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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노후 준비 5년 만에 끝내기(19) 자산 이전] 전세금·차입금 끼워 아파트 증여하면 세금 줄어 

 

서명수 중앙일보 재산리모델링센터 기획위원
자산 이전시 부채는 양도세, 나머지 증여세 대상... 보험 상품도 수익자 선정 잘 해야

▎사진:ⓒgetty images bank
자산 이전엔 증여와 상속 두 가지가 있다. 발생 시점이 생전이면 증여고 사후면 상속이다. 둘 다 자산이 무상으로 이전되는 것이어서 다른 세금보다 세 부담이 무겁다. 결국 자산 이전의 관건은 세금을 얼마만큼 줄이느냐다.

과거 자산 이전은 자산가들의 고민거리였다. 자칫하다간 힘들게 모은 자산의 절반 가까이가 세금으로 날아가기 때문이다. 재산이 적은 보통 사람은 남의 일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질 전망이다. 최근 수년 간 부동산 시장 활황으로 10억원이 넘는 아파트가 쏟아지고 있다. 10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상속재산으로 남기는 경우 각종 공제를 덜어낸다 해도 세금을 피할 수 없다. 더구나 정부는 현행 50%로 돼 있는 최고 세율을 올리는 등 징세를 강화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상속과 증여, 적용 세율 같아


상속세와 증여세는 적용 세율이 같다. 따라서 상속이나 증여는 시점만 다를 뿐 내야 하는 세금은 같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적용방법에 따라 세금을 부여하는 기준이 달라 세액도 차이가 난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속보다는 최대한 증여를 선택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상속세는 상속되는 자산 전체가 과세 대상이다. 상속은 선택적으로 자산을 이전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와 달리 증여는 증여자와 수증자가 합의를 하면 선택적 자산 이전이 가능하다. 여러 차례 나눠 자산을 증여하게 되면 매번 낮은 세율을 적용받아 한번에 이전하는 상속보다 유리하다. 상속·증여 세율은 누진적이기 때문에 재산가액이 커지면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증여는 10년에 한 차례만 가능하다는 제한이 있지만 10년, 20년 전부터 준비한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보유 자산을 자녀들에게 대물림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증여가 상속보다 유리한 것은 아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박모(65)씨는 은퇴생활자다. 국민연금과 출가한 자녀들이 주는 용돈, 은행예금으로 생활을 한다. 그러나 은행 예금은 거의 바닥이 났고, 자녀들의 용돈 지원도 중단될 예정이어서 사는 집을 팔았다. 집 판 돈 20억원으로 새 집을 구하고 나머지는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어 한다.

원래 박씨는 집을 팔아 생긴 20억원 중 9억원을 자녀 3명에게 골고루 나눠주고, 나머지는 아파트를 사려고 생각했다. 이 경우 자녀 1명당 증여액 3억원에 대해 증여공제 5000만원을 제하고 3720만원의 증여세를 내야 한다. 자녀 3명의 세부담을 모두 합하면 1억116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20억원으로 상가 주택을 사 살다가 상속하면 세금은 거의 없다. 박씨가 사망해 상가주택 상속이 이루어질 때 상속세는 주택공시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주택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이 평균 60~65% 정도임을 감안하면 김씨의 상속재산은 약 12억원 정도가 된다. 보증금 2억원과 배우자공제 5억원, 일괄공제 5억원을 차감하면 상속세 과세표준은 제로에 가깝다.

증여세 절세 방안 중엔 ‘부담부 증여’라는 것이 있다. 증여 대상 재산에 은행대출금이나 임대 보증금을 끼워 넣는 것을 말한다. 증여 재산에 들어 있는 증여자의 채무를 수증자가 인수하는 조건으로 증여할 경우 그 채무는 증여로 보지 않아 그만큼 증여 재산 가액이 줄어든다.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는 모두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세금을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로 나누어내면 과표 분산에 따라 증여 재산 전체에 대해 증여세를 내는 단순 증여보다 세율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세 부담이 낮아진다. 양도소득세는 소득세율의 기본세율인 6~40%가, 증여세율은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10~50% 가 각각 적용된다.

‘부담부 증여’로 절세 효과

만약 수증자에게 소득이 있다면 전세보증금 외에 증여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회사 대출을 받아 채무금액을 늘린 상태에서 증여하고, 차입금으로 조달한 현금을 추가로 증여하면 절세 효과를 더 크게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2억원에 취득해 보증금 2억원에 전세를 주고 있는 아파트를 2년 후 아들에게 증여할 경우 일반 증여와 부담부 증여를 비교해 보자. 이때 시가는 5억원이고, 양도소득세 계산시 기타 필요경비는 없는 것으로 가정한다. 채무에 해당하는 금액은 유상으로 자산을 이전하는 것으로 간주돼 양도소득세가 적용된다. 일반증여는 수증자인 자녀가 증여세로 744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부담부 증여하면 수증자인 자녀가 증여세로 3720만원을 납부하고, 아버지가 양도소득세로 2623만 원을 납부하게 된다. 부담부 증여 재산에 대한 세액은 총 6343만원으로, 일반 증여보다 약 1000만원의 세금을 줄일 수 있다.

물론 부담부 증여가 늘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양도차익이 많아 중과세가 적용되는 경우라면 부담부 증여가 불리할 수 있다. 또 증여 재산에서 공제받은 채무는 세무당국의 사후관리 대상이다. 부담부 증여로 세금을 적게 낸 후 수증자가 인수했던 채무를 증여자가 대신 상환해주다가 세금을 추징당하는 사례가 자주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부모가 보험에 가입한 후 자녀를 위해 보험료를 대신 납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도 상속·증여세를 조심해야 한다. 보험료 대납 사실이 확인되면 보험수익자인 자녀가 실제 보험금을 타는 날을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된다. 부모가 가입한 보험이 종신보험이면 사망보험금이 상속세 부과 대상이 된다. 저축 보험의 경우엔 만기보험금에 증여세가 매겨진다. 세금이란 수익자 부담이 원칙이기 때문에 보험 가입시 계약자·피보험자·수익자를 잘 가려 엉뚱한 세금을 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스기사] 쓰임새 많은 은행신탁 - 유언 대신하는 자산 이전 해결사

최근 상속·증여 문제의 대안으로 ‘신탁’을 활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신탁은 재산 보호라는 본래의 취지 외에 재산의 관리와 증식, 재산 승계, 절세 효과 등 활용도가 높다. 또한 생전에 재산을 자손들에게 이전하면서 자손들이 함부로 재산을 처분하거나 유용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이미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선 상속과 관련해 유언장 대신 신탁을 널리 이용하고 있다. 유명한 것이 세계적인 가수 휘트니 휴스턴의 ‘유언신탁’이다. 그는 딸을 낳기 한 달 전 은행과 ‘자녀가 재산관리 능력이 있을 때까지 신탁으로 유산을 관리하다가 재산을 물려주라’는 유언신탁 계약을 했다. 이에 따라 갑작스런 그녀의 죽음에도 상속 절차는 계약된 신탁 절차에 따라 이뤄질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유언이 아닌 신탁계약 형태로 금전·유가증권·부동산을 은행에 맡겨놓고 신탁재산의 수익자를 지정해 상속 플랜을 달성할 수 있는 ‘유언대용신탁’ ‘수익자연속신탁’ 등의 상품이 나와 있다. 그중 유언대용신탁은 유언을 대신하는 신탁계약으로, 노후를 대비한 효율적인 재산관리는 물론 본인 사망시 유족들에게 재산상속이 가능하게 다양한 옵션을 만들 수 있다. 특히 고객이 빚이 있는 경우 채권자로부터 재산을 보호할 수 있어 자산 이전이 안전하게 이뤄진다. ‘가족배려신탁’은 본인이 사망했을 때 남은 가족들이 부담 없이 장례를 치르고 세금·채무 상환, 유산 정리 등 사후에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게 해준다. 은행에 금전 재산을 위탁하고 가족이나 믿을 만한 사람을 귀속권리자(사후 맡긴 돈을 찾아갈 사람)로 미리 지정하면 본인이 사망했을 때 별도의 협의 없이 신속하게 귀속권리자에게 신탁된 금전재산이 지급된다.

※ 필자는 중앙일보 재산리모델링센터 기획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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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5호 (201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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