤인 10월 초부터 이뤄진다. 위드유는 루프타입과 오픈타입으로 제공되는데, 가격은 트림별 모델에 따라 650만~800만원 수준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을 감안하면 300만 원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음식·우편 배달, 관공서가 타깃

아직 지켜봐야 할 점도 있다. 한국엔 아직 삼륜 전기차에 대한 규정이 없다. 위드유 같은 삼륜 전기차는 2륜 및 기타 탈것으로 분류된다. 지금 정부 인증이 진행 중인데, 이 대표는 개발 초기부터 국내 및 국제 규격에 맞춰 디자인했기에 크게 어려운 점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년에는 순수 사륜 초소형 전기차 ‘위드(WID)’도 출시할 계획이다. 또 하나는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여부다. 위드유는 원래 올해 상반기 출시 목표였다. 하지만 공장 설립을 진행하던 지방자치단체에서 문제가 생겼다. 지금 위드유는 인천에 있는 제조업체를 통해 위탁 생산 중이다. 이 대표는 “지방자치단체 세 곳과 공장 설립 조건을 협상하고 있다”며 “하반기엔 공장 부지를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엔 다양한 초소형 전기차들이 국내에 출시된다. 르노 삼성 트위지가 거리를 누비고 있고, 대창모터스, 캠시스, 쎄미스스코 등 국내 기업들도 제품을 출시한다. 이 대표는 경쟁을 반긴다. 소형 전기차 시장이 성장해야 중소업체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다.

그는 호주에서 자동차를 공부했다. 호주 왕립 멜버른 공대(RMIT)와 호주 뉴 사우스 웨일즈대에서 자동차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유학 당시 전기차가 자동차의 미래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전기차 개발자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시련과 실패를 경험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기차를 향한 두 번째 도전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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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1호 (2017.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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