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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원팔연 횡성한우축제추진위원장 | 일관된 관심이 1등 축제 만든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1995년부터 꾸준한 투자로 농가소득 증가...먹거리 축제는 신뢰 확보 필수

▎사진:김현동 기자
‘2등 없는 1등’. 한우로 유명하다 싶은 지자체들이 강원도 횡성한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특히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횡성한우축제 규모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5만㎡(약 1만5000평) 규모의 행사장에서 섬강을 따라 늘어선 행사부스 길이만 1.5km다. 한우·농특산물 판매코너 외에도 한우주제관, 한우놀이터, 발골퍼포먼스존 등 한우를 테마로 한 콘텐트가 빼곡히 들어섰다. 먹거리·볼거리·즐길거리 삼박자를 두루 갖춘 축제 현장을 찾는 사람들은 해마다 늘어난다. 횡성한우축제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10월 23일 폐막한 올해 축제를 찾은 방문객 수가 1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한다. 원팔연 횡성한우축제추진위원장은 “90만명이 든 지난 축제에서 한우와 농·임산물을 판매한 금액은 40억원을 기록했다”며 “지역 경제유발 효과는 780억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횡성군에는 사람(4만6500만명)보다 소(5만2000두)가 흔하다. 그러나 소로 1등한 배경은 단순한 수적 우세만은 아니다. 축제는 13년째지만 횡성군이 한우를 테마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선 시기는 그보다 10여년 앞선 1995년이다. 민선 지방 자치단체장 시대와 동시에 횡성군은 한우 명품화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축협 횡성한우와 관련한 상표를 출원한 것도 그때부터다. 이듬해 전국 최초로 한우 거세사업을 지원한 것도 횡성군이다. 이후 20년 간 한우농가를 지원하는 한편 육가공 공장 지원(2000년), 횡성한우 품질인증센터 개소(2010년), 횡성한우형 종모우(씨수소) 등록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자연스레 횡성한우의 가치도 높아졌다. 원팔연 위원장은 “정권이 바뀌어도 한우 명품화사업만큼은 처음 계획대로 일관되게 투자·지원했다”며 “그 결과 축산농가의 소득이 증가했고, 농가는 이를 다시 품질을 높이는 데 투자해 선순환 구조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횡성군청 부군수를 지낸 그는 “지역 특산물은 산업이지, 정치 수단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횡성군은 자체적으로 한우 품질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횡성한우 보호, 육성에 관한 기본조례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소의 성·등급별로 품질인증을 받는다. 인증받은 제품은 ‘횡성군수 인증’ 스티커를 붙이고 전국에 유통된다. 또 소고기 이력제를 실시해 소의 출생부터 도축·가공·유통 과정까지의 정보를 기록·관리, 소비자가 안심하고 소고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원 위원장은 “한우는 축제 테마이기 전에 중요한 먹거리”라며 “과거보다 안전한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축제 기간 동안 현장은 뜨겁지만 그 외 지역은 오히려 소외된다는 지적이 일자 지난해부터는 지역민과의 협력 방안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원 위원장은 “축제 기간 동안 전통시장이 있는 원도심에서도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고,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했다”며 “지난해까지 행사장에서만 실시했던 스탬프 투어는 이제 지역 전체를 아우를 수 있도록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횡성문화재단이 축제 운영에 합류해 앞으로 각종 문화공연과 본격 연계할 방침이다. 원 위원장은 “성공적인 지역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특색있는 테마를 정하는 것만큼이나 꾸준한 관심과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당장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일관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406호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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