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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앤비 김승석 대표의 부동산 투자전략] “다주택자 지금 집 팔 이유 없어”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청약시장은 실수요 시장으로 재편...수익형 부동산 보유자는 금리 인상 대비

▎경기도 안양시 안양동 옛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부지에 들어설 안양 센트럴 헤센 주상복합 단지.
과열 국면이던 부동산시장이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8·2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고 청약시장이 위축되는 등 대책의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에만 1만4746건에 달했던 아파트 거래량이 9월 들어 8336건으로 44%나 감소했다. 10월에는 3817건으로 줄었고, 11월은 10일 현재 1482건에 그쳤다. 8·2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가 된 27개 지역의 분양권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27개 투기과열지구의 9월 분양권 전매량(1만5474건)은 전달 1만7617건보다 13% 가까이 감소했다. 지표상으로는 8·2 대책의 약발이 확실히 나타나는 분위기다. 여기에 연말이나 내년 초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입주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주택시장의 수요 줄지 않아”


▎사진:지미연 객원기자
그럼에도 집값이 내릴 것으로 보는 부동산 전문가는 많지 않다. ㈜에스앤비(SnB) 김승석(47·사진) 대표이사도 마찬가지다. 그는 “부동산시장은 당분간 주춤하겠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집값이 크게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스앤비는 2007년 문을 연 이후 시행(부동산개발사업)과 분양마케팅(분양대행), 주택·상업용부동산 컨설팅을 하는 부동산종합회사다. 에스앤비는 분양마케팅으로만 지난해 1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현대산업개발에서 개발·마케팅을 했던 부동산 전문가다. 11월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에스앤비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8·2 대책 이후 100여일 만에 청약시장은 확실히 실수요시장으로 재편됐다”고 말했다. 종전에는 투자수요와 실수요가 50대 50이었다면 지금은 20대 80 정도라는 것이다.

“11월 2일 청약 1순위 접수를 받은 서울 중랑구 면목동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 아파트의 경우 견본주택을 찾은 고객의 80% 정도가 지역 실수요자였습니다. 올해 상반기 같으면 투자수요가 실수요보다 더 많았을 텐데, 8·2 대책 이후 확실히 투자수요가 많이 준 것 같아요. 이 아파트는 청약 경쟁률이 최고 13.5대 1, 평균 4.5대 1이었는데 중랑구가 8·2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각종 청약 규제가 적용된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치입니다. 그동안 이 지역에 새 아파트 공급이 뜸해 대기 수요가 많았던 것 같아요. 청약자 대부분도 지역 실수요라고 봐야 합니다.”

청약시장에선 확실히 투자수요가 줄었지만 그렇다고 주택시장에 수요가 줄었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반포나 강남의 경우 집값이 10년, 20년 전에 비해 10배, 20배 이상 뛰었다”며 “이 같은 자산가치 상승을 직접 체험하거나 지켜본 사람이 많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강남권을 비롯해 서울은 여전히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 정책으로는 집값 상승세를 잡기 힘들다고 말한다.

실제 전반적으로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강남권을 비롯해 서울 집값은 여전히 오름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2 대책 이후 100일 간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아파트 값은 1.91%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값도 평균 1.55% 올랐다. 규제가 강화된 재개발·재건축아파트 값도 1.2% 올랐다. 김 대표는 “각종 규제로 당장은 (집값 상승을) 억제할 수 있지만 그러면 또 언젠가는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며 “집값이 오르는 건 수급 불균형 때문인데 서울이나 수도권·지방 일부 지역은 여전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린다”고 말했다.

수요가 있는 곳에는 정작 공급이 없기 때문에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 4월(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 시행) 이전에 매물이 늘면서 집값이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양도세 중과세가 시행되더라도 정부 바람대로 매물이 확 늘거나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내년 초에도 매물이 크게 늘지 않을 것 같아요. (다주택자 중에) 급한 사람도 없고 사실 팔 이유도 없어요. 전세시장이 월세시장으로 변화하면서 집을 갖고도 현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팔 이유가 없는 거죠. 특히 다주택자 중엔 50~60대가 많은 데, 이들이 은퇴하면 당장 현금 부족에 시달릴 텐데 갖고 있는 주택을 월세로 놓으면 손쉽게 해결할 수 있어요. 양도세 중과세도 큰 의미가 없어요. 양도세라는 게 결국 집을 팔아서 차익이 생겼을 때 내는 세금인데, 집을 안 팔면 그만인 거죠.”

그래서 정부는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 카드를 고민 중이다. 김 대표는 “설령 보유세가 오른다고 해도 지금의 보유세율이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낮은 편인 데다 월세를 받아 (보유세 인상분을) 메울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크고 작은 시장 규제책이 계속 나오면 가랑비에 옷 젖 듯 시장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유세 인상 충격 크지 않을 것”

김 대표는 현재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옛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부지를 주상복합 단지(안양 센트럴 헤센)로 개발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4층 지상 최고 25층 3개 동 규모로 아파트 188가구와 오피스텔 437실, 상업시설로 구성돼 있다. 아파트는 전용면적 59㎡형 단일 주택형이고,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27~47㎡다. 서울·수도권 지하철 1호선 안양역·명학역이 가깝고, 2024년 개통 예정인 월곶~판교 복선전철 안양역(가칭)도 가깝다. 김 대표는 “11월 말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설 예정”이라며 “이 지역은 그동안 공급이 뜸했던 데다 주변 시세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춰 지역 실수요는 물론 투자자에게도 관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에스앤비는 시행이나 분양마케팅 외에도 주택·상업용부동산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다. 서울 잠실에 우뚝 서 있는 롯데월드타워 지상 42층부터 71층에 들어서는 ‘시그니엘 레지던스’도 에스앤비의 작품이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전용면적 133~829㎡ 총 223실로 분양가는 3.3㎡(1평)당 평균 7500만원 선이다. 1실당 총 분양가가 45억~370억원 정도다. 그만큼 최고급 인터리어와 마감재 등으로 꾸몄다. 에스앤비는 그러나 이에 머물지 않고 국내 최초로 주거시설이면서도 6성급의 호텔식 서비스를 기획했다. 김 대표는 “유명 인사가 인테리어나 디자인을 하고, 마감재나 각종 전자제품을 최고급으로 설치한다고 명품 주거시설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명품 주거시설을 만들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고민한 결과가 6성급 호텔식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1410호 (201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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