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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너구리 35년 인기 비결은… 

 

남승률 기자 nam.seungryul@joongang.co.kr
여의도 면적 3배 규모 청정해역 완도산 다시마 사용 … 누적 판매 52억개 돌파

▎농심은 협력업체를 통해 완도 금일도 다시마 경매에 참여해 최상의 다시마를 구매한다./ 사진. 농심 제공
‘쫄깃쫄깃~ 오동통통~ 농심 너구리’. 귀에 익은 CM송과 귀여운 캐릭터로 유명한 농심 ‘너구리’가 올해 출시 35주년을 맞았다. 1982년 국내 첫 우동라면으로 시장에 나온 너구리는 특유의 해물맛으로 라면시장을 이끌고 있는 농심의 최장수 브랜드다. 변함없는 너구리의 인기 비결은 오동통한 면발과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맛이 꼽힌다. 농심은 특히 국물맛을 완성하는 완도산 ‘다시마’를 너구리 인기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농심 너구리는 출시 당시 기존 라면과 차별화된 우동국물과 오동통한 면발로 큰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 라면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너구리 누적 매출은 1조8000억원이며, 누적 판매량은 52억개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국민이 너구리를 100개 이상 먹은 셈이다.

너구리가 라면시장에서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우동과 얼큰한 국물의 조화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얼큰한 해물우동 국물과 두꺼운 면발이 더해져 일반 라면과 차별화를 이뤘다. 특히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통째로 잘라 넣어 해물우동의 깊은맛과 감칠맛을 배가시켰는데, 농심에서는 이 다시마가 너구리 개발의 ‘신의 한 수’로 불린다.

농심 연구팀은 좀 더 깊고 진한 해물맛을 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던 중, 실제 가정에서 국요리를 할 때 다시마를 활용해 육수를 낸다는 점에 착안, 곧바로 전국 다시마 산지로 향했다. 농심은 국내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고 품질이 좋은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최종 선택했고, 별도 가공 없이 천연 다시마를 그대로 넣어 해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너구리 레시피를 완성했다.

농심의 완도산 다시마 사용도 35년 너구리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깊은 해물맛을 내기 위해 넣은 다시마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라면의 한 요소가 아닌 제품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잡았다. 농심은 국내 최대 산지인 전남 완도군 금일도(금일읍) 일대에서 다시마를 전량 구매한다. 금일도 도장리 한병철 어촌계장은 “한국 대표 청정수역인 완도는 전국 다시마 생산의 70%를 담당하는데, 특히 이곳 금일도 다시마는 완도에서도 제일의 품질을 자랑한다”며 “너구리 맛이 좋은 이유도 원재료가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매년 평균 400t의 금일도 건(乾)다시마를 구매하고 있다. 35년 누적 구매량으로 계산하면 1만4000t에 달한다. 농심이 한 해 구매하는 400t의 다시마는 국내 식품업계 최대 규모로, 이 지역의 연간 건다시마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너구리 한 봉지에는 다시마 1개가 들어있다. 이 다시마 조각을 너구리 누적 판매량만큼 바닥에 펼친다고 가정하면 8.6㎢ 정도의 넓이가 나온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다시마를 일렬로 정렬했을 때 길이가 지구 둘레의 6배 이상에 이른다.

농심의 완도 다시마 사랑은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상생경영의 사례로도 꼽힌다. 완도 금일읍에서 다시마 양식을 하는 어가(漁家)는 대략 450곳. 양식 어민들은 매년 5월 말에서 7월 초까지 다시마를 채취해 경매장에 내놓는다. 농심은 협력업체를 통해 경매에 참여, 다시마 품질과 가격을 확인하고 최상의 다시마를 구매한다.

1403호 (201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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