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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 기자의 ‘라이징 스타트업’(13) 집닥] 블랙마켓 같던 인테리어시장 뒤엎다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고객과 업체의 갈등 조정·해결로 투명성 높여...누적 견적신청 4만3000여건에 달해

▎ 지난 10월 10일 서울 삼성동의 집닥 본사에서 만난 박성민 대표가 집닥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원동현 객원기자
세상 무서울 것 하나 없는 부산 남자였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 경력을 시작한 것은 아버지가 운영했던 인테리어 회사였다. 7년 동안 일하면서 부산 인테리어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독립을 결심했다. 20대에 처음 창업에 도전했다. 경험을 살려 인테리어 역경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우스아이’를 창업했다. 3년 동안 꾸준하게 성과를 냈다. ‘이제 건설 관련 비즈니스를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다. ‘남자라면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생각에 ‘건설 시행사’를 차렸다. 돈 단위가 금방 달라졌다. 부산에서 잘나가던 시행사를 운영하는 30대 대표로 주목받았다. 거칠 것 없이 달렸던 부산 사나이에게 백억원대 ‘부도’라는 브레이크가 걸렸다. 2000년대 말 부산 해운대 부근에 실버타운을 건설하려는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땅값만 300억원에 이르던 거대 프로젝트였다. 한순간에 신용불량자로 추락했다. 그때 주저앉았다면 또 다른 성공 스토리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요즘 인테리어 업계의 혁신 아이콘으로 주목받는 집닥(zipdoc)의 박성민(43) 대표 얘기다.

2009년 서울에 올라온 후 스마트폰 세상에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 서비스에 잇따라 도전했다. 소셜커머스, 모바일 순번대기 시스템, 맛집 딜리버리 등이다. 박 대표는 “아이폰 출시 뉴스를 보고 사람들이 컴퓨터를 손안에 가지고 다니는 시대라고 생각했다”면서 “이에 맞는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도전했지만, 조금 성급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런 도전을 하면서 그의 마음에는 여전히 ‘인테리어’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2014년 3월 맛집 딜리버리인 아빠컴퍼니를 창업했고, 1년여 동안 큰 무리없이 운영했다”면서 “그때 인테리어 사업을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도전하지 않으면 영영 못할 것 같았다”며 2015년 7월 집닥을 창업한 이유를 말했다.

인테리어시장 규모 24조원

인테리어 분야는 자신이 있었다. 대다수 사람은 결혼이나 이사 등의 이유로 평생에 한 두 번은 인테리어 업체를 이용하게 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박 대표는 “실내 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24조원을 넘는다”면서 “이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시장은 소비자가 아닌 업체 중심으로 운영된다. 인테리어 가격이나 자재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가 알기는 어렵다. 인테리어 업체의 실력을 시공 전에는 확인하기도 어렵다. 대다수 고객은 인테리어 업계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업체와 계약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가 “인테리어시장은 지금까지 블랙마켓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이런 시장의 불합리한 점을 해결할 자신이 있었다.그는 “창업을 하기 전에 SK플래닛에서 운영하는 T 아카데미에 운 좋게 뽑혔고, 이곳에서 집닥 서비스를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집을 고쳐주는 닥터’라는 뜻을 가진 집닥은 쉽게 말해 인테리어 업체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플랫폼이다. 집닥에 이름을 올린 업체를 고객이 선택하고, 이후 고객과 업체가 만나서 직접 계약한다. 언뜻 보면 집닥은 여느 인테리어 서비스와 비슷하게 보인다. 박 대표는 “경쟁 서비스가 100여개나 된다”고 말할 정도다.

집닥이 업계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집닥이 인테리어 시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객의 불만이나 시공 후 발생하는 하자를 직접 해결해준다는 점이다. 집닥은 인테리어 시공 후 발생하는 하자에 대해서는 3년 동안 무상으로 애프터서비스해준다. 시공 중에는 집닥맨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시공 과정을 체크한다. 시공 중 발생하는 업체와 소비자의 의견 차이도 집닥이 중재해준다. 인테리어 업체가 시공 비용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에스크로(escrow, 거래대금의 입출금을 제3의 회사에 맡기는 제도)를 도입했다. 박 대표는 “그 외에도 표준계약서를 만들고, 공사 전후의 사진 촬영도 집닥이 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집닥이 업체와 소비자의 갈등을 대신 해결해주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인테리어 시공의 경우 업체나 소비자 사이에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하지 않나”라는 기자의 지적에 “집닥이 무조건 해결해준다”고 박 대표는 단언했다. 만일 시공 업체가 시공 후 불거진 문제에 대해 ‘우리 잘못이 아니다’라고 애프터서비스를 거부할 경우 집닥이 나서서 해결한다. 이런 경우 인테리어 업체는 집닥 플랫폼에서 퇴출된다. 박 대표는 “우리는 업체 관리를 상당히 엄격하게 한다. 9월에도 70여개 업체가 퇴출됐다”고 설명했다. “업체의 잘못이 아닌데도 소비자가 계속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지 않나”라는 질문에 “어떻게든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집닥이 해결해준다”며 웃었다. “집닥이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고객 만족을 위해서는 우리가 감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법적인 분쟁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변호사도 고용했다. 그는 “변호사까지 고용한 인테리어 플랫폼은 없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처음 나온 시도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지금까지 집닥을 통한 견적 신청 건수는 9월 말 현재 4만3000여건이 넘는다. 9월에 들어온 인테리어 견적의뢰만 5000여건. 9월 말을 기점으로 월간 공사 규모는 70억원에 가깝다. 집닥이 예상하는 올해 거래 누적액은 400억원 정도다. 박 대표는 “내가 목표로 하고 있는 월 거래액은 200억원”이라고 말했다.

3년 무상 애프터서비스 조건으로 호평

집닥의 비즈니스 모델은 계약 체결 수수료와 인테리어 업체가 유료 콘텐트 이용료라는 이름으로 내는 회비다. 9월 말 기준으로 매달 회비를 내는 파트너스 업체는 400여곳에 이른다. 올해까지 파트너스를 1000여곳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얼마 전에는 인테리어 자재를 살 수 있는 집닥몰이라는 쇼핑몰을 열었다. 그러나 수익을 올릴 목적은 아니었다. 지마켓이나 옥션 같은 오픈마켓과 비교해도 가격이 저렴할 정도다. 박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을 어느 곳보다 싼 가격으로 내놓는 게 집닥몰의 목표”라며 “월 100억원 거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0년 상장 목표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것은 이런 성장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집닥은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도 주목하는 스타트업이다. 알토스벤처스·카카오인베스트먼트·캡스톤파트너스·KDB산업은행에서 지금까지 64억원을 집닥에 투자했다. 박 대표는 “알토스벤처스 같은 경우는 미팅 후 4일 만에 투자를 결정할 정도로 평판이 괜찮다”고 자랑했다. 지난 6월에는 대한민국 창업리그 전국지역예선 서울권에서 집닥이 대상을 수상하면서 다시 한번 이름을 알렸다. 그는 “이 대회 때문에 KBS에서 우리를 촬영하고 있다”며 웃었다.

현재 집닥 임직원은 65명에 이른다. 박 대표는 “사람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계속 충원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인재상은 ‘착한 사람’이다”며 웃었다. “스타트업에서는 능력이 더 중요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능력은 집닥에서 배울 수 있지만, 사람과 조직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은 스스로 갖춰야 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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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호 (20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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