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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형 POS 단말기 강소기업 ‘바이텔’의 경쟁력] 기술 중심 경영으로 세계를 사로잡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국내 생산 원칙 고수하며 40여개국에 진출...일본 도쿄올림픽 앞두고 교체 단말기로 선정

▎사진 : 바이텔
‘현금 없는 사회’로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아직 가장 대중적인 방식은 신용카드 결제다. 카드 결제를 위해서는 휴대형 무선결제(EFT POS) 단말기가 필수다. 수퍼마켓이나 편의점·대형마트는 물론 유통 업계 전반에서 흔히 사용한다. 휴대형 포스(POS·판매시점관리)하드웨어 시장은 프랑스와 미국 업체가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의 각축전이 벌어진 가운데 선전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 있다. 휴대형 POS 단말기를 전문으로 제조하는 ‘바이텔’이다. 1992년 설립해 경기도 성남에 공장을 둔 이 회사는 일본을 비롯해 중동·아프리카·남미 등 4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공장에 최첨단 안테나 성능 테스트룸 구비


▎사진 : 바이텔
결제 정보를 다루는 POS 단말기는 보안과 안정성이 핵심이다. 자동화 기기의 특성상 시스템의 기술 개발 속도 역시 빠르다. 수출 상품의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축하고, 각국의 시장 상황에 맞춰 인증을 획득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바이텔은 세계 40여개국의 인증을 통과한 한편 각 나라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고객 맞춤형’ 제품을 선보인다. 부품과 기술·디자인은 물론 생산라인까지 모두 독자적으로 갖췄다.

모든 제품은 국내 생산을 원칙으로 한다. 정석규 바이텔 대표는 “주문자상표부착상품(OEM)이나 제조업자설계생산(ODM) 방식으로 생산량을 높일 수는 있지만 품질력을 위해 국내 자체 생산을 고집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미국 반도체기업 AMD와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미국 전자제품 유통 업체 ‘라디오샤크’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회사 창업과 동시에 제품의 휴대성에 초점을 둔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했다. R&D센터에서 근무하는 90명 가운데 78명이 엔지니어 인력이다. 업계에선 드물게 최첨단 안테나 성능 테스트룸(실드룸)을 갖춘 자체 공장을 둔 것도 정 대표의 기술 중심 경영의 일환이다. 중소기업임에도 해외에서 기술력을 먼저 인정받아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에서는 점유율 1, 2위를 다툰다. 이 회사의 제품을 쓰지 않는 가맹점을 찾기 힘들 정도다. 각 나라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해 맞춤형 단말기 라인업을 구축한 결과다.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 시장 입성에도 성공했다. 지문인식기능이 부착된 무선 PDA 단말기를 미국 경찰청에 공급한 것이다. 정 대표는 “전 제품에 해외 데이터 전송 암호화와 해킹방지기술 인증인 ‘PCI PTS’를 획득해 안전성을 높인 결과”라고 말했다. 국제기술표준인 접촉·비접촉 EMV 인증 획득으로 보안성 역시 인정받았다.

미 경찰청에 지문인식기능 단말기 공급


▎정석규 바이텔 대표
일본에서는 외국 회사로는 유일한 신용카드 단말기 공급 업체로 등록돼 있다. 지난 4년째 시장점유율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일본 기업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NEC·샤프·도시바·파나소닉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일본 유무선 카드 단말기 시장은 한국 제품은 물론 외국 단말기 제품에 대해 배타적인 것으로 악명이 높다.

바이텔은 중소 규모의 결제 센터를 통해 기술적 난제가 많은 택시용 무선 단말기 분야를 먼저 공략했다. 도쿄를 포함한 여러 도시의 택시에 대량으로 제품을 설치·운용해 바이텔의 보안 기술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그 결과 해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직불카드협회와 은행연합의 인증을 획득해 까다로운 일본 시장의 빗장을 열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최근 이뤄진 단말기 교체 사업자 선정에서는 일본 기업과 경쟁을 펼쳐 바이텔 제품이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현재 비자·마스터를 비롯한 카드사의 브랜드 테스트를 통과해 첫 주문을 받은 상태로, 도쿄올림픽 특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 대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신제품 출시하는 한편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포스 단말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강소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1410호 (201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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