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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최종만 ㈜전한 대표] 국내 외식업체 첫 직상장에 도전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상장심사 요건 대부분 갖춰... 해외 진출 늘리고 가맹점 사업도 추진

▎외식업체로서는 첫 직상장에 도전하는 최종만 ㈜전한 대표. / 사진:전민규
숯불구이 전문점 ‘강강술래’. 1989년 광주광역시 민속촌에서 처음 문을 연 이곳은 1997년 서울에 진출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광주보다 서울·수도권에서 더 유명한 음식점이다. 서울·수도권에만 7개의 대형 매장이 있고 월평균 30만 명 정도가 찾는다. 강강술래는 지난해 7개 매장에서만 9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여 년간 서울·수도권 숯불구이 전문점의 대명사 역할을 한 강강술래는 2014년 최종만(53) 대표의 취임과 함께 ㈜전한으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인 외식업체로 탈바꿈했다. 전한은 현재 강강술래를 비롯해 스시 전문점인 ‘스시유’와 민속주점 ‘주향천리’, 지역 친환경농산물 직거래장터인 ‘늘봄마트’ 등을 운영 중이다.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베트남 등 공략


▎㈜전한이 4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고양시에서 운영 중인 외식 테마파크. 지난해에만 96만 명이 다녀갔다. / 사진:㈜전한
외식업체로 탈바꿈한 강강술래는 업계 최초로 직상장(일반 공모를 통한 기업공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증권거래소에 직접 상장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최 대표는 “전한의 직상장이 이뤄지면 외식업체로는 첫 사례가 된다”고 말했다. 사실 이웃 일본에서는 적지 않은 외식업체가 직상장 등을 통해 상장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서너 업체가 상장했지만 모두 합병 등을 통한 우회상장이었다. 외식업 특성상 상장에 필요한 수익성·성장성·안정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가맹점(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100조원에 이르지만 아이템 생명주기가 짧아 직상장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전한은 매출 다변화를 통해 직상장 문을 통과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대표는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고 영업이익 또한 증가세여서 사전 상장심사 요건은 모두 갖췄다고 자부한다”며 “안정적인 상장을 위해 수익성 높은 직영점을 확대하고 전략지역과 해외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강술래는 2015년 중국 텐진에 진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오는 9월엔 필리핀의 대표적인 비즈니스·관광지역인 클락에서 문을 연다. 연말께는 호치민 등 베트남에서만 2개 지점을 동시에 오픈할 계획이다.

“텐진점은 강강술래의 대표 메뉴인 소·돼지 양념갈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지인이 좋아하는 메뉴를 대거 추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예컨대 구이 메뉴를 중국인이 좋아하는 안창살·부채살·우삼겹살·차돌박이·우설 등으로 다양화한 겁니다. 여러 종류의 메뉴를 주문하는 중국인의 특성에 맞게 메뉴 종류도 해물류·볶음류·튀김류·전류·탕류·김치류 등으로 늘렸습니다. 이 덕분에 텐진점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강강술래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현지화한 전략이 통한 것이다. 여기에 한류 열풍으로 한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강강술래는 한국을 대표하는 고급 음식점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가고 있다. 중국 최대의 호텔 운영사인 진장호텔그룹에서 자사의 주요 호텔 식당 입점을 요청해왔을 정도다. 진장호텔그룹은 중국 내에서만 640여 개의 호텔을 운영 중이다.

“텐진점 운영을 통해 해외 사업의 노하우를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를 다시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실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국 주요 호텔에 입점한다면 급성장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해외에서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욕심 내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해 매장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아직은 경험이나 조직, 인력이 부족해 섣불리 매장을 늘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한 두 곳씩 매장을 늘려가면서 더 경험을 쌓은 후 본격적으로 해외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올해에만 서울 동대문구(전농점)·송파구(롯데백화점 잠실점)·중구(명동점)·영등포구(여의도점) 등 5곳에서 문을 연다.

직영점만 고집해 오던 강강술래는 가맹점도 추진한다. 최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려면 새롭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이 발전한 일본 사례를 공부하면서 현재 좋은 프랜차이즈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직영점과 가맹점 비율을 1대 1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직영점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단계별 라이선스를 받게 해 일정 수준의 자격을 갖추면 가맹점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직원들에게 ‘나도 사장이 될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할 수 있고, 오랜 훈련을 통해 가맹점을 내는 만큼 실패 확률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식업체 최초로 직상장을 추진하고 있고, 숯불구이 전문점을 본격적인 외식업체로 성장시킨 최 대표는 사실 음식과는 관련이 없는 건설인 출신이다. 대학 졸업 후 동아건설을 거쳐 2005년 중견 건설회사인 호반건설에 입사했다. 그로부터 4년여 만인 2009년에는 호반건설의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건설회사 말단 직원으로 시작해 사장 자리까지 오른 ‘성공한 건설인’이다. 대표 시절엔 지역 기반의 호반건설을 전국구로 성장시켰다. 이 회사의 아파트 브랜드인 ‘베르디움’의 인지도가 껑충 뛰어오른 것도 이 때다. 그런 그가 2014년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강강술래로 자리를 옮겼다. 건설업계 안팎에선 그의 의외의 행보에 적잖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언제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까 싶은 자괴감과 함께 개발사업을 하고 싶어 회사를 그만둔 것”이라며 “당시 강강술래를 맡게 된 건 외식업체로의 탈바꿈을 꿈꾸던 강강술래 설립자의 요청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건설사 말단으로 입사해 사장까지

그래도 건설인이 선뜻 외식업체를 맡기에 두려움은 없었을까. 최 대표는 “주택 사업은 시장 흐름(트렌드)과 고객의 니즈(Needs)를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리테일(소매) 마케팅 사업”이라며 “외식 사업도 결국은 시장 트렌드를 읽고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차별화한 서비스와 제품(메뉴)을 제공하는 사업”이라고 단정했다. 주택 사업과 외식 사업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전공(?)은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중에도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3만9669㎡ 규모의 외식 테마파크(강강술래 늘봄농원점)를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4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전원형 외식공간이다. 국내 최대인 950석 규모의 숫불구이관과 민속주점 주향천리, 커피전문점, 친환경 농산물마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테마파크 곳곳엔 휴식공간과 트레킹코스가 있고 매일 크고 작은 공연도 열린다. 지난해에는 96만 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최 대표는 “테마파크를 건설한 건 외식과 외식업체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라며 “이곳에선 식사만 하는 일반 음식점이 아니라 식사와 함께 삶의 여유를 누릴 수 있고 각종 문화생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식 테마파크는 강강술래를 비롯해 전한의 브랜드를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앞으로 맛집을 더 늘리고 체험공간 등 즐길 거리를 추가해 전무후무한 외식 테마파크로 키워갈 생각이다. 그는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에게도 한국 음식문화를 알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1392호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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